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 더 이상 괜찮은 척 하지 않겠다. 심리학으로 배우는 자존감을 위한 21가지 연습
데이비드 시버리 지음, 김정한 옮김 / 홍익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기 위해 먼저 할 일,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광란에 가까운 이기주의(174)가 범람하는 요즘, 나는 뻔뻔한 사람들 때문에 지쳐가고 있었는데, 역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나도 뻔뻔해지는 것이 답이었을까?" 이 책을 읽기 전에 제가 했던 생각입니다. 모든 책이 그러하겠지만,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뻔뻔함"이란 무엇인가를 알아야겠지요? 이 책이 말하는 뻔뻔함은 한마디로 "자기 존중"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 존중"은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살기"입니다. "그러나 주위의 부정적인 사람 때문에 내가 온전한 자기를 잃어버린다면, 나는 물론이고 타인의 세계까지 완전히 상실하게 되는 셈이다. 자기 존중의 세계로 나아가는 일은 무엇보다 먼저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뻔뻔하게 무장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120).


뻔뻔하기 살기 훈련은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하는 훈련인 셈입니다. 뻔뻔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면, '나만'을 위해 멋대로 살라거나, 남은 짓밟아버려도 좋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데,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나만을 위해 남을 짓밟은 것은 결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난폭한 태도는 이웃이나 친구뿐 아니라, 결국 나 자신까지도 잃어버리게 되는 함정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자기를 희생하는 삶을 살라는 메시지도 아닙니다. 이 책이 더 분명히 경고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이기주의가 자신 존중이 아니듯이, 본의의 자발적인 의사와 상관없는 자기희생 역시 자기 존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기 존중과 자기희생은 분명히 다르다. 거절을 못해 자기희생을 일삼다가는 자기 인생은 물론 본인이 그토록 원만하게 지키려고 했던 인간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역설을 기억하라"(48).  



저자는 "자존감은 나로부터 시작되어 타인에게 전파되고 흡수되는 따뜻한 자기애에서 비롯된다"(175)고 말합니다. 이 문장의 포인트,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포인트는 '나로부터'에 있는 듯합니다. 예수님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려면 먼저 내 몸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진정한 자존감이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자신을 배려할 줄 알기에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기에 타인도 사랑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14-15).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어쩌면 현대인은 '광란에 가까운 이기주의'와 '콤플렉스에 가까운 착한 아이' 사이에 끼어 고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둘 사이에서 진정한 자기 사랑법을 가르쳐줌으로 인간관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책입니다. 단, 광란에 가까운 이기주의자보다는 콤플레스에 가까운 착한 아이 성향의 사람들에게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책입니다. 어차피 광란에 가까운 이기주의자들은 이 책에 관심을 갖지 않을 듯하고, 콤플렉스에 가까운 착한 아이 성향의 사람들이 이 책(제목)을 더 반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피소드 형식이라 훨씬 더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다만,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하기 위한 '나다움'이 다소 모호해지면 "스스로를 사랑하기에 타인도 사랑도 사랑할 줄 아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족 같은 우려가 찜찜하게 남아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남의 눈, 남의 말, 남의 생각에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충분한 위로와 변화를 위한 행동을 확실히 촉구한다는 의미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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