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동주 DIARY (Future Me 5 years)
윤동주 100년 포럼 지음 / starlogo(스타로고)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207/pimg_7685591861582048.jpg)
윤동주 시인이 애독한 시와 함께 5년을 _ 윤동주 다이어리(DIARY)
2017년 새해, 어떤 다이어리를 장만하셨나요? 올해 만난 다이어리 중 보자마자 가장 탐을 냈던 다이어리가 바로 <윤동주 다이어리>였습니다. <윤동주 다이어리>는 "윤동주 시인 탄생 100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다이어리입니다. 다이어리 자체는 그리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애독했던 시인들의 시(폴 발레리, 샤를 보들레르, 프랑시스 잠, 장 콕도,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정지용, 김영랑, 이상, 백석 등)와 윤동주 시인의 시, 수필, 그리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남긴 말" 등을 짧게 정리하여 수록했습니다. 그리고 한 권의 다이어리를 5년으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페이지 사이 사이에 들어 있는 이러한 시와 글를 제외하면 다이어리는 심플 그 자체입니다. 년도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년도를 써넣어가며 5년을 사용하도록 기획되었지만, 애초의 기획대로 한 페이지를 5년으로 나누어 사용하려면 조심스럽게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럼에도 <윤동주 다이어리>를 탐을 냈던 것은, 윤동주 시인이 애독했던 시들을 함께 읽으며 하루 하루를 채워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도 좋지만, 윤동주 시인이 곁에 두고 심취해서 읽은 시들이라고 하니 그가 애독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다이어리에 수록된 시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 시를 읽었을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혼자 짐직해보노라면, 마치 윤동주 시인의 체취가 묻어 있는 노트를 직접 대면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영화 <동주>를 통해 만났던 윤동주 시인의 잔상에 오래도록 사로잡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다이어리가 그토록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도 그런 펜심의 연장일 것입니다. 2017년은 윤동주 시인과 교감하는 마음으로 그가 애독했던 시 하나 하나를 소리내어 읽어보려 합니다. 1월 말, 강원도 횡성에 들어가 밤새워 내리는 눈을 보며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는데 이 다이어리 덕분에 그 밤이 더 특별했습니다. 윤동주 시안에 대한 애정도 애정이지만, 역사를 기억하고, 훌륭한 문화 유산을 이어가자는 마음에서 더 추천하고 싶은 다이어리입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_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207/pimg_768559186158204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