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라이프 - 당신의 삶을 바꾸는 인생 지침서
조창완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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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라이프란 무엇인가?



성경에 보면, 열두 정탐꾼 이야기가 나옵니다. 가나안 땅 정복을 눈 앞에 두고 불안해진 백성들은 그 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기 위해 열두 정탐꾼을 보냅니다. 그런데 열두 정탐꾼이 쏟아낸 보고는 지독히 절망적이었습니다. 낙담하다 못해 마음이 녹아내린 백성들은 싸워보기도 전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계획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과 예측도 불안과 절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노마드 라이프>는 열두 정탐꾼의 보고서와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이 쏟아내는 전망과 예측도 절망으로 가득합니다. 저자는 "2020년을 앞둔 한국을 배회하는 말들은 절망의 언어"(26)라고 선언하며, 확인사살을 하듯 막연했던 불안감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확인시켜 줍니다. 


그러나 <노마드 라이프>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갑니다. 절망 앞에 주저앉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것을 딛고 일어서야 할 지 대안을 제시하고, 길을 안내하며, 전략을 세워줍니다. "더 이상 안전한 곳은 없다"고 잘라 말하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대안은 "노마드 라이프(Nomad Life)"입니다.









더 이상 안전한 곳은 없다



노마드 라이프가 무엇인지, 왜 노마드 라이프가 대안인지를 말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우리에게 닥쳐오는 위기의 실체입니다. 저자는 세계 경제가 쇠퇴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함께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두 가지 경종을 울립니다. 첫째는, 공무원의 직업 안정성이 깨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둘째는, 한국의 대기업이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지에 대한 보고입니다. 특히나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참패한 롯데 등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이 생명력을 다해간다는 보고는 지금까지 들었던 그 어떤 예측과 전망보다 더 큰 위기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입사에 인생 전부를 걸고 있는 대한민국 젊은이일수록 충격은 더 클 것입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공무원이나 대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위해 도전을 잃어버렸다. 앞으로 14억의 중국을 상대할 수 있는가. 성안의 정주를 꿈꾸는 허약한 사람들로 채워진 나라의 공무원은 무엇에 쓸 것이며, 이런 인재로 채워진 대기업에게 미래가 있을까. 미안하지만 이런 안락을 누리는 세대는 우리 세대가 마지막이다"(6). 


"그런데 이런 필자가 이번에 한국과 중국의 미래에 관해 가장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한국은 2017년을 기점으로 중국과 정치, 경제, 외교, 문화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 양대 강국으로 부각되어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데 한국은 그간 안주해 전혀 발전해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77).




"대중국 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53).


"문제는 이런 위기를 국민들이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할 것이며 이 곤란을 풀어낼 카드도 없다는 점"입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대중국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노마드로 살기 위한 자질을 갖추는 것입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최고의 분노와 참여는 지금 이 세계를 지배하려 하는 세력에 대한 저항이다. 그리고 그 저항 방법은 그들이 만든 성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성 밖에서 주유하는 노마드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를 자신들의 도구로 생각하는 사업자를 피해야 한다. 그런 사업자들로 이미 장악된 대학을 피하는 것도 그 방법이다. ... 금수저나 은수저를 물고 나지 않았다면 남는 것은 학자금 융자일 가능성이 높다. 대신에 스스로가 어디서나 살아갈 수 있는 노마드로 가는 길을 고민해 봐야 한다"(64).









'노마드'란 '유목민'이라는 단어로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가 그의 저서 <차이와 반복>에서 '노마디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데서 유래하였다(4).



이 책에서 말하는 "노마드 라이프"는 한마디로 한 곳에 정주하지 않는 유목민적 라이프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노마디즘'을 역설한 자크 아탈리의 말을 빌어 노마드 라이프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계 인구의 1/6이 이동을 하며 살고 있고 그들은 기존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넘어 새 것을 창조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국경은 허물어지고마지막 정착민 제국은 시장, 민주주의, 이슬람이란 새로운 노마드 세력 앞에서 마지막 몸부림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66).


<노마드 라이프>는 <컬처 코드>, <글로벌 코드>를 쓴 클로테르 라파이유가 주목했던 '글로벌 부족'의 다른 말인 듯합니다.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가족과 함께 쉼 없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많이 다니고, 여러 언어를 구사하며, 세 문화 이상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으며, 특정한 지역을 고향이라 정의하기 애매한 유목민적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글로벌 부족'이라 이름 붙인 바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노마드 라이프의 가장 큰 특징은 이 세상(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노마드의 반대편에 있는 정착민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정이다. 가령 교수직이나 공무원같이 신분이 보장되는 삶에 대한 집착은 당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갖는 마음이다. ... 진짜 노마드들은 이런 똑같은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노마드는 이런 직장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창조적으로 키우고, 실천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이다"(69).


노마드의 두 번째 큰 요건은 "지식에 대한 갈구"입니다(69). 노마드의 이러한 특징은 독서, 저술(글쓰기) 등의 활동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결국 새로운 시대, 미래 경쟁력은 한 분야를 고집하지 않는 융합형 인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를 주유하는 유연한 인재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노마드 라이프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각도에서 제시합니다. 노마드 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칭기즈칸에 주목하여 그에게서 배우며, 노마드가 되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무엇을 준비하고 훈련해야 하는지 검토하며, 노마드가 누리는 행복과 더불어 이 시대 대표 노마드들은 누구인지 소개함으로 노마드 라이프를 향한 갈망에 불을 지릅니다. 


저자는 노마드 라이프에 대해 "한 사람이 가장 자존감 있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역으로 말하면, 준비하지 않고, 훈련하지 않은 채 되는 대로 미래를 맞이하면 자존감을 잃어버린 채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경고일 것입니다. <노마드 라이프>는 2030세대를 위한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3040세대들도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자극이 되겠지만, 2030세대가 시급히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미래사회에 대해 한 가지 대안만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세상을 살 되 한 뼘이라도 더 넓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불안에, 절망에 쪼그라들어 있는 2030세대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위대한 기회가 되어줄 것입니다.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 돌궐 제국을 부흥시킨 명장 톤유쿠크의 비문


'내 자손들이 비단옷을 입고 벽돌집에 사는 날 내 제국은 망할 것이다."

- 칭기즈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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