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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사랑에 빠지는 여행법 (북부) - 당신이 몰랐던 숨겨진 프랑스 이야기(멋과 문화의 북부) ㅣ 프랑스와 사랑에 빠지는 여행법
마르시아 드상티스 지음, 노지양 옮김 / 홍익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산을 쓰지 마요, 여긴 파리이니까"(332).
<프랑스와 사랑에 빠지는 여행법>은 <프랑스 남부>편과 <프랑스 북부>편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북부>를 보기 전에, <프랑스 남부>를 먼저 보았습니다. 매일 거대한 인파가 몰려드는 뻔한 프랑스, 틀에 박힌 프랑스가 아니라, 뭔가 특별한 프랑스, 내가 몰랐던 프랑스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프랑스 북부>는 "너무 관광지 같을 것" 같은 뻔한 프랑스로 매일 거대한 인파가 몰려올 수밖에 없는 이유, 나도 그 행렬에 끼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프랑스 남부>가 프랑스의 숨겨진 매력, 아는 사람들만 아는 매력을 알려주었다면, <프랑스 북부>는 "너무 관광지 같은" 프랑스를 특별하게 즐기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예를 들면, "어차피 에펠탑과 베르사유 궁전에 가야 하는 당신"에게 "가장 멋진 에펠탑을 볼 수 있는 8가지 방법", 어마어마한 베르사유 궁전을 "똑똑하게 관람하는 비법"(속전속결 베르사유 관람법), 일생에 한 번은 가봐야 할 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만나야 할 여인들 Best 13"을 꼽아주는 식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저자의 유명세가 바로 그 함정입니다. 뉴욕타임스 여행 부분 베스트셀러, 파리 북 페스티벌 여행서 대상 수상, 미국도서관협회 여행 부분 은상 수상, 최고 권위의 '로웰 토머스 여행저널 상을 수상한 작가의 책이니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었겠습니까. 그러니 이 책이 전수한 '속전속결 베르사유 관람법'은 더이상 나만 아는 비밀은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저자가 그저 우연히 발견하게 된 파라의 진짜 매력이 살아 있는 "뜻밖의 멋진 산책로" 생마르탱 운하도 이미 여행객들이 몰리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프랑스 남부>를 먼저 읽었을 때에는 저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프랑스의 역사를 만든 여인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기대했던 것만큼 충족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대감은 <프랑스 북부>에서 채워졌습니다. 프랑스의 문화 지형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여인들 예를 들면, 그녀의 장례식이 있던 날 파리 전체가 숨을 멈추었다는 에디프 피아프, 편견과 고정관념의 장벽에 도전했던 위대한 여인 퀴리 부인, 프랑스 역사상 최초의페미니스트로 인정받는 올랭프 드 구즈, 나폴레옹의 연인 조제핀 등 프랑스의 역사를 만든 여인들의 이야기가 맛깔나게 풀어져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가 풍요로운 여백이 있는 곳, 영혼의 밑바닦까지 밝게 씻어내는 아름다운 지상낙원이었다면, <프랑스 북부>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몸을 싣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넘쳐나는 역사와 유물, 셀 수 없이 많은 문화 레퍼토리의 융단폭격"이 가해집니다. <프랑스 남부> 여행이 여유롭고 느린 여행이었다면, <북부>는 숨가쁜 환희와 활기로 가득찬 여행입니다. <프랑스 남부>가 비우는 여행이었다면, <프랑스 북부>는 배우고 채우는 여행이었습니다. <프랑스 남부>가 그러했듯이, 이 책 <프랑스 북부> 역시 독자를 프랑스로 이끄는 강력한 나침반입니다!
"그해에 나는 프랑스는 그저 나만의 이상향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이 삶을 위로받기 위해 들러야 하는 곳이며, 나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곳이면서도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