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골목에서 만나자 - 서울 362개 핫 플레이스
SK플래닛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골목에서 만나 색다르게 놀아보자!



골목대장이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책입니다. 어릴 적 못말리는 골목대장이었거든요. 숨바꼭질, 다방구, 얼음 땡,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 외치며 뛰어다니지 않은 동네 골목이 없고, 그렇게 동네에서 놀다 지치면 길 찾기 놀이를 한다며 새로운 길 탐험에 나서기도 했고, 그러다 새로운 '놀이 터'가 나타나면 원정대를 만들어 이웃 동네 놀이터까지 평정하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이면 그곳이 어디이든 우리에겐 호기심 천국이었고, 그 자체로 즐거운 놀이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 한 권만 있으면 또다시 '골목대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듯합니다. 그것도 서울 골목 전체를 휘어잡는 골목대장이요! 타이틀이 어마어마하죠? ^^


 

<우리, 골목에서 만나자>는 SK플래닛이 "서울의 골목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아날로그적 감성에 공감하고, 청춘의 열정에 호응하며, 골목의 소상공인들에게는 응원이 되어, 세상을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낸 책입니다. 서울 골목을 가이드할 수 있는 정보를 담았다는 의미에서 '서울 여행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도 있고, 청춘의 열기 넘치는 서울의 핫 스폿을 취재했다는 의미에서 한 편의 '서울 골목 르뽀'(르포르타주)라고 볼 수도 있고, 똑같은 일상이지만 '지금 가장 뜨거운 서울'과 '당신만 몰랐던 서울의 골목'을 즐길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신개념 서울 놀이책'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한 권처럼 보이는 이 책은 1권(지금 가장 뜨거운 서울)과 2권(당신만 몰랐던 서울의 골목)으로 분권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책 한 권 가볍게 들고 서울 거리에 나서기만 하면, 어디든 즐거운 여행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곳에 소개된 서울의 핫 스폿이 누군가에는 이미 아지트일 수도 있고, 새로울 것 없는 낯익은 일상일 수도 있고, 몰래 옛사랑의 추억을 감추어둔 애틋한 공간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좋습니다. 낯익은 곳은 낯익어서 좋고, 낯선 곳은 낯설어서 좋은 그런 만남을 주선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추억은 더욱 짙어지고, 새로운 추억은 또 쌓일 테니까요.


골목별로 먹을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가 잘 정리되어 있어 따로 정보를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 소개된 핫 스폿을 그대로 따라가도 좋고, 취향대로 골라 즐겨도 좋고, 나만의 핫 스폿을 추가해도 좋습니다. 이 책을 힌트로 다른 분위기를 꾸며보아도 좋습니다. 참고로 이 책은 "재기발랄 청춘들의 젊은 감각"을 담았습니다.







 


 




이 책으로 서로의 궁합(?)도 맞춰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낯선 골목부터 찾는 사람인지, 추억이 있는 골목부터 찾는 사람인지 말입니다. 제일 먼저 찾아가 만나고 싶은 골목은 '정동길', 그리고 신림동 '순대거리'와 '녹두거리'입니다. '정동길'은 혼자 조용히 다녀오고 싶은 길이고, 순대거리와 녹두거리는 친구들을 다 불러 왁자지껄 떠들고 다니고 싶은 길입니다. 둘 다 추억이 서린 곳인데, 정동길은 낙엽 쌓이는 가을, 눈 내리는 겨울의 추억이 쌓인 곳이고, 순대거리와 녹두거리는 열병 같은 사춘기를 보낸 곳입니다(공부를 잘 했으면 청춘을 몽땅 그곳에서 보낼 수 있었겠지만요^^;;). 


정동길은 각별하게 지냈던 선배 언니랑 '공연'을 보기 위해 자주 찾았었는데, 노오란 낙엽을 밟으며 하릴 없이 걷던 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순대거리와 녹두거리는 십대 시절 아지트와 같았던 거리입니다. 동생은 한 번씩 일부러 순대거리를 찾아 그곳의 순대를 포장해오기도 하고, 또 녹두거리에는 아직도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어 고향처럼 느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소개된 '핫스폿'은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는 것이 포인트!







 


 



저를 포함, 매일 어떻게 하면 잘 놀까, 즐겁게 놀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참 좋은 시절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 모든 고민들이 거대한 세상의 부품처럼 존재하는 실존의 절망을 견디고자 하는 망각의 몸부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요. 여하튼, 소박하지만 일상에서 나만의 즐거움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잘 사는 것'이니까요. 가까이에 있어서 더 좋은 서울 골목, 이 책을 지도 삼아 그곳의 대장이 되어보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