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쉽게 하기 - 일본에서 소문난 정리수납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혼다 사오리 지음, 권효정 옮김 / 유나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집안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  



이 책은 "일본에서 소문난 정리수납 컨설턴트"가 집안일을 쉽게 하는 노하우를 담은 책입니다. 집안일을 쉽게 하는 포인트는 '수납'에 있지만, 수납에만 국한하지 않고 종합적인 살림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가사도우미 자격증 제도를 실시한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습니다.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가사도우미에게 자격검정 시험을 통해 '가정사'라는 자격증을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사'(士)가 붙은 자격증이라는 것은 집안일 능력도 전문성을 공인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은 분이 바로 그런 자격증을 갖기에 충분한 집안일 전문가입니다. 


또한 '가정사' 같은 자격증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집안일이 쉽지 않다는 반증도 될 것입니다. 이제까지는 집안일이라는 것이 적성이나 능력과 상관 없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저 해온 일이라면, 이제는 집안일도 전문성을 갖추고 능력과 노하우를 개발하는 전문 분야라는 인식이 싹트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 엄마만 보아도 잘하기 때문에 집안일을 한 것이 아니라, 하다 보니 하게 되고, 오래 하다 보니 억지로 반 전문가가 되었을 뿐입니다. 소질도 없고 취미도 없는데,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결혼한 주부라는 이유만으로 집안일을 떠맡아 온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은 혼자 사는 가구가 늘고 있으니 하기 싫어도, 잘 하지 못해도, 어쩔 수 없이 집안일까지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렇게 억지로 하다 보니 집안일은 재미 없는 반복일 뿐이고, 잘하지 못하니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스트레스 덩어리가 됩니다. 


<집안일 쉽게 하기>는 이렇게 집안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돈 되지 않는 집안 때문에 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책입니다. 어떻게 하면 집안을 쾌적하게 가꿀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쳐줍니다. 









"사실 집안일이 힘든 것은 수납이 원인은 경우가 많다"(7).



저자가 말하는 집안일의 포인트는 바로 '수납'입니다. "집안일 자체가 반복적인 작업인데, 수납부터 잘못되어 있으면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거실, 벽장, 부엌, 세탁실, 현관, 신발장 등 '공간'을 중심으로 공간별 수납 노하우를 알려 주며, 나아가 집안일을 시스템화할 수 있는 작은 팁들을 전수해줍니다. 


수납도 기본 원리를 알면 공간의 용도와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수납의 기본 원칙은 "물건을 적재적소에 수납"하는 것입니다. 물건을 적재적소에 두는 기본 원리를 아는 것이 집안일의 핵심이며, 이 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고자 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수납은 동선과 사용빈도를 고려해야 하는데, 매일 사용하는 물건은 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수납하는 것이 관건이며, 수납 공간은 구획을 나누는 것이 좋고, 물건은 바닥에 두기 보다 걸어두는 것이 좋다는 등의 원칙을 이해하면 어떤 공간이든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안일 쉽게 하기> 노하우를 배우며 드는 첫 번째 생각은 집안일도 습관, 즉 버릇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집안일이라는 것 자체가 곧 '생활'이요,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집안일이 중요한 이유가 또 그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집안이 정돈되어 있어야 생각도 정돈이 되고, 마음도 더불어 쾌적하고, 마음이 쾌적하야 다른 일도 술술 잘 풀립니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물건 하나라도 제자리에 두는 습관이 중요한데, <집안일 쉽게 하기> 노하우를 따라 집안일을 정돈하면 그런 습관이 더 쉽게 몸에 익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는 것입니다. 잘 정돈된 집을 청소하기가 더 쉬운 것처럼 말입니다. 


집안을 쾌적한 공간으로 꾸미는 것은 개인의 생활철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왜냐하면 물건도 꼭 필요한 물건만 갖는 습관이 중요하고, 무엇을 중심에 두고 사는지도 돌아보게 해주며, 또 수납이나 공간배치 하나에도 가족들 서로의 생활과 동선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마음까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집안일 완전 초보이고, 또 지금 당장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집안일을 책임지고 있지도 않지만, 이렇게 집안일 쉽게 하는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책을 보면 아름아름 하나씩 챙기게 되는 팁들이 있고, 그렇게 알아가는 것들이 생활의 (시작은) 작지만 (결과는) 큰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무엇이든 실천이 중요하고, 실천을 위해서는 시작이 중요한데, 일단 물건을 잘 버리고 쓸 데 없는 것들에 욕심내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는 것, 물건들에게 제자리를 부여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굉장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집안일을 잘하는 노하우는 사실 거창한 것은 아니어도 평범한 '생활'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열정에서 나옵니다. 그런 것을 엿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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