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셀프 트래블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4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파리셀프트래블, 다양한 여행자들을 고려한 전천후 가이드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프롤로그 中에서).



마리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늘 고통 뒤에 온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보자 

우리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저렇듯 천천히 흐르는 동안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의 사랑은 돌아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입니다. 어릴 때, 아빠가 자주 외우시던 시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청춘시절 아빠에게 가장 이국적인 장소는 미라보 다리가 있는 파리였을 것 같습니다. 아빠가 외워주시는 시를 들으며 자란 저도 그랬으니까요. 지금도 프랑스 파리라고 하면 어김없이 이 시의 한 구절을 떠올립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아빠가 외워주실 때는 세느 강이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센 강이라고 하나봅니다. 옥상에서 이 시를 외워주시던 아버지만큼 이제 제가 나이를 먹었습니다. 센 강이 흐르는 미라보 다리 위에서 가족 사진을 찍는 것이 제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인데, 가족여행이 쉽지가 않습니다. 가족들 각자의 스케줄도 그렇고, 예산도 그렇고 말입니다. 동생은 하와이를 고집하고, 저는 파리를 주장하고, 부모님은 너희들끼리나 다녀오라고 손사래를 치시는 것도 떠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저는 오늘 파리 자유여행을 꿈꾸며, <파리 셀프트래블>로 미리 미리 준비를 해봅니다. 


파리자유여행 가이드북으로 <파리 셀프트래블>을 선택하고 추천하는 이유는 상상출판의 셀프트래블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가이드를 맡은 저자가 "박정은" 씨이기 때문입니다. 저자 박정은과는 <프라하 셀프트래블>을 통해 미리 만나보았는데, 그때 참 꼼꼼하고 친절한 가이드란 인상을 깊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뭔가 여행 스타일이 통한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살짝 건조하지만 과잉행동이나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는 여백이 있는 그런 여행을 좋아합니다. 


2016-2017 최신판으로 나온 <파리 셀프트래블>를 더 기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는,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해보니 짧은 일정으로 금쪽같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직장인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자들의 심정이 백번 이해가 됐다"는 저자의 고백 때문이며, "실속 없이 두껍기만 하고 너무 많은 정보들로 혼란스러운 책과의 차별성"을 꾀했다는 저자의 자신감 때문입니다. "첫 여행이 설레면서 동시에 두려운 대학생 배낭여행자들에게는 믿을 만한 여행 선배로, 파리 여행을 계획하는 친구가 "회사에서 7일 휴가를 얻었는데 가고 오는 시간 빼고 5일 동안 파리에 머물 거야. 어떻게 여행해야 할까?"라고 물을 때를 대비해, 또 요즘 트렌드인 맛집과 쇼핑 마니아들을 고려해, 그리고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여행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편한 여행을 안내하기 위한 팁들이 고스란히 책 안에 녹아 있다"(프롤로그 中에서).

 

 

 





 






"이 책의 각 장들은 효율적으로 파리를 즐길 수 있는 도보 루트로 구성되어 있다"(24).



해외로 떠나는 자유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루트(일정)와 여행시기입니다. 일정은 꼭 가봐야 할 명소를 중심으로 이동방법과 소요시간을 계산한 루트가 포함되어야 하고, 여행시기는 가급적 비수기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파리여행 비수기 시즌은 "11-3월"이라고 합니다. <파리 셀프트래블>은 비수기 시즌을 이용하려는 여행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팁을 제공합니다. "우리나라 겨울보다 따뜻하지만 강수량이 높다. ... 대부분은 날이 흐르고 비가 내려 우울한 날씨다.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은 아니지만 겨울 세일시즌이 있고 여행자가 적어 한가한 파리 여행을 할 수 있다"(220)고 말입니다. 체크 사항입니다!


<파리 셀프트래블>에서 추천하는 파리 여행 루트는 '하루'(파리에서의 Full day)에서부터 6박 7일까지 "효율적으로 파리를 즐길 수 있는 도로 루트"입니다. 서울시의 1/6 크기이며 도심 대부분이 평지인 파리는 걷기에 굉장히 좋은 도시라고 합니다. 저자가 추천하는 도보 루트의 핵심은 "볼거리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주변의 쇼핑과 식사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지도 위에 장소를 표시해주고 있기 때문에 거리와 이동 경로까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각 장의 루트를 자신의 취향이냐 상황에 따라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각 장을 하루 일정으로 잡으면 파리 근교까지 총 8일 일정이 나오고, 또 보고 싶은 파리의 주요 랜드마크가 포함된 장을 뽑아 조합하여 내 마음으로 하루 일정을 계획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가이드북과는 달리 "천천히 일주일을 여행하는 사람부터 주요 명소만 빠르게 돌아다녀야 하는 사람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먹는 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별로 없는 저는 낯선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없는 편이고, 또 여행지에서 탈이 날까 걱정이 되어 먹는 걸을 매우 조심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개선문과 에펠탑 주변에 "2016년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세 개를 받은 10개의 식당 중 7곳이 몰려 있"(38)다고 하니 한 번쯤 미슐랭 레스토랑에서의 호화로운 식사를 꿈꿔보게 됩니다. 이 책은 보다 저렴하게 즐기고 싶다면 저녁보다는 점심식사를 이용하라고 일러줍니다. 단,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꿈꾼다면 "서바이벌 메뉴판 읽기"정도는 꼭 공부를 미리 해야겠더라고요.


또 파리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공중화장실 이용방법을 익혀두는 것도 꼭 필요할 듯합니다. 우리나라만큼 무료로 개방된 화장실이 많은 나라도 없다고 하는데, 파리시는 공중화장실 무료화 사업을 시행하여 현재 파리시에 400여 개의 공중화장실이 있다고 합니다. <파리 셀프트래블>은 파리 시내의 모든 공중화장실 위치를 알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해줍니다(245). 유비무환이라고 지도로 미리 확인을 해두는 좋겠지요? ^^

 

 

 










"2016-2017 최신판 파리 셀프트래블, 너덜너덜하게 만들어주겠어!"



<파리 셀프트래블>은 전천후 가이드북이면서 휴대하기 딱 좋은 사이즈입니다. 그럼에도 여행 가방의 무게를 줄이고 싶을 때는 필요한 정보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두고, 그래도 혹시 몰라 따로 꼭 챙겨야 할 필요가 있는 곳은 낱장으로 뜯어서 가져 가기도 합니다. 상상의 셀프트래블 시리즈가 제공하는 '맵북'과 함께 말입니다. 일하며 집중이 안 될 때마다 <파리 셀프트래블> 한 장씩 넘겨보는 중인데 이 책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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