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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여행작가 - 여행하고 글쓰고 돈도 버는
박동식.채지형.유정열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3월
평점 :

여행작가 되기 프로젝트!
"쟤네들은 놀면서 돈도 버네. 좋겠다!" 요즘 TV를 시청할 때마다 부모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맛있는 것도 먹는데 돈도 벌고, 협찬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돈도 벌고, 여행도 돈을 받으면서 다닌다고 부러워하시는 것입니다. 시대를 잘 타고 났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부러움 속에 은근한 억울함도 숨어 있는 듯합니다. 이런 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시절을 사셔야 했으니까요. 아무튼 요즘 우리가 꿈꾸는 최고의 삶, 이상적인 삶은, 좋아하는 일도 하면서 돈도 버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요즘 제가 가장 부러워 하는 직업군이 바로 '여행작가'입니다. 한 해를 마감할 때마다, 매년 새 다이어리를 펼칠 때마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고민할 때마다,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마다 일순위로 떠오르는 키워드가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할 것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속절없이 나이만 먹어가는 것이 초조해질 때마다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이 바로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여행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직장에 매여 있으니 시간적 제약이 많고, 경비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그토록 소원하는 여행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는 여행작가가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은 거지요.
그런데 여행작가가 되려면 어디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오늘부터 여행작가>는 바로 이러한 물음 가진, '여행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책입니다. 요즘 여행작가 등용문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 전문적으로 여행작가를 양성하는 '여행작가학교'라고 합니다. "1세대의 여행작가가 여행기자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면, 2세대는 파워블로거 출신들이 대세를 이러갔다. 그다음으로 떠오른 등용문이 여행작가학교를 비롯한 각종 여행자가 교육과정들이다"(43). 여행작가 교육과정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자랑하는 한국여행작가협회의 '여행작가학교'라고 합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는 바로 그 '여행작가학교'의 대표 강사진들이 가르쳐주는 '여행작가 되기 프로젝트, 원 포인트 레슨'입니다. 여행작가들의 현실적인 고민에서부터 여행작가에게 필요한 지식과 기술, 그리고 생생한 현장 노하우까지 이 한 권의 책에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필요한 것은 자신만의 색,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나만 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 갈고 닦고서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36).
'여행작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이렇게 정의합니다. "여행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표현해,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다"(15). 여행작가가 일반 여행가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특정한 주제를 정리해 기록으로 남긴다는 점"이라고 강조합니다. "여행작가는 기록을 통해 자신의 여행을 정리하고, 정리한 내용으로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 기록과 정리를 통해 여행작가는 자신의 여행이 다른 이들의 여행과 삶에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란다"(16). 그러니까 여행작가에게 필요한 기술은 자신의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는 기술, 바로 "쓰기"와 "찍기"입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여행작가>에서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것도 "글쓰기"와 사진 찍기"입니다. 글쓰기 강좌는 '여행 기사'와 '여행 에세이'로 구분되는데, 여행 기사가 알차고 현장감 넘치는 '정보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면, 여행 에세이는 타인을 감동시키고 설득시키는 '정서'에 더 무게를 둔 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 찍기 강좌는 사진 "촬영법"뿐 아니라, 여행사진 "표현법"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행사진은 자신의 고백이 담긴 이야기이기도 하고, 여행지의 정보를 담는 기록"(181)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진과 차별적이라 할 수 있는데, 여행지에서 만나는 풍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돌아오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와 함께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표현법을 익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에서 가르쳐주는 글쓰기 강좌와 사진찍기 강좌는 꼭 여행작가를 꿈꾸는 독자가 아니어도, 블로그나 사진에 취미가 있는 독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그것을 직업으로 하든, 취미로 하든, 어떤 일에 대한 기본 이론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꾸준히 열심히 하면 실력이 는다고 하는데, 기본 이론을 알지 못하면 아무리 꾸준한 시간을 투자해도 제자리 걸음이기 쉽니다. 기본 이론이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스스로 한계를 극복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부터 여행작가>는 취미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가 가르쳐준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이든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가 있어야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전문성"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고, "특정 분야"라고 이름 붙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것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를 읽고 나니, 막연하게 품어 왔던 여행작가라는 꿈이 포기가 되기도 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처음 한 발을 시작해봐야겠다는 계획이 서기도 합니다. 단순히 '취미'나 '재미'로 덤벼들기에는 이곳도 치열한 전쟁터이며 어마어마한 노력이 가미된 전문성을 요한다는 측면에서 포기가 되기도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꼭 전문적인 여행작가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여행을 즐기며 경험과 이야기를 쌓아가며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첫 발을 내딛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이 교차합니다. 여행하면서 돈도 버는 사람들을 보면 놀면서 돈도 번다고 부러워하지만,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이면에는 엄청난 수고와 노력과 고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면 좋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어느 분야이든 노력 없이 타인을 감동시키고 설득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이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꿈을 이뤄가는 여행작가 지망생도 있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막연했던 꿈을 포기하는 이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생생하고 현실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