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신나고 따뜻하게 - 3천만이 울고 웃은 경리안의 행복사용지침서
경리안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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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거 경리안의 행복사용지침서!


솔직히 고백하건데, 이런 신변잡기적인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이 사는 이야기를 읽고 있을 시간에 차라리 내 시간을 좀 더 유쾌 상쾌 통쾌하게 보내는 것이 낫다는 좀스러운 이기심 때문이지요. 그런데 <즐겁고 신나고 따뜻하게>는 정말 빠져들 듯 재밌게 읽었습니다. 책의 인세 50%는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에, 50%는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에 기부된다는 것 때문에 읽기 전부터 응원모드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빠져 들었던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면 온라인이라는 한계 때문에 불쾌한 일도 종종 겪지만, '친구로 욕심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파워블로거 '경리안'님도 친구로 욕심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책 안에는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난 스물넷에서부터, 조금은 특별한(?) 연애를 하고, 국제결혼을 하고, 서른하나를 맞이하기까지 소소한 도전들로 일상을 채워간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매순간 진심을 다하는 그녀를 보며 참 고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읽어갈수록 그녀의 유쾌한 에너지가 내 안으로 흘러드는 느낌을 받았는데, 무엇보다 삶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나의 일상에도 변화를 주겠구나 싶었습니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


그녀의 이야기가 특별한 건, 그녀의 삶이 특별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국제결혼이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또 대단히 특별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보통의 삶을 특별하게 만든 건 그녀 자신이었습니다. 경리안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습니다. 미국으로 시집을 간 후, 보통의 평범한 새댁이 된 경리안은 이런 마음으로 인생을 새출발했습니다. "그때부터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도전들을 하나둘씩 찾기 시작했다. 아주 사소한 것 하나라도 내가 처음 해보는 거면 다 도전이 될 수 있었다"(153). 그렇게 마음먹고 마주한 미국에서의 첫 도전은 '운전'이었습니다. 두 번째 도전은 타지에서 남편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며 '나만의 삶을 꾸리는 것', 세 번째 도전은 항상 무언가 할 일을 만들기 위해 독학으로 시작한 "뜨개질"입니다. 운전, 친구만들기, 뜨개질,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입니다. 그러나 의미를 부여하고 열정을 다하니 사소한 일들도 특별한 도전이 되고, 남다를 것 없는 일상이 특별한 성취감과 행복감으로 채워졌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사소한 도전(!)은 길고양이 임시보호 봉사로 이어지고, 동물보호 기금모금을 위한 하프마라톤 도전으로 이어지고, 남편 소원으로 시작한 운동은 피트니스 대회 도전으로 이어졌고, 세 번째 도전만에 유일한 아시안 여성으로서 3등 트로피를 거머쥐는 쾌거를 올렸고, 피트니스 모델까지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우연히 잡은 그 기회가 또 다른 기회를 이끌었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다. 그렇기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그 기회를 꽉 잡기 위해 늘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259)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진심만큼 큰 호소력을 지닌 것도 없을 것입니다. <즐겁고 신나고 따뜻하게>는 멋진 글이라기보다는 진심이 묻어나는 책입니다. 그녀만의 이야기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파워블로그까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이 솔솔 잘 읽히는 것도 진솔함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한 남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부부로서 그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들이 따뜻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바로 그 진솔함의 힘입니다. 외국 남자를 만나 국제결혼을 하고 "설레임보다 익숙함이 더 큰" 부부가 되기까지 핑크빛이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단지 외국인 남자와 만난다는 것만으로 커피숍에서 낯선 아저씨에게 봉변을 당한 이야기(66-69)는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어려움이 많았겠구나 하는 것을 짐작하게 해주었습니다. 경리안은 자신의 특별하고 즐거운 일상을 자랑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진솔하게 나눕니다. 그녀에게 닥친 어려움과 위기도, 힘든 감정도, 마음을 추스리는 과정도 모두 내어놓습니다. 그렇기에 그녀의 깨달음은 어떤 철학이나 누구의 지혜보다 더 강한 영향력으로 우리의 일상을 파고듭니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우리가 정말로 원했던 건 영원히 함께 사는 것, 그것뿐이었다. 그 마음을 떠올리니 우리가 이미 행복의 요소를 전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빠듯했던 삶에 원하는 행복을 눈앞에 두고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너무 익숙해서 잊고 있던 소중한 것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후에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어둠 속에서도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며 우리만의 삶을 이어갔다"(223).      


이런 책을 읽고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하는데, 그녀가 참 부럽습니다. 그 사랑스러움이 부럽고, 긍정에너지가 부럽고, 작은 일에도 꾸준히 노력할 줄 아는 몸에 밴 습관이 부럽고,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일상도 부럽고, 삶을 사랑하고 주변 사람들을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고운 마음과 건강한 생각(정신)도 부럽습니다. 그녀를 보며 내게 주어진 삶을 좀 더 "즐겁고 신나고 따뜻하게" 보내야겠다, 내 주변의 사람들을 좀 더 "즐겁고 신나고 따뜻하게"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처럼 노력해야겠다고 말입니다.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내게 온 이 사랑을 늘 처음처럼, 아니 처음보다 더 뜨겁게 달궈나가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것이 설렘보다 익숙함이 더 큰 우리 부부가 늘 신혼 같을 수 있는 이유다"(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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