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독교 성지순례 컬러링북 - 주님이 가신 길을 따라가는 믿음의 길
한윤희 지음, 김창락 추천 / 보누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컬러링북으로 떠나는 특별한 성지순례!
컬러링북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힐링'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주로 여행을 테마로 하거나, 음식을 테마로 한 컬러링북이 많았는데, 요즘은 종교적인 색채를 띤 컬러링북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어쩌면 컬러링북의 역할이 기도나 묵상과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안으로 가만히 잠겨들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하나에 몰입하는 가운데 잡다한 생각을 몰아내고 복잡한 마음을 비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서로 통하는 듯합니다.
<기독교 성지순례 컬러링북>도 마찬가지입니다. 책 속으로 성지순례를 떠나 벽돌 하나, 나무 하나에 색을 입히고 있다 보면, 그 자체로 하나의 기도가 됩니다. 전 한신대학교 교수 김창락 선생님은 "성지의 현재 모습을 손으로 직접 긋고 색칠해보면서 그 밑바탕에 놓여 있는 원래의 모습과 거기에 얽혀 있는 구원 사건의 실상을 투시할 때 더욱 차고 넘치는 은혜"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기독교 성지순례 컬러링북>을 통해 만나는 하나의 장소는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사건과 만나는 은혜의 현장이며, 그 공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의 역사를 조용히 음미해볼 수 있는 깊은 묵상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기독교 성지순례 컬러링북>은 흐라카 갈멜 수도원 뜰에 세워진 엘리아 동상에서부터, 느보산 구리 뱀, 나사렛 예수님 수태고지교회, 에인케렘의 세례 요한 기념 교회, 천사의 임마누엘 예언, 에인케렘의 마리아 방문기념교회,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기념교회(겸손의 문)을 지나 예수님 승천기념교회까지 다양한 장소로 우리를 안내하는데 그중에서도 사복음서의 현장이 주를 이룹니다.
처음 컬러링북을 대하는 독자들은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색을 입혀가야 할지 잠시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 성지순례 컬러링북>은 많은 미술대전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가 직접 색을 입힌 작품을 나란히 제시해줍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독자들은 작가의 작품을 보고 따라서 색을 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게 컬러링북에 익숙해지다 보면 나만의 작품에 도전할 용기도 생길지 모릅니다. 비교적 쉽게 색칠을 완성할 수 있는 작품도 있지만, 작가의 작품을 따라서 색을 칠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고난위도(!) 작품도 많습니다. 색을 입히기 어려울수록 인내가 요구되긴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느리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장소에 푹 빠져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요즘 우리는 '선택을 권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선택지, 쏟아지는 정보, 발달하는 기계문명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정을 방해하고 생각의 힘을 앗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호텔 하나를 예약하는 데도 특가상품을 알아보고, 여기 저기 가격비교를 해보고, 이런 저런 후기를 찾아봐야 하는 자유이나 자유 아닌 스트레스말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인데, 컬러링북을 잘 활용하면 집중력을 높이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취미이기도 하면서, 손을 움직여 작업하지만 산책을 하듯 생각을 잠시 쉴 수 있고, 또 색칠하는 단순한 일에 몰입하게 만드니까요. <기독교 성지순례 컬러링북>은 기독교적인 색채를 가진 컬러링북이지만, 이 땅에 실재하는 곳이고 회화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의 종교를 떠나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컬러링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