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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는 기도 -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주는 성경 필사 ㅣ 손으로 생각하기 4
송길원 지음 / 토트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음에 평화와 기쁨을 주는 성경 필사!
사순절 기간 동안 어머니는 마가복음 한 권을 필사하셨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게, 그리고 열심히 필사하시는 모습을 보며 좋은 성경필사노트가 있으면 한 권 선물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손으로 쓰는 기도>를 발견하고는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손으로 쓰는 기도>는 주제를 가지고 시편을 필사하는 노트인데, 시편 필사는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손으로 쓰는 기도"가 되어줍니다. 이 책을 낸 송길원 목사님은 "히브리인들이 드렸던 시편의 기도 속에는 그래서 넋두리가 있다. 분노와 탄식이 있다. 슬픔과 눈물도 있다. 원망과 저주가 있다"(5)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 "시편 속에 있는 영적 체험들이 고스란히 마음을 후벼 팠"으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치유를 경험했다고 고백합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송길원 목사님은 특별히 시편 필사 노트를 펴내며 어떤 시편은 개역개정의 것을, 어떤 시편은 메시지성경의 번역을 따왔습니다. <메시지성경>을 번역한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기도는 교양인들의 고급언어가 아니라 나 같은 무지렁이들의 초급언어로 드려진다"(5)고 설명하는데, <메시지성경> 번역이 바로 그런 무지렁이들의 초급언어로 드려지는 절절한 기도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손글씨는 '뇌의 에어로빅'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또 "한 번의 필사는 성경을 4-5번 읽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도 정성드려 손글씨를 써볼 일이 별로 없는데 집중해서 손글씨를 쓰니 뭔지 모를 뿌듯함이 생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어머니께 이 책을 선물하기 전, 몇 편의 시편을 필사해보았습니다. 조급할 일 없이 한 자 한 자 기도드리는 마음으로 시편을 필사하고 있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며 필사하는 동안 나의 영이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있다는 생각에 자주 사로잡힙니다. 한 번 필사하는 것만으로 암송까지는 못하겠지만, 눈과 입으로 빠르게 읽어내려갔던 시편 속에 이런 사뭇치는 기도가 있었구나 하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은 그 시편을 오래도록 기억하도록 만들어줄 듯합니다.
굳이 <손으로 쓰는 기도>의 한 가지 단점을 꼽자면,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는 노트의 여백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괜한 염려 같기는 한데) 글씨를 크게 쓰는 사람들은 필사가 조금 불편하고, 한 면에 다 필사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에게 선물해드리기 전에 스프링 제본으로 바꾸고 중간에 노트를 몇 장씩 더 넣을까 고심 중입니다.
그럼에도 필사노트를 찾고 있는 크리스천이 있다면 기꺼이 <손으로 쓰는 기도>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비교적 짧막한 한 편의 기도문이자, 시를 필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 필사를 시작하는 크리스천들에게 부담이 없어 좋을 듯합니다. 또 한 편 한 편 기도하는 마음으로 필사를 하다 보면 성경적인 기도의 언어를 배울 수 있고, 내 마음을 대변하는 기도문은 그대로 나의 기도가 되어 하나님 안에서 기쁨과 감사는 물론, 눈물과 분노와 탄식과 원망과 저주까지 다 쏟아놓으며 나의 영이 시원해지는 영적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필사하는 사이 사이 필사하며 느꼈던 내 감정과 나만의 기도를 메모한다면 영정성장을 위한 영적일기로도 활용이 가능할 듯합니다. 시편 필사를 통해 하나님과 영적인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경건훈련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