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

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 - 흔들리는 내 마음을 붙잡아 줄 독한 충고
이토 모토시게 지음, 전선영 옮김 / 갤리온 / 2015년 7월

'불안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는 것은 죄다."

요즘은 학교 교육 말고도 학원이다 학습지다 과외다 해서 한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선생'님이 투입되는지 모릅니다. 부모는 교육에서 한 발 물러난 채 '선생'들 관리하기에 바쁩니다. 심지어 신앙교육도 교회학교 선생님에게 모두 일임을 하고 자녀의 신앙의 문제가 생기면 모든 잘못을 '선생'의 탓으로 돌립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큰 문제는 지식을 가르쳐주는 선생은 많은데 삶을 가르쳐주는 스승은 없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살면서 위축감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는 왜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지, 실패할까봐 불안하고 초조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이가 없습니다.

나침반이 필요한 인생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새롭게 쏟아지는 지식이 아니라, 앞서간 이들의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과 기능을 채워줄 선생이 아니라, 삶을 가르쳐줄 스승이요, 닮아갈 수 있는 모델입니다. 해 아래 새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은 발견 아니면 모방입니다. 이전 것을 모방하여서 좀더 새롭게 만들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에 중요한 것은 모델입니다. 영감을 주고, 도전을 주고, 닮고 싶고, 뛰어넘고 싶은 모델이 있어야 합니다. 삶을 가르쳐주는 스승, 나침반처럼 내 인생을 이끌어가는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의 저자 이토 모토시게 교수는 '역대 일본 총리들이 경제 자문을 구한 최고의 석학"이며, "책이 아닌 비즈니스 현장에서 탑을 찾는 행동하는 경제학자"이며, "33년간 일본 최고의 인재들을 키워 낸 존경받는 교수"이자, "도쿄대학생이 뽑은 최고의 스승"이라고 소개됩니다. 많은 학생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분이며, 실제로 일본 최고의 인재들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저자가 인생 선배로서. 앞서간 어른으로써 다음 세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은 정년을 앞두고 지난 삼십여 년 동안 수만 명에 이르는 도쿄대생들과 함께하며 깨달은 것과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추려 정리한 결과물이다. 일과 성공, 삶의 목적 등 생의 고비마다 돌아보아야 할 인생 전력뿐만 아니라 시간 관리법, 일정 관리법, 슬럼프 극복법 등 사회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성공 습관을 담아내고자 했다"(11).

어쩌면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언니의 독설'에 버금가는 도쿄대 '오빠의 독설'을 기대하는 독자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오빠의 독설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기대를 했다면 이 책은 한 없이 싱거울 수도 있는 책입니다. 삶에도 목적이 중요하고 전략이 필요하다, 앞이 보이지 않을 때일수록 기본에 집중하라,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라, 탁월한 아이디어는 결코 책상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들은 최고의 독서가였다, 아무리 바빠도 신문을 읽으라와 같은 조언은 그리 새로울 것도 없으며, 꼭 도쿄대 교수나 세게적인 경제학자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는 충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의 총고는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삶을 통해 깨우친 지혜요, 가슴에서 나오는 뜨거운 진심이라는 게 더 강한 설득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살아 보니 이러 이러한 습관이 결과적으로 나에게 성공을 가져다주었고, 부족한 점을 극복하게 해주었다는 깨달음이 진솔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타고난 천재형의 인재가 아니라, 순도 100% 노력형 인물이었다는 것이 훨씬 더 강한 돌파력을 가지고 마음을 파고듭니다.

이 책이 들려준 쓴소리 중에 가장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습관은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라는 충고입니다(163). 늘 책을 가까이 한다고 하고 있지만 때로 다른 취미를 가져볼까, 이제라도 다른 전문적인 공부를 더 해볼까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충고이지만, 든든한 버팀목을 하나 얻은 것처럼 의심하던 제 마음에 확신의 말뚝을 박아주었습니다.

가까이에 삶을 가르쳐주는 스승이나 롤모델이 아직 없다면 책을 스승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책으로 스승을 만나는 것도 꽤 의미가 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