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꿈꾸는 남미 100 -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쿠바, 파나마, 과테말라, 멕시코
박명화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방황이 시작되고 방황이 끝나는 땅



비 내리는 거리 풍경을 오래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일하기가 싫더라고요. 정신 없이 질주하다 이렇게 한 번씩 멈춰설 때면 잊혀져 간 꿈들이 떠올라 마음이 헛헛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 당신이 꿈꾸는 남미. 


친구 이름 같은 남미는, 인생의 중대한 기로에 섰을 때, 다시 일어설 힘이 없을 때, 진짜 새출발을 하고 싶을 때,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모든 것을 버려두고 훌쩍 떠나기 위해 꽁꽁 숨겨둔 비밀 장소 같은 곳입니다. 너무 멀어서 쉽게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하지만, 인생의 열병을 혹독하기 앓아내고 말끔히 끝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지구 반대편 세상' 쯤으로는 가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그렇게 내게 남미는, 마음껏 방황할 수 있는 땅이면서 동시에 그곳에 가면 열병 같은 방황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만드는 땅입니다.








 

 



<당신이 꿈꾸는 남미 100>은 중남미를 가장 잘 아는 사진작가가 남미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곳을 소개해주는 책입니다. 작가는 자신을 지구 반대편으로 이끌었던 남미의 치명적인 매력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하얀 사막에 숨죽인 에메랄드빛 호수, 하늘을 담은 광활한 소금 사막과 스릴 넘치는 낯선 원시 동굴, 형행색색의 야생동물이 사는 엘도라도를 호흡한다. 거대 예수상 아래 낭만적인 해변에서는 파티를 즐기고, 중세를 닮은 유럽과 원주민 문명이 섞인 매혹적인 도시를 느낀다. 여행은 마추픽추에서 정점을 찍으며 짜릿한 아들레날린을 발산한다"(프롤로그 中에서).


남미하면 활화산처럼 불타오르는 열정의 붉은 빛과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휴양지의 로맨틱한 푸른 바닷빛이 눈앞에 교차합니다. 중남미를 가장 잘 아는 사진작가가 보여주는 남미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컬러풀하고 눈부시지만, 남마의 로맨틱한 푸른 빛과 붉은 빛의 잔상에 마음이 계속해서 울렁거립니다.


 




 


 


 


"이곳이 여전히 신비롭게 보이는 이유는 지구 반대편 잉카 신이 쳐 놓은 듯한 결계 속의 시간이 지속적으로 흘러가기 때문 아닐까?"(294)



남미 여행을 생각해볼 때마다 "만일 일생에 단 한 번만 남미를 찾을 수 있다면, 가장 먼저 혹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그동안 이과수폭포와 마추 픽추가 마음속에서 격렬하게 다툼을 벌였는데 이번에 드디어 그 다툼을 끝냈습니다. 만일 일생에 단 한 번만 남미를 찾을 수 있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가장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마추 픽추'와 만일 마추 픽추를 찾는다면 덤으로 들러보고 싶은 나스카 라인입니다. 일생에 꼭 한 번은 남미에 가보고 싶은데, 마추 픽추와 잉카 유적지는 건기인 5월에서 10월 초까지가 여행하기 좋은 시기라고 하니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집니다. 바로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에 말입니다. 


<당신이 꿈꾸는 남미 100>은 남미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아낸 가이드북은 아닙니다. 아름다운 사진작가의 사진이 남미의 매력에 퐁당 빠져들게 하고, 여행을 계획하는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할 할 중남미 여행 팁을 챙겨주는 책입니다. 그런데 남미는 멀기도 멀지만 여행자들에게 위험한 지역이라는 것이 여행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도 "중남미는 위험하다"고 잘라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위험하지 않은 해외 여행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다만, 이 책에서 챙겨주는 "중남미 여행의 기술"은 꼭 챙겨야 할 듯합니다. 밝은 대낮이라도 사람이 없는 거리나 건물 밑에 있다면 재빨리 빠져 나오는 것이 상책이며, 도심에서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거나 눈에 띄면, 타깃이 될 수도 있으니 사진을 찍은 후 카메라는 가방에 넣으라는 것, 핸드폰은 소매치기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이니 거리에서 길게 통화를 하거나 손에 쥐고 다니지 말라는 것, 가방은 옆자리 의자에도 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핸드폰과 귀중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놔서도 안 된다는 것 등은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꿈꾸는 남미는 어떤 모습입니까? 내가 이 책에서 찾은 잊혀져 간 꿈 하나는 "나홀로 마추 픽추" 여행입니다. 전에 남미는 청춘들이나 도전장을 내미는 여행지라 생각했습니다.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청춘을 흘려보내고 말았지만요. 그런데 이 책을 펼쳐 들고 다시 꿈을 꾸고 있습니다. 나보다 앞서 간 윤상, 유희열, 이적 씨의 발자취를 따라 <꽃보다 청춘>을 외치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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