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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의 격려 - 열등감이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W. 베란 울프 지음, 박광순 옮김 / 생각정거장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열등감, 그 열등감이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이 열풍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움받을 "용기"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해갈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말하는 아들러의 격려에서 많은 이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는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강연이나 강의하는 것을 좋아한 아들러는 책 쓰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답니다. 때문에 우리에게 소개되는 아들러의 심리학은 대부분 그를 연구한 학자들의 것입니다. <아들러의 격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아들러의 심리학을 연구하거나 아들러의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에게 이 책은 특별한 권위를 가질 듯합니다. 저자 W. 베란 울프는 "아들러의 수제자이자 동료로서 개인 심리학을 연구하여 현대 심리학의 기초가 된 '아들러 심리학'을 정립"한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보다 아들러의 목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전해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들러 심리학을 소개하는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아들러의 격려>도 자기계발서처럼 읽힙니다. 저자는 이 책이 "용기를 가지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가지 격려의 목록"이라는 부제를 붙여도 될 법한 책이며,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라고 소개합니다(14). 아들러 심리학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은 "거의 모든 사람의 운명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해갈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29). 그래서 아들러 심리학은 이론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지 인생의 기본 원칙들과, 멋진 인생으로 자신의 삶을 조각해갈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아들러 심리학이 자기계발서처럼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들러의 격려>는 인간 심리에 그치지 않고 인간 행동과 사회에 대한 폭넓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동시에 그의 설명은 도식적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모든 사람이 평생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로 "사회, 일, 성"을 꼽으며(57), "인간으로서 훌륭하고 멋지게 산다는 것은 인간 연대의 법칙을 지지하고, 유익한 노동을 통해 공공의 복리에 공헌하며, 사회적 책임에 기반을 두고 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용기와 지식"인데, "그 도구가 되는 것은 공감, 노동, 사랑, 상상력, 그리고 인간의 특질 가운데서 가장 드물고 귀중한 유머감각"(60)이라고 정리해줍니다. 현대 심리학의 눈으로 보면 그의 도식적인 설명은 인간 심리와 행동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단순화가 아들러의 천재성을 증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인간 심리와 사회를 이처럼 꿰뚫어볼 수 있다는 것에 말입니다.
<아들러의 격려>는 아들러 심리학의 정수를 모은 책이라 생각되는데, 이 책이 전하는 가장 놀라운 가르침은 우리를 괴롭혀 온 '열등감'이 사실은 우리 행동과 발달의 동력이라는 통찰입니다. 아들러가 주목한 것은 "자연은 '마이너스' 부분을 발견하면 두 배의 '플러스'를 만들어 내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은 어떤 결함이든 상쇄시키려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65). 여기서 아들러는 "인간의 성격이 신체에 어떤 결함이나 불완전함이 있기 때문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즉,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을 경험하는 유일한 생명체인데, 이 "부족하다"는 느낌 때문에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약점을 보상하기 위한 방향으로 자신의 독자적인 성격을 발달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 부족하다는 느낌, 즉 열등감이 바로 우리 삶을 이끌어가는 동력이라는 것입니다. 눈 먼 사람이 점자 책을 발견하고, 어릴 때 병약했거나 병약한 가족을 둔 사람이 의사가 되는 경우 등이 바로 아들러의 이론을 증명해줍니다.
"사람은 '어떤 결함을 지닌 기관이나 열등감을 보상해 주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것, 이것은 심리학에 가장 중대한 공헌을 한 발견 중 하나였다"(106).
부족하다는 느낌, 즉 열등감의 유익을 역설하는 아들러 심리학은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떠올리게 합니다. 열등감을 바라보는 아들러의 시각은 그동안 나 스스로를 괴롭혀 왔던 열등감의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인간은 자신의 부족함을 경험하는 유일한 생명체라는 아들러의 말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모두 열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니 부족하다는 느낌에 괴로워하지만 말고, 거꾸로 그것을 동력 삼으면 열등감이야말로 우리 인생을 이끌어가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릴 적 천식, 기관지염, 폐렴에 걸린 적이 있는 프랑스의 어느 유명한 의사가 환기 장치를 프랑스의 학교에 도입한 예 등이 열등 상황을 가장 만족스럽게 보상한 사례입니다. "인류 행복에 가장 빛나는 공헌을 한 것은 어린 시절의 불운한 처지에 결코 굴복하려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112).
아들러 심리학의 강점은 상처를 긍정하도록 만들어준다는 것, 그리고 행동하도록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미움받아도 괜찮다는 위로, 열등감이 나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격려 속에서 우리는 내 자신과 잘 사귀는 방법을 습득해갑니다. 치유와 변화의 첫 걸음은 나를 긍정하고, 나아가 너를 긍정할 수 있는 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들러의 격려>는 시간의 간극이 가져온 시대적 편견과 과거 사례에도 불구하고, 아들러 심리학 이론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