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3 -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 완결편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외 지음, 김은령.김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서 우리가 일관되게 보여주고자 하는 간단한 진실이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 할 때 가장 사소한 변화가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17).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제때 내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해 세금을 제때 내도록 할 수 있을까요? 영국 국세청 공무원들에게도 심각한 문젯거리였다고 합니다. 수년 동안 세금을 늦게 내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고지서를 보내고 의사 전달을 위해 애써왔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설득의 과학을 바탕으로 기존 고지서에 한 문장을 더 했을 뿐인데 그 전해까지 57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던 납부율이 86퍼센트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31-32). 도대체 고지서에 어떤 문장을 더했기에 작은 변화만으로도 이처럼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요?


설득의 과학을 바탕으로 시도한 작은 변화는 이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고지서를 받는 시민들에게 제때 세금을 낸 사람들의 숫자를 정직하게 알려주었을 뿐이다"(32). 행동과학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의 행동은 상당 부분 주위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특히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책은 <설득의 심리학> 3부작의 완결편입니다. <설득의 심리학> 첫 번째 책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윈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설득의 심리학이 밝히는 설득의 보편적인 여섯 가지 원칙은 "상호성, 권위, 호감, 희귀성, 일관성, 사회적 증거"입니다. 그중에서 세금을 제때 내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이끌어낸 원리는 "사회적 증거"입니다. 사회적 증거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타인의 행동을 살피는 심리를 말합니다.


이 책의 원 제목은 <스몰 빅>입니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이처럼 작고 사소한 변화이지만 커다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행동과학적 설득의 원리는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저자는 이런 종류의 변화를 "스몰 빅"(small BIC)이라고 부릅니다(19-20). 




설득의 기술이 아닌, 설득의 과학을 배우다!



국내에서만 150만 부, 전 세계적으로 1,300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설득의 심리학>이 이처럼 30년이라는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특정 개인의 기술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 심리에 기반을 둔 과학"의 원리라는 데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에 소개된 사례들은 과학적으로 분석되고 검증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차별적입니다. 그만큼 신뢰할 만하며 보편적으로 적용가능하다는 것이 <설득의 심리학>이 가진 큰 힘입니다. 


"이 책은 독자들이 별다른 비용 필요 없이 상당한 효과를 내고 투자자본수익률 측면에서 효율적인 설득을 도와주는 52가지 작은 변화를 소개하고 있다"(5). 

이번 완결편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작고 사소한 변화가 얼마나 대단한 효과를 만들어내는가" 하는 점입니다.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스몰 빅"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작고 사소한' 무언가를 통해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설득의 원리를 소개합니다. 예를 들면,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도는 스몰 빅,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스몰 빅, 헤리케인에 이름을 붙일 때 기부를 더 이끌어낼 수 있는 스몰 빅, 고객을 매혹시키는 스몰 빅, 옷 입기에서의 스몰 빅,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하고 격려하는 스몰 빅, 장소의 변화로 협상 결과를 바꾸는 스몰 빅, 순서를 바꿔 주문량을 늘리는 스몰 빅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내가 가장 변화시키고 싶은 것은 '너'이지만, 내가 절대로 변화시킬 수 없는 것도 "너'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힘들다는 말일 것입니다. 처음엔 말로 시도해보고, 말이 안 통하면 화도 내보고, 그러다 안 되면 협박도 해보고, 최후에는 완력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설득의 심리학>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강하게 주장을 펼치는가 혹은 지배력을 행사하는 정보를 얼마나 많이 제공하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그저 변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서는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느 데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 맥락, 다시 말해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도록 이끄는 것은 현상 그대로의 정보가 아니라, 이 정보가 전해지고 제시되는 매락이라고 말합니다.


<설득의 심리학>은 "다른 사람들이 이미 바람직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대중에게 알려주는 것"(사회적 증거)만으로도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 부서는 마감 날짜 안에 원고를 끝내야 하는데, <설득의 심리학>에서 배운 원리를 적용한다면 마감 날짜까지 일을 끝내지 못한 사람들의 명단을 공고하는 것보다, 마감 날짜 안에 일을 다 끝낸 사람들의 명단을 공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사례로 보여준 삼성의 핸드폰 광고도 재밌습니다. 삼성이 경쟁 상대인 애플에 맞서 만든 텔레비전 광고가 바로 이 설득의 심리학을 기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10대의 애플 사용자들이 신형 아이폰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중 한 명이 자신은 최근 삼성 핸드폰을 샀고 줄을 서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자리를 맡아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조금 뒤 우리는 이 10대 소년이 누구를 대신해 줄을 서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10대들이 자신과 가장 동일시하기 싫어하는 사람, 바로 중년인 그들의 부모였다!"(48) 삼성의 핸드폰 광고가 이용한 인간 행동의 심리는 이것입니다. "자신이 속해 있거나 속하고 싶은 그룹의 특성에 부합하게 행동하는 방식으로 동기 유발이 되지만 동시에 자신이 속하고 싶지 않은 그룹의 일상적인 행동을 피하도록 동기 유발이 쓰이기도 한다"(46)는 것입니다. <설득의 심리학>은 이런 행동과학을 바탕으로 "불건전한 식사 습관, 쓰레기 무단 투기, 지각 같은 특정 행동을 줄이고자 할 때에는 이런 행동을 바람직하지 않은 정체성과 연결시키도록 고려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런데 행동 과학에는 늘 윤리적인 문제가 따라붙습니다.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악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우려이기는 하지만) 저는 적어도 내가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심리와 행동 과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그만큼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서슴치 않는 무서운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설득의 심리학>은 효율적인 설득을 도와주는 52가지 작은 변화를 소개하면서도 윤리적 적용까지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모 자녀간이든, 상사와 부하간이든, 사업상이든, 정책결정자이든, 설득의 문제에 부딪혀 있다면 중요한 인사이트를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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