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 TOP10 시리즈
앨리스 리 지음 / 홍익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호주, 영원히 정착하고 싶어지는 땅?



"함흥차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왕위를 물려주고 함흥으로 가버린 뒤, 태종이 아버지의 노여움을 풀고자 함흥으로 여러 번 사신을 보냈으나, 이성계가 그 사신들을 죽이거나 잡아 가두고 보내지 않아 한 번 가면 깜깜소식이라는 고사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우리는 심부름을 간 사람이 소식이 없을 때, "함층차사"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호주" 하면 가장 먼저 "함흥차사"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제게 호주는 한 번 가면 안 오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어학연수를 위해 갔건, 여행을 갔건, 일 때문에 갔건 한 번 호주로 떠난 지인들 대부분이 돌아오지 않고 호주로 아예 삶의 거처를 옮겨버렸습니다. 여행을 간 후배 여러 명, 워킹홀리데이비자로 1년 정도 일도 하고 외국생활도 익히겠다고 했던 사촌 동생과 교회 청년 여러 명, 호주로 출장을 갔던 또 다른 사촌 동생이 모두 호주에 정착해있습니다. 딸의 출산을 돕기 위해 호주에 다녀오신 고모도 이번 참에 이민을 갈까 하십니다. 호주는 그런 곳인가 봅니다. 영원히 정착하고 싶어지는 땅말입니다. 


제 동생 둘도 호주에서 2년 정도 살다 왔고, 거기서 만난 친구는 호주에서 10년을 살았는데, 이 친구들의 호주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지상에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어집니다. 호주가 좋은 이유를 물어보면, 첫째는 아름답다는 것이고, 둘째로 꼽는 것은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제 동생은 호주에서 돌아와 대한민국 땅에 들어선 순간 잊고 있었던 걱정근심들이 가득 차오르더랍니다. 호주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살았는지 새삼 깨달아졌고요. 오자마자 이민 가겠다는 걸 부모님이 겨우 겨우 말렸습니다. 이런 동생들의 반응 덕분인지, 언제나 제 수첩에는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곳으로 호주가 매년 기록되고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 10



"시드니는 모든 좋은 날의 시작이 가능한 곳이다" 


이 책도 역시 호주의 매력에 푹 빠져 호주로 거주를 옮긴, 오늘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만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호주 곳곳을 누비는" 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여행 가이드북이라기보다 12년을 호주에서 살며 직접 경험하고 느낀 '리얼한 호주'의 매력을 담아냈습니다. 생의 가장 절박한 순간에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자 끊었던 시드니행 티켓이 그녀의 운명이 되었고, 오랜 시간 시달려온 고열과 고열 같은 삶이 "늘 새로운 인연으로 북적이고", "따뜻하게 때로는 격하게 그 모든 인연들"을 반기는 시드니에서 그녀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니 왜 지인들이 호주에만 가면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지도는 가방 안에 넣어두고 천천히 걷기로 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 10>은 총 10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리얼한 호주의 매력을 소개하는데, 하나의 꼭지마다 제목 + 감상 + 정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내게 주는 가장 멋진 선물, 멜버른"은 제목만 읽어도 설레이고, 멜버른에 있는 '레인웨이'라는 길이 영화 <해리 포터>에 나오는 마법사들의 쇼핑 거리, '다이애건 앨리'와 꼭 닮았다는 이야기는 가보지도 않은 멜버른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줍니다. 또 이곳을 여행할 때는 이색적인 장소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에 무료 워킹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과 함께 무료 워킹투어에 관한 대략정보도 알려줍니다.


이 책은 마치 친구가 보내온 편지인듯, 우연히 손에 넣은 누군가의 일기장인듯 그렇게 읽힙니다. 호주 여행에 관한 책이면서, 또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만일 호주를 여행하게 된다면 지도는 가방 안에 넣어두고 천천히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도를 보느라, 목표지를 향해 가느라, 진짜 만나야 할 호주를 놓쳐버릴 것만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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