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기시미 이치로는 '심리학의 전성시대'에 만연해 있는 프로이트식 '원인론'을 아들러식 '목적론'으로 설득력 있게 뒤집는다"(5).

프로이트의 심리학만 알고 아들러의 심리학을 모른다면 반쪽짜리 심리학이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와 대척점에 선 심리학자로, 프로이트식 원인론, 트라우마 등을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그러나 프로이트와 반대 의견을 가졌다고 해서 프로이트가 옳으냐, 아들러가 옳으냐 식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둘이 좋은 짝을 이룬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들러의 심리학에 기울어져 있긴 하지만 프로이트의 심리학이 가진 설명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아들러의 심리학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 이유는 인간은 변할 수 있다는 믿음, 과거의 영향이 아니라 목적에 의해 움직여진다는 주장, ​우리는 트라우마에 의해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신의 결정이라는 통찰, 그가 지향하는 공동체 감각 등이 저의 인생철학과 통하기 때문입니다.

 

<미움받을 용기>는 알려지지 않은 심리학의 제3의 거장인 아들러 심리학을 이해하기 쉽게 대화식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한 청년과 철학자가 만나 자유와 행복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대화를 통해 답을 찾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미움받을 용기>를 대화식으로 구성한 것은, 아들러가 저술활동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빈의 카페에서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작은 토론모임에서 의견 나누기를 즐기던 인물"(49)이었다는 것에도 착안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단적으로 말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일세(186).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어"(187).

 

종이만 보면 찢는 버릇을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고쳐보려 했는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어릴 때 종이로 맞았느냐, 종이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느냐를 물으며 어릴 때의 기억을 꺼집어 내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어릴 때의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도 종이 찢는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을 만나 단 한마디를 들었을 뿐인데 그의 종이 찢는 버릇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사람의 한마디는 이것이었습니다. "찢지 마!"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만든 사람이 아들러의 심리학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심리학 관련 자격증도 하나 가지고 있지만, 저는 심리학을 버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이 가진 설명력의 힘은 어느 정도 긍정하는데 치유력은 글쎄 하는 의구심이 더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심리상담 중독에 빠진 사람도 여럿 보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저에게 어떤 통쾌함을 선사합니다. 미움받을 용기는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함을 선사하고, 과제의 분리는 타인을 평가하는 나의 잣대를 버림으로 자유함을 선사합니다. 공동체 감각을 지향하는 그의 이론이 다소 이상적이고 종교적이며 철학적인 면이 강하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저는 문제를 극복하고 변하고자 하는 목적이 뚜렷한 그의 심리학에 끌립니다.

 

<미움받을 용기>는 아주 쉽게 쓰여진 책입니다. 재밌게 읽으면서 아들러의 심리학의 핵심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번역도 매끄럽습니다. 심리학 이론을 배운다기 보다 자신을 사랑할 수 없고 그래서 불행한 한 청년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 특히 프로이트의 이론에 뭔가 불만(?)이 느껴졌던 독자들, 또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인간관계를 잘 하고 싶은 독자들, 행복해지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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