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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캠핑 여행 - 아이와 함께 떠나는 새로운 제주 여행법
이지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평점 :

"아이와 함께 떠나는 새로운 제주 여행법"
캠핑하면 떠오르는 즐거운 추억 있으신가요? 전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추억이 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커다란 텐트와 코펠 세트를 가져 오시더니 "산에 가자" 한마디 하셨습니다.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시는 아버지 따라 어릴 때부터 산에 자주 다니기는 했지만, 산에서 야영을 하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짐을 어떻게 꾸렸는지도 모르겠고 온가족이 무작정 아버지를 따라 나섰습니다. 우리가 찾은 산은 집에서 가까운 관악산이었고, 며칠 쉬었다 올꺼라는 아버지 말씀에 진돗개도 데리고 산으로 갔습니다. 지금처럼 좋은 장비였던 것은 아니지만, 계곡 옆에 텐트 하나 쳐놓고 물놀이도 하고, 책도 읽고, 수박도 먹으며 그렇게 한가롭게 보내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또 계곡에 수영하러 온 또래들과 친구가 되기도 했는데, 수영복을 갈아입으라고 우리 텐트를 내주기도 했고, 함께 진돗개가 귀엽다며 한참을 머물렀다 가시는 등산객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2박 3일이나 3박 4일 정도 생각하고 간 것 같은데, 우린 일주일을 꼬박 산에서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산으로 출퇴근을 하시고, 오시는 길에 필요한 먹거리를 사다 나르면서요. 산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일주일만에 집에 오니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느낌이 들었고, 어린 마음에도 다시 시작된 일상이 오히려 어색해서 어리둥절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날의 엄마만큼 어린 딸이 나이를 먹었고 엄마는 올해로 칠순을 맞으셨는데, 딸이 여행을 가지고 하면 피곤하고 귀찮으셔도 언제나 앞장 서서 집을 나서십니다. 나중에 딸이 엄마를 추억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주고 싶으시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엄마, 아빠에게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힘들고 어려웠던 때도 있었지만, 특별하진 않아도 떠올릴 수 있는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주셨기 때문입니다. 이것보다 더 위대한 유산은 없겠지요? ^^
"아이와 함께 떠나는 새로운 여행법"이란 부제가 달린 <제주 캠핑 여행>은 자녀와 함께 색다른 경험과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여행법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제주도를 처음 가본 것이 불과 몇 년 전인데, 그 사이에 몇 번을 더 다녀왔습니다. 한 본 영화 두 번 보지 않고, 한 번 읽은 책 두 번 읽는 일이 별로 없는 성격인데, 제주도는 바쁜 와중에도 몇 번을 다시 갔는지 모릅니다. 가면 갈수록 더 가고 싶어지는 곳, 제주도! 그렇게 제주도를 자주 찾는 분들이라면 이번엔 <제주 캠핑 여행>은 어떨까요? 사실 처음에 제주도를 찾으면 유명 관광지만 돌아다니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니까요. 그래서 제주 캠핑 여행은 제주도에 어느 정도 익숙한(?) 여행자들에게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주도는 캠핑 여행의 천국이다"
<제주 캠핑 여행>은 캠핑을 처음 떠나는 초보자들도 도전해볼 수 있도록 캠핑에 필요한 정보를 친절하게 담아낸 가이드북입니다. 계획부터 준비까지, 캠핑 시작부터 마침까지 필요한 정보가 모두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행하기 좋은 시기부터 여행 테마, 캠핑장 선택 팁, 안전과 편리함을 고려한 여행 코스, 예산과 예약까지, 짐을 꾸려서 제주도에 도착하기까지 알아야 할 것, 챙겨야 할 것을 꼼꼼하게 일러줍니다.

<제주도 캠핑 여행>은 지역별로 다양한 캠핑장을 소개합니다. 이용시간이나 요금, 테마, 시설, 주변 시설까지 캠핑장의 특색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 원하는 조건의 캠핑장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주변 관광지와 동선을 고려한 추천 코스까지 수록되어 있어 선택에 따라 한 곳에서 며칠을 야영할 수도 있고, 캠핑장을 옮겨 다니는 여행도 계획할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제주 캠핑 여행에 도전한다면 저는 제일 먼저 "교래자연휴양림 야영장"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제주도에 살다 오신 분에게 이곳은 야영을 하며 그 속에서 지내야 그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소개합니다. "진작부터 캠퍼들이 개장 시기를 기다리며 눈독을 들이던 곳으로, 제주 생태계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의 정기를 느끼며 청정 캠핑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다"(139).

이 책만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캠핑 놀이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경험이 묻어나는 놀이인데 부지런한 엄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제주에서 캠핑을 여행을 하며 놀이에 푹 빠져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이 아이들의 마음을 가득 채웠을 행복감이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이런 경험과 추억이 평생의 자산이 되리라 믿습니다. 조금 색다른 제주도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캠핑 여행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캠핑 여행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