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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15분 스케치연습장 : 실력기르기 編 ㅣ 신 15분 스케치연습장
야마다 마사오 지음, 우기홍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거리 풍경 등을 그릴 때에는 원근감을 주는 표현이 필요하다"
아기자기한 손그림으로 노트나 다이어리를 잘 꾸미는 친구를 보면 참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건전한(!) 취미를 좀 가져볼까 고심하다 제가 택한 것이 바로 일러스트 배우기입니다.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데,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형편이라 무엇을 배우고 싶어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러스트는 배우기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준비물도 필요없으며, 노트와 연필 한 자루만 있으면 어디서나 손쉽게 배울 수 있는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新 15분 스케치 연습장>은 '기초다지기'와 '실력기르기 편'이 있는데, 제가 본 책은 '실력기르기 편'입니다.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스케치 교재인데 특별히 풍경 등을 그릴 때 꼭 필요한 원근감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책입니다. '실력기르기 편'이라 이론이나 설명보다는 스케치를 직접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근감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초점"입니다. 초점이란, "한참 떨어진 곳에서 수평적인 요소가 한 곳에 모이는 점"(1)을 말합니다. <新 15분 스케치 연습장 : 실력기르기 편>은 초점이 한 개인 경우, 두 개, 세 개인 경우에 따라 어떻게 구도를 잡아야 하는지 가르쳐주는데, 연습할 스케치마다 그리는 순서를 표시해주어 직접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없어도 비교도 쉽게 따라 그리며 연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교재의 목표는 여행지에서도 채색까지 포함해 약 15분 만에 원하는 스케치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총 30회의 레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30일간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면 "그 자리에서 그리기 시작해서 채색까지 포함해 15분"이면 원하는 스케치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그런데 제 실력으로는 "레슨 10일째"부터 확 어려워지는 느낌이라 진도를 나간다는 생각보다 하나씩 마스터 한다는 목표로 천천히 배워보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일하다가도, tv를 보다가도 틈틈히 생각나는 대로 연습을 해보는 중입니다.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일 때문에 늘 팽팽하게 곤두서 있는 신경도 느슨하게 풀어주고, 특별한 고민이 없으면서도 무겁게 느껴지는 마음에 안식을 주기도 합니다. 또 놀이하듯 즐기면서도 손으로 무엇인가 의미 있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 어찌나 뿌듯한지, 그런 느낌이 들 때마다 정신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몇 년 전에, 갑자기 탈모를 앓은 적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스트레스가 많았나 싶어 치료받고 오는 길에 또르르 눈물이 굴러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어디에 출품할 것도 아니고, 실력을 쌓아 전문인이 될 것도 아니지만, 혼자 스케치 연습을 하고 있는 그 순간이 내게 주는 선물인 듯하여 더 열심을 내게 됩니다. 혼자하는 비밀스러운 놀이지만 참 즐겁습니다. 실력이 좀 더 쌓이면 스케치 여행이라도 혼자 다녀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