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리스천 The Christian - 세상이 기대하는 바로 그 사람
튤리안 차비진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겉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어떤 목표와 꿈이 우리를 움직이는지 솔직히 돌아보라"(252).
 
 
동네 주민들과 유흥을 위해 주변 상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교회 주차장을 가득 메우는 바람에 저녁 기도회 때 성도들의 차를 주차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생각다 못해 스티커를 제작했고, 그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는 차량은 교회 주차장 이용을 제안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분이 교회를 찾아와 항의를 하며 스티커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물었습니다. 행정적으로 말하면 교회에 교인으로 등록된 교인이어야 한다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자기도 등록을 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교회에 등록된 교인이 된다는 것을 무슨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쯤으로 생각한 모양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등록된 교인수는 많지만 진짜 크리스천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교회가 모범이 되지 못하고,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니러니하게도 세상이 교회를 비난하는 것은 교회가 교회이기 때문이 아니라,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다는 것 때문입니다. 지금 세상의 문제는 누가 크리스천이고, 누가 불신자인가가 아니라, 누가 참 크리스천이고, 누가 이름뿐인 크리스천인가입니다. 세상의 타락에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불신자가 아니라, 이름뿐인 크리스천입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것은 죄인 때문이 아니라 의인 10명이 없었기 때문이듯이, 세상은 이름뿐인 크리스천들 때문에 더 병들어가는 듯합니다. 천국을 보여주어야 하고, 무엇이 참 생명이고, 가치이며, 사랑인지 보여주어야 할 크리스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세상은 길을 찾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세상은 교회다운 교회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말과 행동에서 하나님 나라의 시민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교회가 절실하다. 이런 교회가 많아져야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왕국이 무너질 떄 어디에 몸을 의탁해야 할지를 깨달을 것이다"(134).
 
그런데 그 사람이 진짜 크리스천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겉으로 보여지는 삶의 모양은 세상 사람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동기, 목표, 기준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튤리안 차비진 목사님은 "어떤 목표와 꿈이 우리를 움직이는지 솔직히 돌아보라"고 일갈합니다. 크리스천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은 죄를 용서받았다, 이제 지옥에 가지 않는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크리스천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은 하나님은 누구신가, 지금 하나님이 하고 계신 일은 무엇인가,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큰 그림 속에서 찾아집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전적으로 '성경' 안에 있습니다.
 
<더 크리스천>은 창조, 타락, 구원, 회복이라는 성경의 큰 그림 속에서 크리스천이란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를 풀어냅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크리스천은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속한 시민이며, 이 세상을 회복하는 일에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라고 설명합니다.
 
튤리안 차비진 목사님은 여기서 굉장히 흥미로운 성경 해석을 시도합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 물리적인 세상, 즉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 신학적으로 의견이 갈립니다. 한편에서는 현재 세상과 새 세상 사이에 연속성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근거 구절 중에 하는 베드로후서 3장 7절 말씀입니다. 마지막 때에 하늘과 땅은 "타 버릴"(불사르다) 것이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튤리안 차비진 목사님은 이 구절이 "찾아지다"로 번역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91). "이 번역은 지구의 소멸이 아닌 일종의 정화를 함축한다"는 것입니다. 신학적 입장에 따라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해석이지만, 하나님의 목적은 이 세상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부정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차비진 목사님은 여기서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 즉 사명이 무엇인지 분명히 합니다.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 사이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도구로 섬길 소명을 받았다. 우리의 회복이 만물의 회복으로 확산되게 만들어야만 한다"(107). 한마디로 "회복" 이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회복의 사명은 영적인 측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교회의 사명은 영적인 동시에 물질적이며 개인적인 동시에 문화적이다"(111). 그리스도인은 인간 문화의 "모든 영역"을 하나님 말씀의 기준 위에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와 세상, 그리스도와 문화의 적절한 관계는 무엇인가?"(137)
 
 
<더 크리스천>은 이 세상을 회복할 사명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돌아보는 책입니다. 이 책의 주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세상에서 살되 세상에 속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치비진 목사님은 "세상을 위해서 세상을 거스르는 자"가 되라고 거듭 거듭 반복하며 강조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되고 나서 영적 순결을 보존하기 위해 세상의 악함으로 자신을 분리시키는 사람들(분리주의자)이 있고,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 '그들처럼'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차비진 목사님은 이에 대한 D. L. 무디의 멋진 비유를 소개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배의 자리는 바다 한가운데입니다. 혹시 바닷물이 배 안으로 들어올 때는 하나님이 도와주십니다"(138). 세상을 외면하는 것은 물 밖에 있는 배와 같고, 세상에 물들어가는 것은 물 속으로 가라앉는 배와 같다는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에 라는 기치 아래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방법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러 가지 전도 방법론을 제시하는 컨퍼런스가 성행합니다. 그러나 차비진 목사님은 세상과 접촉하겠다는 열의가 지나쳐 세상적인 스타일과 기준, 전략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150). 세상을 위해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방식은 철저히 거부하는, 다시 말해 세상을 거스르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독교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최대의 걸림돌은 육체적 위험이 아니라, 세상적인 패턴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적인 패턴은 영혼의 잠이다. 이 잠에 빠지면 세상의 지위와 쾌락, 안위가 매력적으로 보이고 성경의 진리는 뜬구름을 잡는 이야기처럼 보인다"(247).
 
너무 튀는 것을 두려워하고, 광신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또 쿨한 그리스도인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세상을 닮아가다 보면, 점점 더 세상에 필요 없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세상과 구별되어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분명한 사실을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세상에서 발을 빼지도 세상에 물이 들지도 말고 세상 속에서 저항 운동을 펼쳐야 한다. 세상과 접촉하면서 세상의 길과 충돌하는 것, 세상에 참여하되 세상에 흡수되지 않는 것, 세상을 버러지 않되 세상과의 불협화음을 유지하는 것, 바로 이것이 크리스천들의 숙명이다"(152).
 
그리스도인됨의 분명한 정체성은 하나님께 흠뻑 빠져드는 사랑 속에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튤리안 차비진 목사님은 복음의 완전한 은혜에 풍덩 빠진 사람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그의 책을 읽으면 복음이 주는 자유함과 충만한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목표, 걸어가야 할 방향,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분명하고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삶이 훨씬 단순해지고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진짜 그리스도인, 믿음의 거인이 되고 싶은 거룩한 열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차비진 목사님은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하는 목회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진가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더 크리스천>은 교인된 우리가 다시 들어야 할 복음이고, 부름입니다. 주의 권능의 날에 주의 백성이 거룩한 옷을 입고 주께 나아오리라는 말씀처럼, 이 책은 주의 거룩한 백성들을 불러 모으는 하나님의 나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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