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전2권 - 본책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드로잉 다이어리 <My Drawing Diary : The TREE>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처럼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마다 나무를 그려넣고는 했습니다. 싸인처럼 나무 밑에 이름을 적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런 느낌으로 친구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긴 논밭길에 아름드리 서있는 나무를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이상하게 그런 풍경을 보면 제일 먼저 그림이 그리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습니다. 미술 전공자도 아니고, 그림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말입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로 김충원 선생님께 "나무 그리기"를 배워야겠다 생각한 건, 좀 더 사실적이고 멋드러진 나무를 그려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딱히 어떤 나무라는 대상도 없이 습관적으로 그리는 나무말고,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그릴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김충원 선생님께 그림을 배우면 그분의 그림 철학까지 덤으로 배울 수 있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참 행복해집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나무를 그리다'는 그런 선생님의 철학이 두드러진 책이기도 합니다.

  

몇 권의 책으로 김충원 선생님께 드로잉을 배우며 확실히 알 게 된 사실 하나는 그림(드로잉)은 관찰이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가 자꾸만 궁금하고, 그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처럼, 그림도 그렇게 대상을 잘 관찰하면 관찰할수록 더 잘 그릴 수 있게 됩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를 보면 펜 하나로 가늘고 작은 선 하나로 얼마나 섬세하게 나무의 특징을 그려내는지 볼수록 감탄이 절로 터져나옵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는 나무를 그리는 "방법"보다 어쩌면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담고 있는 듯합니다. 위의 사진 속 바오밥나무는 예수님과 나이가 비슷한 2천 살 바오밥나무를 그린 것입니다(72). 김충원 선생님이 특별히 다양한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나무에 대해 잘 알아야 그 나무를 그릴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무를 그리는 일은 나무를 사랑하는 일이며, 나무와 친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나무를 그려 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도

이미 당신은 스스로를 힐링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겁니다"(113).

 

 

6월이 좋은 이유는 정말 다양한 색깔의 초록잎들이 세상에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성장하느라 숨을 헐떡이는 것이 보일 정도로 쑥쑥 크는 나무를 보고 있으면 봄의 화려함이나 가을의 풍성함이나 겨울의 쓸쓸함과는 달리, 나무 본연의 모습과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김충원 선생님은 '나무를 잘 그리는 한 가지 비결"을 살짝 알려줍니다. "그것은 나무 그리기를 마음을 수양하는 조용한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111).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를 보며,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존재하는지 새삼 놀라웠습니다. 그 나무들 하나 하나와 교감하듯 나무 그리기를 연습하고 싶습니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에는 다어리를 쓰며 나무 그리기를 연습할 수 있는 예쁜 '노트'를 제공합니다. "지우개가 없어도, 특별한 재주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마음 편하게" 나무 그리기를 즐겨 보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러나 저는 노트가 예뻐서 연습하는 하는 일이 망설여졌습니다. 일단은 이면지에 자유롭고 편안하게 맹연습을 해보고, 밖에 나가서도 당당하게 나무 그리기를 즐길 수 있을 때 이 노트를 들고 나서봐야겠습니다.

 

 

 

 

  

 

지금은 거의 흉내내기 수준이지만 그래도 본격적으로 나무 그리기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에 즐겁습니다. 여러 나무를 연습한 후에 '나만의 나무'를 하나 그려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어디서든 나무를 만나면 더 반가울 듯합니다. 교감하고 싶은 나무를 만나면 사진을 찍어와서 단순하게 그리기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일취월장 실력이 쑥쑥 늘지 않아도 그저 나무를 그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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