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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이펙트 - 탁월한 역량을 끌어내는 리더의 조건 ㅣ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 로이스 앨런 & 엘리스 포스터 지음, 변봉룡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천재인가? vs. 천재를 만드는 사람인가?
이 질문은 "혼자만 빛나는 사람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는 사람인가?"로 바꿔 말할 수 있겠습니다. 혼자만 빛나는 사람을 '스타'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는 사람은 '리더'라고 부릅니다.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서 스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팀원은 불행합니다. 자기가 돋보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작아져야 하니까요.
세계적인 록스타 보노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위대한 영국 수상 윌리엄 에워트 글래드스톤과 만나고 나면 세상에서 수상이 제일 똑똑한 사람인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그 라이벌 벤자민 디스레일리를 만나고 나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것 같다고 한다"(보노, 288).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벤자민 디스레일리'와 같은 사람입니다. 옆에 있으면 내가 똑똑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사람말입니다.
역량을 이끌어내는 리더(멀티플라이어 이펙트) vs. 재능을 죽이는 리더(디미니셔)
<멀티플라이어 이펙트>는 관찰과 사례를 통해 리더십의 변화가 (팀원의) 능력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어떤 리더 밑에서는 유능했지만, 다른 리더 밑에서는 능력의 일부밖에 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두 가지 리더십 유형을 구분해냈습니다. 하나는 '역량을 이끌어내는 리더"이고, 다른 하나는 '재능을 죽이는 리더'입니다. 이처럼 "주위 사람들의 능력을 더 크게 끌어내는 리더들을 멀티플라이어"라고 하고, "주의 사람들의 능력을 고갈시"키는 리더는 "디미니셔"라고 이름 붙였습니다(28).
<멀티플라이어 이펙트>를 읽으며 가장 격하게 공감했던 부분은 디미니셔 유형 리더의 특징이었습니다. 부서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읽어주었더니 모두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모두의 마음에 딱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욕을 떨어뜨리는 리더의 유형'(55-66) 첫째는, "아이디어맨"입니다. 팀원들이 하나를 실행에 옮기자마자 다른 아이디어들이 튀어나오는 리더입니다. 너무 많은 아이디어들이 주의를 분산시키고 결국 진전이 없게 만듭니다. 두 번째 유행은 "마이크를 놓지 않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넘치는 에너지를 다른 사람에게 불 붙게 하기 위해 마이크를 들고 끊임없이 말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리더를 만나면 사람들은 질식하거나 귀를 막아버린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런 리더에게 경고하기를 에너지는 절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유형은 "구조자"입니다. 돕고자 하는 선한 의도가 잘못하면 너무 심한 간섭이 되어 사람들을 성가시게 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유형은 "페이스메이커"입니다. 팀원들이 더 빨리 달리게 하기 위해 끌어주려고 하지만 앞서 나가는 리더를 보면 아예 달리는 것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다섯 번째는 "즉답 리더"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방안을 미처 생각해보기도 전에 홀로 결정해버리는 사람입니다. 마지막은 "낙관주의자"입니다. 낙관적인 것도 좋지만 모든 "어렵지 않잖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리더는 '팀이 애쓰는 것, 분투하면서 배우고 일하는 수고를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비치게" 된다고 합니다.
요즘 심각하게 사직을 고민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가 이 모든 유형을 한 몸에 지닌 그분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을 많이 하는 것과 도전적인 일을 많이 하는 것은 다르다"는 한마디가 저를 울게 했습니다.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도전적이지 못한 일에 끊임없이 소모되고 있는 하루하루가 정말 견디기 힘들어서 말입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디미니셔가 될 수 있다.
리더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가 넘치고(아이디어맨), 넘치는 열정의 불꽃을 불러 일으키려 하고(마이크를 놓지 않는 사람), 도와주려고 하고(구조자), 앞서 나가며(페스 메이커), 문제는 즉시즉시 해결하려고 하고(즉답 리더),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낙관주의자) 일하는 자신이 사실은 팀원의 재능을 죽이는 리더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테니 말입니다.
디미니셔의 키워드는 "사용한다(재능), 질책한다, 결정해준다, 통제한다'입니다. 이에 반해 멀티플라이어의 키워드는 "발달시킨다(재능을), 왜 실수했는지 살펴본다, 스스로 정하도록 도전시킨다, 스스로 결정하도록 상담한다, 지원한다"입니다. 내가 멀리플라이어 키워드보다 부정적인 디미니셔에 주목하는 이유는 멀리플라이어 키워드는 읽어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지만 정작 실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함정이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디미니셔의 키워드는 내가 혹시 그런 실수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 더 구체적인 반성을 하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중간 리더로서 저 스스로도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역량을 이끌어내는 "재능자석"이 되자
<멀티플라이어 이펙트>는 이 연구의 초점을 '교육계'에 맞추었습니다. 교유계야 말로 "익어서 거둘 때를 기다리는 많은 인재를 알아보는 리더가 필요"(47)하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나 히딩크는 리더 한 사람에 따라 그 조직의 역량과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모델이기도 합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원석이지만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보석을 발견하여 꺼내어줄 수 있는 리더(선생)를 만나는 것보다 더 행복하고 간절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재능이 아니라, 각 사람 안에 숨겨진 재능을 끌어내어줄 '리더' 그 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스타가 아니라 리더가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타를 꿈꾸기보다 리더를 꿈꾸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이 책은 '멀티플라이어'가 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스스로 실험을 해볼 수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누군가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끌어내주어야 할 '교육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모든 리더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리더(멀티플라이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생에 한 번은 이런 리더를 만나기를 간절히 꿈꾸었었는데, 이제는 제 스스로 그런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