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 피터 -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
호아킴 데 포사다.데이비드 S. 림 지음, 최승언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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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5).

 

"키만 작은 게 아니라 세상에서 피터가 차지하는 공간도 한없이 작았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피터는 언제나 혼자였다. 스콜버스에서도, 쉬는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이상한 피터', '콰지모도'는 늘 외톨이였다"(28).

이것 때문에 내 인생은 틀렸다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독한 가난, 장애,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폭력과 학대, 이런 것들에 인생이 삼켜지면 꿈과 희망은 사치에 불과하고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밖에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난쟁이 피터'도 그랬습니다. 가난한 집에,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이고, 못생긴 데다 키까지 작은 피터는 자신이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모든 희망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넘치는 분노가 채우고 있었"(25)습니다. 분노조절장애까지 앓게 된 피터는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 걸었습니다. 세상이 온통 그에게 거부감을 내뿜는 것만 같았습니다. 피터는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바닥을 기어야 내 삶에도 반전이라는 게 찾아올까?"(72)

그러나 불행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피터에게 유일한 안식처였던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 알코올 중독과 학대로 격리조치된 아버지, 하루아침에 고아 신세가 된 피터는 학교까지 그만두고 결국 노숙자가 되어 거리를 떠돌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어디론가 바쁘게 걸어가는 아침, 출근길 인파에 이리저리 떠밀리는 피터는 갈 곳이 없습니다. "그 군중 속에서 피터는 이방인일 뿐이었다. 그에게는 목적지가 없었다. 걸어야 할 어떤 목적도 없었다"(97).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한없이 춥고 어두운 피터의 작은 세계에 작은 불빛이 하나 켜진 것은"(31).

"날카로운 가시로 둘러친 그의 높고 단단한 울타리를" 훌쩍 넘어 들어온 사람은 피터가 도서관을 들락거릴 때마다 마주쳤던 사서 선생님 "크리스틴 데이비스"였습니다(32). 피터는 알지 못했습니다. 자신처럼 작은 키를 가졌으면서도 선생님이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유를. 그 선생님과의 만남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행복은 그 구체적인 목적을 실천하는 데서 온다. 그 실천이란 다른 사람의 삶을 사랑하고, 그들이 행복해지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행위를 뜻한다"(143).

<난쟁이 피터>는 "불행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내던져진 피터가 어떻게 자신만의 행복을 찾게 되었는지 그 여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택시 운전을 하며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며 살았던 피터가 어떻게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며, 그 역전의 힘을 가르쳐주고자 하는 책입니다.

 

피터는 자신의 불행을 극복하고 보상할 수 있는 길은 돈을 많이 버는 길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 그것만이 그의 유일한 목표였고, 살아가는 이유의 전부였습니다. 그런 피터를 바꿔놓은 것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는 피터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참 지지리 복도 없다고 생각되었던 피터였지만, 그에게 손내미는 사람들로 인해 피터는 그 불행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피터를 도운 사람들은 모두 "피터를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 '행복한 사람'들을 통해 피터가 배운 것은 "누군가를 행복해지도록 돕는 행복"이었습니다. 피터는 그들을 통해 행복이란 많은 것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사는 사랑에 있다는 것을 알아갔습니다. 그러자 그에게도 인생의 목적이 생겼고, 그 목적이 피터를 이끌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바꾼 것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목적의 힘'이었습니다. 그 힘은 나(ME)를 뒤집어 우리(WE)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245).

 

<난쟁이 피터>가 전하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어디에 목적을 두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109)는 것입니다. 단,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인생의 목표와 목적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 피터 씨는 작은 목표만 있지 인생 전체를 이끌어가는 목적이 없는 듯해요. 목표와 목적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래서 내가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높은 차원의 구체적인 목적을 추구하면서 살라고 썼던 것입니다. 삶의 빈 공간을 꽉채울 수 있는 것, 인생의 의미를 풍족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한 목적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살아가는 길뿐입니다. 추상적으로 들리겠지만 사랑, 정의, 평화 같은 차원이 높은 것들 말이죠. 나만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삶은 늘 공허하지만, 진정한 인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삶은 늘 기쁨으로 충만합니다"(169).

 <난쟁이 피터>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혹시 지금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면,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텅 빈 것 같은 공허에 시달린다면, 자신의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한 번 돌아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사는 것이라고 일러줍니다.

 

인생을 이끌어가는 목적의 힘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자기도 행복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에 진정으로 설득 당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의문을 가져봅니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고 자기 수고와 희생을 감수하는 삶을 살기엔, 우린 이미 경쟁이라는 구도에 깊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피터는 모든 것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이 더 쉽지 않았을까요.

 

<난쟁이 피터>는 재밌게 잘 읽히는 책입니다. 철학을 담은 에세이이면서, 착한 동화처럼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전작 <바보 빅터>에 왜 그렇게 많은 독자들이 열광했는지 알듯합니다. 행복은 행복을 부릅니다. 이 책의 메시지가 잠시 마음을 데워주는 착한 동화로 남지 않고, 다 끝났다고, 소용 없는 일이라고, 변화되긴 늦었다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마음을 뚫고 뿌리를 내리는 행복의 씨앗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난쟁이 피터>를 읽으며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구나" 깨닫는다면, 그 작은 파장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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