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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 - 두근두근 코바늘 레슨 ㅣ 두근두근 코바늘 레슨
주부의벗사 지음, 김수정 옮김, 송영예 감수 / 참돌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두근두근 코바늘 레슨
처음 코바늘을 누구에게서 배웠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학교 수업 때문이었는지 고모에게서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 고모의 무릎엔 늘 털실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아들만 둘이었던 고모는 저를 볼 때마다 이런 저런 모양으로 제 긴 머리를 따주셨고, 또 털실로 머리띠, 목도리, 조끼, 장갑, 망토 등을 세트로 떠서 입혀주는 걸 좋아하셨습니다. 그런 고모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어깨 너머로 배우고, 또 직접 떠보기도 하면서 뜨개질을 익혔습니다.
그런데 이런 추억도 벌써 옛 일이 되어 버렸고, 뜨개질은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내몰린 경쟁 속에서 한참을 치열하게 살다 정신을 차려보니 건조한 일상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재미 없게 살았나 하는 회의에 몸살을 앓기도 하고, 즐겁게 사는 법을 내가 모르는구나 하는 아픈 깨달음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손뜨개입니다.
<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은 제목 그대로 '초보'를 위한 코바늘 레슨 책입니다. 초보 니터를 위해 비교적 손쉽게 뜰 수 있는 '작은 모티브' 뜨기를 소개합니다. 모티브는 몇 단만 뜨면 완성이 되고 이를 반복하는 작업이라 초보들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으며 또 예쁜 모티브가 뚝닥뚝닥 완성되는 재미가 코바늘 뜨기에 푹 빠져들게 합니다.
<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은 사각 모티브, 원형 모티브, 삼각형 · 육각형 모티브로 나누어 다양한 모티브 패턴을 소개합니다. 몇 가지 모티브 뜨기에 모티브를 연결하는 법만 배우면 초보들도 아주 멋진 아이템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모티브를 연결하여 다양하고 멋진 모양의 무릎 담요, 숄, 가방, 머플러, 큐션, 매트, 마카레트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은 다양한 모양의 모티브는 물론 과감한 배색으로 작품의 멋을 한 층 더했습니다. 한 두 가지의 뜨게 기술만으로 뜰 수 있는 모티브도 배색을 사용하면 화사하고 리듬감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완성됩니다. 대조색을 쓰는지, 같은 계열의 색을 쓰는지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유럽 스타일처럼 배색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대채로 따뜻하고 포근한 배색이 화사한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이 "완전 초보"들에게는 좀 어렵지 않나 하는 점입니다. 일단 도안이 너무 복잡해보입니다. 누군가가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완전 초보 니터들은 시작해 볼 엄두가 나지 않을 듯합니다. 저도 굴러다니는 실을 들고 모티브 하나에 도전을 해보았는데 도안 기호를 인식하는 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는 다행히 초보들을 위한 기본 테크닉을 QR 코드를 통해 동영상으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QR 코드로 동영상 접속이 어려우신 분들은 유투브에 검색을 하면 초보들을 위한 동영상 강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독학으로 손뜨개를 배우시려는 분들은 동영상 강의를 듣고 책을 이용하면 훨씬 쉽게 손뜨개 세상에 입문할 수 있을 듯합니다.
나이가 드니 가치 있는 일에 대한 관점이 변합니다. 내 손으로 수고하여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쑥쑥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