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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별자리 이야기 ㅣ 어린이 고전 첫발 1
재클린 미튼 지음, 원지인 옮김, 크리스티나 발릿 그림 / 조선북스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스 신화 속 별자리 이야기
아빠에게 처음 별자리를 배웠습니다. 자수성가하신 아버지는 옥상이 있는 집을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옥상에 큰 평상을 하나 두셨습니다. 우리는 소풍을 나온 듯 그곳에서 놀았습니다. 밤이면 평상에 누워 별님을 올려다 보기도 했습니다. 그때 아빠에게 처음 배운 별자리가 바로 '작은 곰 자리', 북두칠성입니다. 아빠는 그것이 국자 모양이라고 하셨습니다. 국자 손잡이 끝에 가장 빛나는 별이 '북극성'인 것도 배웠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들어가면서 북두칠성과 마주보고 있는 W 모양의 별자리가 카시오페이아라는 것을 배웠고, 그렇게 하나둘 더 많은 별자리를 알아갔습니다.
밤하늘은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별자리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는 소행성 B612에 정말로 어린 왕자가 장미꽃을 키우며 살고 있을 거라고 믿었고, 어른이 된 뒤에도 '별에서 온 그대'(도민준) 때문에 밤하늘을 보며 다시 설레이기도 합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처음 아름다운 이야기를 상상한 인물은 누구일까요? 별을 보며 아름다운 선율을 그려내듯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려낸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하나의 별자리에도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제각각이니 말입니다. 어렸을 때, '전설의 고향'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밤하늘의 일곱 별이 된 일곱 형제의 이야기(북두칠성)를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 속 별자리 이야기>는 '작은 곰 자리'에 얽힌 또다른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세상엔 별자리에 관한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 책은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별자리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그리스 신화도 읽으며 별자리도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 별자리 이야기>는 "황도 12궁을 포함한 밤하늘 주요 별자리에 얽힌 그리스 신화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머리말 中에서). 태양이 지나는 길을 '황도'라고 부르는데, 이 황도 12궁은 태양이 지나는 길에 있는 별자리를 말합니다.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등이 그것입니다. 이 12 별자리리와 함께 봄, 여름, 가을, 겨울철 별로 관찰할 수 있는 주요 별자리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그리스 신화를 처음 접했을 때는 너무 많은 신들의 (어려운) 이름과 (막장 드라마보다 더 심하게) 얽히고 섥히는 이야기가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복잡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차츰 미술품이나 문학 작품 속에서 하나 하나의 신화를 따로 알아가며 복잡한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별자리"도 그리스 신화를 알아가는 좋은 매개체였습니다.
별자리 모양도 배우고 이야기도 듣지만, 밤하늘의 흩어진 별들 속에서 별자리를 찾고 그 별자리를 품고 있는 숨겨진 그림을 찾아내는 일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예를 들면, 처녀자리를 찾아내고 그 별자리에서 처녀 그림을 연상하는 일말입니다. <그리스 신화 속 별자리 이야기>는 맨 뒷장에 별모양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책 속에 별자리 이야기와 함께 큰 별자리 그림이 나오는데, 그 그림 위에 (표시된 곳에) 붙이는 스티커입니다. 별모양의 스티커를 붙이는 재미도 있고, 스티커를 붙이며 별자리 모양도 익히고, 그 중에 가장 빛나는 별이 무엇인지도 익힐 수 있는 학습 효과가 있습니다. 정말 탁월한 아이디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스 신화 속 별자리 이야기> 덕분에 앞으로 밤하늘을 더 자주 올려다 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