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고전 콘서트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꿈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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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최근까지도 몇백 년 몇천 년 전의 고전에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걸까요? 그때와 지금은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큰 차이가 있을 텐데요"(강신주, 352)

 

"사교육 1번지 강남에서 요즘 입시 대리모"가 인기라는 뉴스를 접하고 경악했습니다. 자녀를 소위 '일류대학'에 보낸 엄마들이 수백, 수천 만 원의 보수를 받고 다른 집 자녀(물론 돈 입는 집의 자녀겠지요)를 맡아 일류대 보내기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일종의 '알바'라고 합니다. 이게 정말 자녀를 살리는 교육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얼마 전, 자녀 교육 때문에 고민을 하는 친구와 '존 스튜어트 밀 식 독서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고전 읽기를 통해 아이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독서법이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와 고전 읽기를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친구는 처음으로 자녀와 '삶과 죽음'을 주제로 대화를 해보았다고 했습니다. 오빠가 폐암말기 판정을 받은 친구에게는 그것은 더 없이 의미있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가 자라서 이 시간들을 의미 있게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고전 콘서트>는 숭실대학교 주최, EBS 공동 기획으로 마련된 "청소년 고전 읽기 강연"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고전 읽기라고 하면 반드시 따라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입니다. 흔히 고전은 시간을 견뎌온 책이라고 말합니다. 고전이 가진 힘이 바로 그것입니다. 많은 세대가 지나고, 사회적, 문화적으로 환경도 다르지만, 그 가치는 다르지 않다는 보편성말입니다.

 

 

"고전을 읽을 때는 마치 교과서처럼 그 내용이 진리인 양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을 잘 아느냐, 얼마나 외우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질문을 잘 던지느냐'입니다. '과연 그럴까?' 하고 질문해 보는 거죠"(주경철, 74)

 

<고전 콘서트>에는 총 일곱 개의 강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태수 교수님의 <국가>(플라톤), 주경철 교수님의 <유토피아>(토마스 모어), 김경희 교수님의 <군주론>(니콜로 마키아벨리), 서병훈 교수님의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이재룡 교수님의 <구토>(장 폴 사르트르), 곽신환 교수님의 <논어>(공자), 철학자 강신주의 <장자>(장자)가 그것입니다. 장차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꿈나무을 대상으로 한 고전 읽기라 그런지 지도자론이나 통치이념 등을 다룬 고전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르트르의 <구토> 강의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독특해보입니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이라는 부제가 달린 <고전 콘서트>는 고전 읽기를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동시에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책입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무엇을 읽어낼 것인지, 어떤 질문을 던저야 하는지 등을 가르쳐줍니다. '십대를 위한' 책이지만 고전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고 강의였습니다. 몇 번이나 손에 들었지만 포기하고 말았던 고전이었지만, 이제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길을 찾은 듯합니다. 특히 <군주론>과 <장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해석되어진 것과 정반대의 주장을 담고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모든 고전은 여러분에게 제도나 체제에 연연하지 말고 자유로워지라고 가르칩니다. 고전의 파괴력은 여기 있습니다"(강신주, 343).

 

일곱 개의 강의가 모두 유익했고, 재미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주경철 교수님의 <유토피아>와 강신주 철학자의 <장자>입니다. 단순히 고전 읽기에서 그치지 않고 삶에 대해, 행복에 대해, 자유에 대해, 그리고 나에게 대해 중요한 질문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강의를 들은 학생들도 아마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을 것입니다. 입시 대리모로 활동하는 분들이나, 입시 대리모를 사는 분들은 자녀에게 이 책을 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정말 나(자녀)를 위한 사랑이고 희생인가 자녀들이 의문을 갖게 될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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