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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뜨개 패턴 500 - 내 맘대로 골라 뜨는
고세 지에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따뜻함을 선물하세요.
"세이브더칠드런"(전 세계 120여 개 국가에서 아동 권리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 구호개발 NGO)에서 하는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신생아 모자는 저체온이나 감기, 폐렴 등으로 사명하는 신생아들을 살리기 위한 것입니다. "신생아를 안고 털모자와 포대기로 감싼 후, 아기를 안고 있으면 아기는 따뜻한 체온과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에 맞추어 호흡을 하며, 마치 인큐베이터에 있는 듯 생명의 힘을 키워간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시간도 여의치 않고, 뜨개질 실력도 자신이 없어 계속 미루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계속 미루다 드디어 이번 겨울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할수록 욕심이 납니다. 처음엔 작품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마음을 담은 정성이 중요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이왕 뜨는 것 예쁘게 만들어서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문제는 '무늬'를 넣는 일인데 기본 꽈배기 정도밖에 해본 적이 없어 기본적인 뜨개 기술을 알아도 모양 넣기를 시도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때에 제 눈에 번쩍 뜨인 책이 바로 <(내 맘대로 골라 뜨는) 손뜨개 패턴 500>입니다.
"뜨개바탕의 무늬는 중요한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내 맘대로 골라 뜨는) 손뜨개 패턴 500>은 손뜨개 중급자들을 위한 손뜨개 패턴북입니다. 손뜨개는 "뜨개바탕 무늬가 중요한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그러므로 손뜨개를 하며 다양한 디자인으로 멋을 내고 싶다면 패턴을 익히는 일이 필수입니다. <(내 맘대로 골라 뜨는) 손뜨개 패턴 500>은 겉뜨기와 안뜨기, 교차뜨기, 비침무늬뜨기, 코바늘뜨기, 끌어올려뜨기와 걸러뜨기, 테두리뜨기로 나누어 다양한 손뜨개 패턴을 소개합니다.
"대바늘뜨기의 기본인 겉뜨기와 안뜨기를 한 코 한 코 조합해서 무한한 뜨개바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며 가장 놀라웠던 것은 손뜨개 기술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겉뜨기와 안뜨기 기술만으로도 참으로 다양한, 그리고 멋진 디자인(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은 겉뜨기와 안뜨기만으로 만들어낸 패턴입니다. 이 책에는 겉뜨기와 안뜨기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총 100가지 패턴을 소개하는데, 패턴 하나 하나가 굉장히 멋스럽고 우아합니다. 겉뜨기와 안뜨기를 정확하게 교차하는 순서만 잘 익혀놓으면 얼마든지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다만, 초보자들은 "무늬뜨기 기호도"를 읽어내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따라하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을 듯합니다. "홀수단은 오른쪽에서 왼족으로, 짝수단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뜨고, "안면을 보며 뜰 때는 기호도와 반대되는 기법으로 떠"야 한다는 설명도 조금 어렵습니다. 저는 무늬 하나를 익히는데 몇 번을 풀렀다 다시 떴다 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입니다.
"다양한 응용이 가능합니다."
보통 손뜨개를 가르쳐주는 실용서들은 하나의 작품을 뜨는 방법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패턴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내 맘대로 골라 뜨는) 손뜨개 패턴 500>은 손뜨개 기술을 한단계 확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 책은 각종 패턴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배운 것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총 5가지 작품의 도안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가진 분이라면 '상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멋진 손뜨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책의 뒷부분에는 기본적인 뜨개 기호와 뜨는 방법는 물론 자주 쓰이는 기법도 아울러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뜨기방법이나 기호에 서투른 초보자들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친절한 그림 설명과 사진설명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연습 중
저는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이용해 오래된 털실을 가지고 가장 쉬운 패턴부터 하나씩 익혀보고 있는 중입니다. 무늬가 완성되어 나올 때마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습니다. 단순한 기술이지만 간단한 패턴 하나만 익혀도 분위기가 전혀 다른 작품(!)이 탄생합니다.
아마 요즘 처럼 옷들이 흔한 세상도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 저기 눈만 돌리면 옷 가게이고, 온라인 세계에서도 옷을 파는 쇼핑몰이 넘쳐나고, 거리마다 지역마다 옷이 쌓여 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어렸을 때는 외투 한 벌로 겨울 한 철을 난 기억도 있는데, 요즘은 비싼 겨울 외투를 몇 벌씩 가지고 갈아입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한 겨울에 든든한 외투 한 벌 없이 추위를 견디는 이웃이 아직 있습니다. 제가 손뜨개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뜻함을 선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능 기부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도록 손뜨개 패턴을 부지런히 익혀 따뜻함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