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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MINI+ 전집 세트 - 전6권 ㅣ 셜록 홈즈 MINI + 전집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꿈꾸는 세발자전거 옮김, 시드니 패짓 외 그림 / 미다스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책 읽기의 즐거움을 처음으로 가르쳐준 책!
뛰어놀기 좋아했던 제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처음으로 가르쳐준 책이 바로 이 책,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지도록 지칠 줄 모르고 뛰어다니던 저를 책상 앞에 몇 시간이고 붙어앉아 있게 했던 책입니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면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기 위해 도서관으로 직행하곤 했습니다. 도서관 문을 닫을 때까지 책에 열중하다 노을이 붉게 물들어가는 시간 집으로 돌아오던 그 골목길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친구들은 먼저 가버리고 꽤 긴 거리를 혼자 걸어야 했지만, 셜록 홈즈와 함께 시간을 보낸 뒤라 제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했습니다.
요즘은 일본, 유럽의 추리소설까지 밀려 들어와 다양한 추리소설을 만나볼 수 있지만, 언제나 제 마음속의 명탐정은 '셜록 홈즈'이고, '셜록 홈즈'의 매력을 따라갈 만한 캐릭터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나의 첫사랑이니까요. 이런 제게 미다스북스에서 나온 <셜록 홈즈> 전집 시리즈는 무조건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초중고 필수 단어 학습"
미다스북스의 <셜록 홈즈> 전집 시리즈가 반가웠던 것은 그 구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셜록 홈즈가 시리지의 첫 권인 <주홍색 연구>에서부터 가장 유명한 시리즈이기도 한 <네 사람의 서명>, <바스커빌 가의 개>, <공포의 계곡> 등 총 4편의 장편이 수록되어 있고, 또한 저자인 아서 코난 도일이 56편의 단편 중, 직접 베스트로 꼽았다는 12편의 단편이 한 권으로 모아져 있습니다. 거기에 4편의 장편을 원서로 읽을 수 있도록 원서 모음집 한 권이 추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셜록 홈즈와 왓슨이 처음 만나게 되는 <주홍색 연구>부터 다시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저자가 뽑은 단편 베스트 중에 <얼룩끈>와 <악마의 발>은 읽자 마자 그 내용이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재미있게 읽은 단편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기억이 생생한 시리즈 중 파란 페인트(물감)가 단서가 되는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가 없는 것이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미다스북스의 <셜록 홈즈> 전집 시리즈는 초중고 필수 단어(국어)를 익히기 위한 학습 교재로 기획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중 미니북으로 제작된 <MINI +>는 수능국어 빈출 단어를 컬러가 있는 고딕체로 강조해두었습니다. 혹시 학습을 통해 처음 익힌 단어가 무엇인지 기억하고 있습니까? 저는 '단절'이라는 낱말을 학습을 통해 처음 익혔습니다. 책을 읽어가다 낯선 단어를 발견했는데 그 의미를 몰라 사전을 찾아보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여러 번 발음을 해보기도 하고, 의미를 유추해보기도 하면서 말을 배워서인지 기억 속에 또렷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MINI +> 시리즈는 그렇게 책을 읽어가며 초중고 국어 필수 단어를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런 목적을 가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오타가 다소 많은 것이 흠입니다.
"추리를 과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선각자"
어른이 되어 '셜록 홈즈'를 다시 만나보니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그의 모습이 새롭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조울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입니다. 어릴 때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성격(?)인데, 시리즈를 다시 읽어보니 확연하게 보입니다. "그는 열정적이고 의욕에 차 있었다. 그에게는 늘 이런 격양된 상태가 더할 나위 없이 어둡고 우울한 상태에 뒤이어 찾아오곤 했다"(네 사람의 서명, 35).
그의 추리력은 처음에는 굉장한 기술처럼 보이지만, 그의 설명을 듣고 나면 사람들은 별 것 아닌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의 입을 빌어 "이상적인 탐정에게 필요한 세 가지"를 말합니다. 그것은 관찰, 추리력, 지식입니다. 셜록 홈즈는 누구보다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며, 관찰을 통해 찾아낸 단서를 바탕으로 "결과에서 원인을 추적하며 거슬러 올라가는 분석적 추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며, 특정 분야에 대한 열정과 지식이 말할 수 없이 풍부한 사람입니다. 과학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던 셜록 홈즈는 "추리를 과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선각자"입니다.
"사건을 복잡하게 만드는 그 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충분히 생각해본다면 이것이야말로 바로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지"(바스커빌 가의 개, 312). 문제가 복잡할수록 그 '복잡함' 안에 단서가 숨어 있다는 셜록 홈즈의 신조가 새삼 마음에 남습니다. 내로라하는 추리소설이 범람하고 있지만, "명불허전"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셜록 홈즈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는 건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