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펄전의 기도 레슨 Echo Book 2
찰스 스펄전 지음, 유재덕 옮김 / 샘솟는기쁨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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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기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도해야 한다. 기도하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해야 한다(125).

 

 

기도는 '하는 것'이라고 한다. 기도는 연구의 대상이나 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기도도 훈련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그러니까 배워야겠다는 절실함이 생긴다. 신앙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하나님 앞에 염치라는 것이 생겨난다. 무엇을 구하려 하다가도 내 기도가 고급한 것인가, 저급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어린아이처럼 그저 필요를 아뢰는 것이 하나님과의 교제이고 기도이다 생각하다가도 내가 구하는 것이 세상 것은 아닌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것은 맞는가 자꾸만 하나님 눈치를 보게 되기도 한다.  어쩐지 무엇인가를 구하고 요청하는 기도를 하기보다 하나님을 높이는 기도에 더 힘을 써야 할 것 같고, 그런 기도가 더 성숙한 기도가 아닌가 평가를 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기도해도 하나님께서 들어주지 않는 기도가 있다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실망하지 않을 준비(?) 하기도 하는 내 자신이다. 응답하시지 않는 것도 응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성숙한 믿음의 자세라는 생각에 하나님의 응답하심을 100% 확신하지 않은 채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뭘 좀 알게 됐다는(?) 교만이 오히려 기도를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스펄전의 기도 레슨이다. 사실 "스펄전" 하면 설교로 유명한 목사님이라고 생각했지 기도의 사람, 기도의 거장이라는 이미지가 없었다. 그래도 성경 말씀을 잘 가르쳤던 분이니 그분의 기도는 성경의 토대 위에 굳건히 선 기도가 틀림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스펄전 목사님께 기도 레슨을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들었는데, 스펄전 목사님이야말로 기도의 사람이구 하는 생각을 다시 했다. 하나님의 일을 훌륭히 해낸 하나님의 사람치고 기도의 사람이 아닌 사람이 없는 것이다.

 

<스펄전의 기도 레슨>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야베스의 기도를 통해 진정한 복을 구하는 기도를, 2장은 다윗의 기도를 통해 고난을 극복하는 기도를, 3장은 솔로몬의 기도를 통해 기도의 본질을, 4장은 욥의 기도를 통해 변론하는 기도(효과적인 기도)를, 5장은 시편을 통해 응답받는 기도의 4가지 특징을, 6장도 역시 시편을 통해 환난 날에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2장, 5장, 6장이 시편을 근거 구절로 하고 있으니 총 6장 중에 다윗에게 배우는 기도가 절반인 셈이다.

 

<스펄전의 기도 레슨>을 읽으며 기도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고 적용해보고 있는데, 첫째는 기도가 좀더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스펄전은 솔로몬의 기도를 통해 기도는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는 힘껏 쏘는 것"(88)이라고 가르친다. 정확한 과녁을 맞추듯 기도하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서두르면 안 된다. 기다려야 한다. 활시위를 당겨서 화살을 걸고서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 과녁이 눈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과녁의 중심이 환하게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88). 전에는 기도해야지 마음을 먹으면 눈을 감고 성급하게 기도를 시작했는데, 이 책을 읽은 뒤로 묵상 가운데 기도의 과녁을 찾는 시간을 갖고자 노력한다. "기도는 분명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 막연한 기도는 호흡의 낭비이다"(89)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스펄전의 기도 레슨>이 가르치는 기도의 방법 중에 가장 새로웠던 것은 "믿음을 변론하는 기도"이다. 기도는 내려놓는 것이고, 순종하기 위한 것이고, 내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스펄전 목사님은 기도할 때, "변론으로 입을 채우라"고 조언한다. "변론하는 사람은 이유와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고 주님과 그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160). 시합을 하는 사람이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확실한 기술을 가지고 있듯이, 하나님이 꼼짝하지 못할 근거(하나님의 성품, 약속 등)의 토대 위에 구하라는 것이다.

믿음의 씨름 기술은 하나님에게 변론하고 거룩한 담대함으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응답해 주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160-161). 하나님과 토론하듯 기도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펄전 목사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충격에 가까웠다.

 

 

"기도하지 않으면서 탁월해질 수 있다면 그것 때문에 파멸하게 될 것이다"(68).

 

<스펄전의 기도 레슨>에서 가르치는 기도는 고상한 기도가 아니다. 수준 높은 기도도 아니다. 그러나 가장 성경적인 기도이며,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기도이며, 기도 응답이 확실한 기도이다. <스펄전의 기도 레슨>을 읽으며 내가 얻은 가장 큰 유익은 우리의 기도에 "반드시"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더욱 견고히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스펄전 목사님은 "하나님 앞에서 나는 허락받은 거지이다"(172)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것처럼, 기도는 멋진 표현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시면 어쩌나 염려할 필요 없이, 그저 하나님의 임재 앞으로 나아가 내 문제를 하나님 앞에 알리는 것이다. 부르짖는 것이다. 진실하고 절박하게 말이다! 하나님은 기도하라고 명령하셨고, 응답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기도하는 일이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광돌리는 일이 전부이다. 이 책은 이 단순한 진리를 확실하게 깨닫게 해준다. 한동안 기도가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스펄전의 기도 레슨>을 받고나니 그것이 얼마나 큰 특권이었고 큰 즐거움인지 새삼, 더욱 확실히 깨달아진다!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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