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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리의 법칙 - 내 안에 숨겨진 최대치의 힘을 찾는 법
로버트 그린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3년 6월
평점 :
내 안에 숨겨진 최대치의 힘을 찾는 법
저자는 마스터리의 법칙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잠재력을 나타내는 힘이자 지성", "그 힘을 마스터리(mastery)라 부르겠다"(11-13). <마스터리의 법칙>은 '달인 또는 거장이 되는 법'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달인 또는 거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천재가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 '천재성'이 나타나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그 일에 능숙해진다거나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폭발이라고 할 만한 능력의 극대화가 나타나 거장의 반열에 오르는 사람입니다.
책의 표지에 보면 "당신이 그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했다면 마스터리가 나타날 시점이다"라는 선언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같은 일을 하다보면 웬만하면 누구나 "누워서 떡 먹기"라고 할 정도로 그 일에 능숙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그 일을 했다고 해서 모두가 그 분야에서 천재성(마스터리)을 나타내는 거장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마스터리의 법칙>은 바로 그 비밀을 파헤쳐낸 책이며, 그 비밀을 내 것으로 만드는 전략을 전수해주는 책입니다.
"당신의 성향에 맞는 것들을 탐구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공략함으로써 씨앗이 뿌리내릴 토지를 배양하라.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흙 속, 저 땅 밑에서는 분명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다. 인생의 과업과 연결된 끈을 함부로 놓지 마라. 그 끈을 놓치지 않는다면 무의식적으로라도 삶에서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마스터리가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497).
마스터리에 이르는 첫 번째 열쇠는 나의 "성향에 맞는 일"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저자는 "인생의 과업을 발견하라"고 조언합니다. 자기 성향에 맞는 일을 찾아 몰두하는 사람은 타고난 천재도 이길 수 있습니다. 다윈의 예가 그것을 말해줍니다. 다윈의 사촌 '프랜시스 골턴' 경은 (다윈 보다도 훨씬) 뛰어나게 높은 IQ를 가진 천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천재 소년은 "학문 영역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으나 위대한 거장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29)습니다. 그에 비해 다윈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대단히 평범한 소년이었다. 아니, 오히려 평균적인 지능 수준에 못 미치는 아이였다." 다윈은 이 수수께끼의 해답이 바로, "특정한 주제에 이끌리는 깊고 강한 성향"(31)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 마스터리에 도달하여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고유한 성향을 남들보다 더욱 강하고 분명하게 경험하는 이들이다"(31).
<마스터리의 법칙>은 레오나르도가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에 이끌렸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 힘은 그가 아버지 방에서 종이를 훔쳐 끝없이 그림을 그리게 만들었다. (...) 피렌체의 궁정에서 벗어나도록, 당시 예술가들에게서 흔히 목격되던 불안한 자아를 탈피하도록 이끌었다. 그가 남들은 상상하지 못한 과감한 시도를 하게 이끈 것도 바로 그 힘이었다"(51-52).
가슴 뛰는 일을 발견하는 것, 사실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되고 여기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마스터리의 법칙>은 인생의 과업을 발견할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을 제시합니다. 나의 운명이랄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전략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마스터리에 이르는 두 번째 열쇠는 "당양한 측면에서 공략", 즉 수련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마스터리의 법칙>은 어떤 거장이라도 "기본 역량이 형성되고 발달하는 특정한 시기"(106)를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시기는 "나비의 번데기 시절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차르트와 아인슈타인처럼 타고난 천재들은 이런 수련기를 거치지 않고 "하루아침에 독창적인 천재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176)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경우를 보면, 그가 진정으로 독창적인 중요한 작품을 쓰기 시작한 것은 작곡을 시작한 지 10년이 훨씬 넘어서였다는 것이 고전 음악 비평가들 대부분의 의견"(176)이라고 전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열여섯 살 때부터 진지한 사고실험을 하기 시작"하여, "10년 뒤 혁신적인 상대성 이론을 처음 내놓았다"고 합니다. 어떤 일을 마스터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좌절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감정에 굴복하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일을 포기하거나 중도 탈락합니다. 그러나 <마스터리의 법칙>은 최소 5-10년쯤 지속되는 수련 기간을 거쳐야 마스터리의 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바로 여기가 거장과 평범한 사람들의 운명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마스터리에 이르는 세 번째 열쇠는 좋은 스승을 만나 겸손하게 배우는 것입니다(거인의 어깨를 딛고 올라서라). 우리는 에디슨이 독학으로 공부한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그에게도 스승이 있었습니다. 정식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에디슨은 공공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한 권의 책을 통해 패러데이라는 거장을 만나고, 이후 "패러데이가 설명한 실험 방식"을 따르고, 과학에 대한 그의 철학적 접근법을 열심히 흡수"했습니다. 이렇게 "에디슨은 팽생 패러데이를 롤모델로 삼았"(236)습니다. 농사처럼 '경험'적 지식의 중요성이 낮아지다 보니 현대사회에서는 연륜이나 스승을 무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스터리의 법칙>은 스승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마스터리의 법칙>은 이 밖에도 마스터리에 이르는 열쇠를 몇 가지 더 제시하는데, 그것은 '몰두'와 '새로운 시도'라는 말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요지를 한 문장으로 간추려 보면, "자기 성향에 맞는 가슴 뛰는 일을 찾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몰두하다 보면 '마스터리'의 힘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마스터리의 법칙>은 새로운 발견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서나 성공학에서 많이 해온 이야기들입니다. 이 책의 차별점이라면, 누구나 "노력하는 천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점이 아닌가 합니다. <마스터리의 법칙>은 내용은 독창적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여러 가지 사례 분석을 통해 객관성을 담보한 법칙을 잘 정리해냈습니다. (5-10년 이상 지속되는) '수련 과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는 점에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분야의 거장이 되는 길, 그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