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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블록 (핸드북) - 당신의 창의력에 불을 붙여 주는 500개의 아이디어
루 해리 지음, 고두현 옮김 / 토트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서평을 쓰기 위해 책상 앞에 30분 쯤 앉아 있는 중입니다. 어떤 말로 시작하면 좋을까, 고민 중인데 참신한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뭔가 시작할 말이 생각나면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번쩍' 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라 주기를 기다리는 동안 플래시 게임을 한 판 했고, 인터넷 뉴스를 검색했고, 일어나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30분이나 시간이 흘러간 것을 알았고, 그 순간 이 책에서 본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일정 부분을 끝낼 때까지는 절대로 인터넷 검색을 하지 마라.
산만한 검색을 자료 찾기로 합리화하기 쉽다(35).
빨리 써야 한다고 초조해 하면서도, 첫 문장을 핑계로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문득 이 이야기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뻗다"
여기 "뻗다"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스파크가 튀듯이 파바박 하고 튀어나오는 생각이나, 감정이나, 이미지가 있습니까? <크리에이티브 블록>은 우리의 감각과 생각에 "자극"을 주는 책입니다. "동생이 야구선수들의 사인을 모으고 있을 때", 자신은 "읽고 있던 책의 저자들에게 편지를 써서 사인을 부탁했다"는 저자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창의력에 불꽃을 일으킵니다.
<크리에이티브 블록>과 <아이디어 블록>은 세트로 나온 책인데, 이 책은 "당신의 창의력에 불을 붙여 주는 500개의 아이디어"를 담았습니다. "불꽃이 튀케 하는 단어", "불꽃이 튀게 하는 말", "불꽃이 튀게 하는 장소", 상상력을 발휘해서 구체적인 사항들을 채워넣을 수 있도록 상황을 제시하는 "설명하라",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먹고사는 "전문가의 조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각나는 단어를 그대로 적어라.
멈추지 말고 계속 써라.
5분 동안.
단어들을 연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때 연결하라(16).
절박할 때 나는 단어 사전을 읽습니다(38).
- 전문가의 조언
뮤지컬 영화를 보라.
특히 <메리 포핀스>에서 '설탕 한 스푼'이 나오는 장면을 주의해서 볼 것(51).
"결국에는 서로를 파멸시키고 말 두 사람의 첫 만남을 그려보라"(69).
문제를 더 단순화하라
해야 할 일을 요리법으로
바꾸어 써 보자.
필요한 재료는 무엇인가?
무엇이 주재료이고
넣어야 할 양념은 무엇인가?
요리의 순서를 정하고
그 순서대로 일을 요리해 보라(113).
이 책을 읽으며, 저에게 자극이 되었던 미션들입니다. 실제로 <메리 포핀스>라는 아주 오래된 뮤지컬 영화를 보며 '설탕 한 스푼'이 나오는 부분을 주의해서 보았고, "결국에는 서로를 파멸시키고 말 두 사람의 첫 만남"을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만남을 그린 드라마나 영화, 소설의 주인공들, 그들의 첫 만남을 떠올려보려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 과제를 수행하는 시간들이 저에게는 재밌는 놀이였습니다.

30분간 틈을 내서 자질구레한 일들을
가능한 한 많이 처리하라.
몇 시간마다 삼십 분씩 시간을 내서 소소한 일들을 처리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짜라.
<크리에이티브 블록>을 통해 실질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부분입니다. 늘 무엇인가 집중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유독 머릿속에 잡생각이 가득 들어차는 것을 느낍니다. 그때마다 시간을 다투는 일을 앞에 두면 잊고 있던 약속이 기억나 전화를 한다거나, 계획하고 있는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을 한다거나, 한가할 때는 깍지 않았던 손톱을 깍기도 합니다. 이런 증세가 어느 새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빨리, 잘 해야 한다는 어떤 압박 때문에 스스로 도피하고 있다 생각하면서 해결하기가 어려웠는데, "30분간 틈을 내서 자질구레한 일들을 가능한 한 많이 처리하라"는 조언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창조의 장벽을 만들어내는 요인과 창조력을 가장 많이 자극하는 요인은 같습니다. 그 요인은 다름 아닌 좌절감입니다. 좌절감으로부터 가장 훌륭한 작품이 나옵니다(260).
'인간'이라는 동물이 가진 가장 큰 무기를 생각이라고 합니다. 인간이 저보다 덩치가 큰 동물이나 맹수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랍니다. 요즘은 아이디어가 자산이고, 또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꼭 경쟁이 아니더라고, 창의력을 훈련하는 일은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즐거움을 창조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불꽃 같은 아이디어를 위해 자극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옆에 두고 한 번씩 아무 페이지나 읽어도 뇌 운동이 될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