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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수 여행 2 - 빨강 머리 앤을 찾아가는 ㅣ 행복한 자수 여행 2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빨강 머리 앤의 초록색 지붕집입니다. 앤이 초록색 지중집에 살게 되었을 때, "초록색 지붕집 앤"이라고 불렸을 때, 그 초록색 지붕집에서 날마다 자라는 꿈을 키우며, 앤이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조잘조잘 예쁘게 이야기를 잘도 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가슴이 부풀어 오르며 시간이 정지해버리는 이 사랑스러운 꼬마를 정말 좋아했더랬습니다. 앤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창문부터 밀어 올렸습니다. 신선한 공기를 깊이 호흡하며 하루의 행복을 기대하는 앤의 습관을 몰래 따라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잔잔한 행복이 몽글몽글 피어 올랐던 앤의 초록색 지붕집은 지금도 내 마음의 이상향입니다.

<행복한 자수여행>의 두 번째 테마는 "빨강 머리 앤을 찾아가는"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빨강 머리 앤>의 "저자 몽고메리의 만년과 앤에 관한 책에 삽화로 쓸 자수를 의뢰받았"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이야기 속 풍경과 만나기 위해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갔"다고 합니다. <행복한 자수 여행>은<빨강 머리 앤>에 등장하는 이야기 속 풍경과 저자 몽고메리의 실제 삶, 그리고 배경이 된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자연을 테마로 꾸며져 있습니다.
앤이 살았던 초록색 지붕집은 저자 "몽고메리의 사촌이 살던 집을 모델로 삼"은 것이라고 합니다. <행복한 자수 여행>은 이 초록색 지붕집을 한 폭의 그림 같은 자수로 옮겨 놓았습니다.

<행복한 자수 여행>은 <빨강 머리 앤>을 집안으로 옮겨줍니다. 이 책을 따라 자수를 놓으면 집안을 <빨강 머리 앤>으로 꾸밀 수 있습니다. 저자는 특히 "계절마다 흐드러지게 피는 꽃"이 저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고백합니다. <빨간 머리 앤>의 저자 몽고메리도 원예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행복한 자수 여행>에는 무엇보다 들꽃이 많이 등장합니다. "앤이 처음 교회에 가던 날 모자에 잔뜩 장식했던 들장미와 미나리아재비"에서부터, 앤이 다이애나와 자주 가던 '연인의 오솔길'에서 만날 수 있는 "물망초"와 마닐라와 매튜 아저씨의 어머니가 고향에서 직접 옮겨 심어와 매튜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했던, 그래서 앤이 매튜 아저씨의 무덤에 바쳤던 "둥근인가목의 흰 꽃"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수를 놓아본 것은 학교 다닐 때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서 한 것이 전부이지만, 학교 축제 때 작품으로 뽑혀 전시가 될 만큼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자수를 즐기는 사람이나 특별한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분이라면 <행복한 자수 여행>을 권합니다. 동경하는 이미지로 무엇인가를 손수 만들어내는 일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며, 행복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빨강 머리 앤> 자체의 이야기보다 그와 관련된 자연의 이미지가 압도적으로 많아 "빨강 머리 앤을 찾아가는"이라는 테마가 다소 무색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수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자연을 테마로 한 밑그림이 활용도가 더 높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같은 초보에게는 자수 스티치나 도안이 까다로워보이지만, 제비꽃이나 크로스 스티치 집처럼 비교적 단순해보이는 것들을 골라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실력이 된다면 초록색 지붕집에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