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진여행지 100 - 그림처럼 아름다운 베스트 촬영지
유정열 지음 / 상상출판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즐거운 여행사진의 첫 걸음은 '보는 것'이다."

 

 

볼 때마다 웃음 짓게 만드는 흑백 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아빠와 남산 타워에 올라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속의 나는 서너 살 정도의 꼬마인데 나들이를 위해 머리를 양갈래로 곱게 묶고, 새로 사주신 애나멜 구두를 신고, 아빠 옆에 단정히 앉아 졸고 있습니다. 사진 속의 젊은 아빠는 그런 나를 아빠에게 기대에 놓고 멋쟁이 선글라스를 끼고 정면을 향해 활짝 웃고 계십니다. 그날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그날의 행복은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사진이 얼마나 큰 행복을 담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오래 간직할 수 있는지 이 사진을 보고 알았습니다. 그래서 남산은 제게 특별한 곳이 되었습니다.

 

사진 찍다 온 기억밖에 없는 수학여행을 필두로, 그래도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며 여행갈 때마다 제일 먼저 챙기는 것이 카메라입니다. 요즘은 사진을 위해 일부러 여행을 할 정도로 여행과 사진은 단짝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수'는 많은데 그중에 쓸만한(?) 사진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여행에 대한 추억을 예쁘게 담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데 맘처럼 쉽지 않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보면 어디를 다녀왔든 사진마다 포즈가 비슷하고, 어떤 곳은 풍경까지 비슷해 보입니다. 같은 곳을 다녀오고도 '남다른' 사진을 찍어오는 분들을 보면 부러움을 넘어 존경심이 생길 정도입니다. <대한민국 사진여행지 100>은 그래서 욕심을 낸 책입니다.

 

 

 

 

<대한민국 사진여행지 100>은 대한민국에서 사진찍기 좋은 최고의 풍경 100곳을 선정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는 것의 즐거움과 찍는 행위로 인해 더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언제 어디에서 촬영하는 것이 더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사진을 찍는 포인트와 연출 방법을 짚어줍니다. 사진여행은 사진만이 목적이 아니기에, 여행에 대한 팁도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여행 이야기가 있고, 여행에 대한 친절한 팁과 함께 여행정보까지 제공합니다. 여행사진 찍는 방법이나 여행정보까지 여러 모로  활용도가 높은 책인데, 작가의 멋진 사진까지 감상할 수 있어 마음까지 힐링되는 덤을 누립니다.

 

<대한민국 사진여행지 100>의 작가는 "즐거운 여행사진의 첫 걸음은 '보는 것'이다"라고 정의합니다. 사진은 보는 것이 전부인데, 사진을 잘 찍으려면 "사진을 찍는 테크닉이 아니라 피사체 자체를 공부해야 한다"고 일러줍니다. 좋은 사진은 '그곳'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습니다. 시끄러운 관광객이 되어 보이는 대로 부산하게 카메라를 눌러대는 것으로는 왜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없는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이제야 제대로 인식한 셈입니다.

 

얼마 전, 우연히 TV를 보다가 사진 한 장을 들고 무조건 그 사진 속 현장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사진과 똑같은 풍경을 찾아내는 것이 미션입니다. 자연은 계절에 따라 분위기와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에 때로 미션에 실패하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사진여행지 100>을 보니 나만의 비밀스러운 놀이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들고 책 속의 사진과 똑같은 풍경을 찾아내어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입니다! 무모한 도전이겠지만 그래도 다음 번 여행을 계획할 때 이곳에 소개된 곳을 우선으로 해야겠습니다. 풍경이 아름다운 여행지를 찾고 있고, 거기다 멋진 사진까지 욕심이 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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