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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검색 도감 ㅣ 자연 검색 도감
한영식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봄은 곤충의 계절"
아버지는 유난히 산을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니 어릴 때부터 바다보다는 산에 오르는 일이 많았습니다. 넓적한 돌을 찾아 그 위에 고기를 구워먹기도 하고, 차가운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노는 일이 재미있어 힘든 등산길도 깡총깡총 아버지를 잘도 따라다녔습니다. 사실 제일 질색한 일은 나뭇가지에서 송충이 같은 벌레가 머리 위로 툭 덜어지거나 깊은 산 속에서 이름도 잘 모르는 곤충들과 맞딱뜨리는 것이었습니다. 곤충을 잡아 얼굴에 들이밀며 놀리던 아버지도 너무 질색을 하니까 곤충을 가르쳐주기 시작하셨습니다. 제일 먼저 친해지고 좋아하게 된 곤충은 '풍뎅이'였습니다. <곤충 검색 도감>을 보니 산에 가고 싶어집니다. 그때 아버지가 잡아 손바닥에 올려주셨던 '풍뎅이'를 다시 찾아보고 싶습니다.


"크기를 알면 어떤 곤충인지 구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학교 수업 시간에 분명 곤충에 대해 배웠을 텐데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곤충의 몸은 머리, 가슴, 배"로 이루졌다는 것 정도가 전부입니다. <곤충 검색 도감>에서 배운 것 중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크기를 알면 어떤 곤충인지 구별하는 데 큰 도음이 된다"는 것입니다. <곤충 검색 도감>은 "곤충은 종류에 따라 모양과 빛깔, 무늬 등이 각기 다르다. 또한 종류마다 개체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크기를 알면 어떤 곤충인지 구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곤충 종류에 따라서 크기를 측정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곤충 검색 도감>은 "대표 분류군 7개(딱정벌레목, 나비목, 노린재목, 파리목, 벌목, 메뚜기목, 잠자리목)를 선정하여 크기 측정 방법을 소개"합니다. 긴 설명은 없지만 사진만으로도 개념을 잡을 수 있어 좋습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만나는 18목 212과 1004종의 곤충을 실었다."
<곤충 검색 도감>은 말 그대로 '검색', '도감'입니다. "도감"은 "그림이나 사진을 모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을 "검색 도감"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곤충을 찾아보기 쉽게 분류해놓았기 때문입니다. 곤충은 "분류군"별로 나눌 수 있고, "서식지"별로 구별할 수도 있습니다. <곤충 검색 도감>은 먼저 곤충을 무리별로 찾아볼 수 있도록 "분리군별"로 분류하여 사진과 이름을 알려줍니다. "분리군별" 분류는 이 책의 목차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본문은 "서식지별"로 땅에서 만나는 곤충, 잎에서 만나는 곤충, 꽃에서 만나는 곤충, 나무에서 만나는 곤충, 물에서 만나는 곤충, 밤에 만나는 곤충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이중 '잎에서 만나는 곤충"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곤충 검색 도감>은 곤충의 이름과 간단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만난 곤충 중에 가장 흥미롭고 신기했던 것은 체리 같기도 하고, 붉은 구슬 모양 같기도 한 "참나무혹벌"입니다. 크기는 4mm 내외이고, 12월-이듬해 3월(봄)에 볼 수 있는데, "몸이 매우 작고 겨울눈에 알을 낳으면 초여름부터 부풀어 오른다"고 합니다. 이 책을 보지 않고 참나무혹벌을 만났다면 곤충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강산에 다채로운 곤총이 살고 있는 우리나라"
<곤충 검색 도감>은 뒷부분에 간단한 '곤충 상식'도 알려줍니다. 정말 "간단"한 상식이지만 다큐멘터리나 신비한 동물의 세계를 보는 듯 재밌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인데 너무 무관심하고 무지하구나 하는 반성도 들었습니다.
요즘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빠와 여행하며 추억을 쌓고 세상을 알아가고 또 서로 더 친밀해지는 시간들이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들에게 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제작진이 준 자료를 통해 물고기의 이름을 알아가고, 나물의 종류를 알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저렇게 세상을 깨쳐가는구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난 번 방송에서 그림을 보고 "쑥"을 찾아내는 윤후의 모습이 귀엽기도 했습니다. 전에는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들도 이제는 작정하고 가르치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하는 자연의 모습이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자연과 분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따뜻한 봄날, 아이와 함께 산에 올라 실제로 곤충도 만나보고 <곤충 검색 도감>에서 이름을 찾는 놀이를 하는 것도 좋은 학습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