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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00배 즐기기 - 보라카이.세부&보홀.마닐라 ㅣ 100배 즐기기
한혜원.박진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 생애 첫 해외여행지가 필리핀이었습니다. 선교를 목적으로 떠난 여행이라 '즐기기'보다는 '보고 느끼고' 온 것이 많은 곳으로 기억되는 곳입니다. 특히 아름다운 바다색에 매료되어 다음 번엔 여유를 가지고 꼭 다시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필리핀은 7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입니다. 무한도전의 무인도 특집이 있었던 섬도 필리핀이었고, 요즘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보라카이도 필리핀의 섬 중 하나입니다. 십여 년 전, 필리핀의 어느 섬으로 선교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그곳에서 '추장님'을 뵈었다고 할 만큼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들도 많았는데, 그 천연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휴양지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아직 알려진 곳보다 알려지지 않은 섬이 더 많은 필리핀은 세계인에게 무궁무진한 즐거움을 간직한 보물섬으로 여겨질 듯합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는 7000개의 섬 중에서, 한국인이 많이 여행한다는 보라카이, 세부, 보홀, 마닐라와 근교의 여행 정보를 담은 책입니다. "향후 개정2판에서 팔라완과 민다나오, 민도르 등의 여행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니, 책의 발간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세워도 좋을 듯합니다. 책의 발간 계획에서도 지금 엄청난 속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필리핀의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신혼여행을 호주로 가서는 일주일 후에 완전 녹초가 되어 돌아온 친구가 있습니다. 일명 '발광'(열심히 걸어다니며 하는 관광)을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친구를 보며, 여행은 떠나는 목적에 맞게 테마를 잘 설정해야 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유흥을 목적으로 마닐라를 찾는 여행객들도 많다고 하지만, 필리핀 여행의 테마는 "휴식과 충전"이 제격이지 않을까 합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는 "효과적인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경비를 어떻게 아끼느냐도 중요하지만 제한적인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게 보내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여행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추구하는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 북입니다. 휴식과 재충전을 테마로 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리조트와 현지 음식을 관광지나 액티비티만큼 중요하게 다루었다"고 밝힙니다.

저는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여행 스케줄 짜기'입니다. 저와 같이 여행을 떠날 때 본전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들, 언제 또 와보겠냐는 긴장감으로 하나라도 더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들, 어렵게 떠난 해외 여행을 절대 실패하고 싶지 않은 분들이라면, 무엇보다 여행 코스에 관심이 많을 줄로 압니다. 어떤 때는 여행 코스를 짜느라 머리에 쥐가 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 가이드북의 도움이 필수입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도 "여행 모범 스케줄"을 제시합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는 우선 마닐라+보라카이, 세부+보홀, 마닐라+주변을 중심으로 3박 이상을 추천하는 여행 코스를 제안합니다. "마닐라+보라카이+세부+보홀" 처럼 필리핀 관광 핵심 지역을 모두 돌아보는 코스는 최소 2박씩 총 8박 이상의 일정을 추천합니다. 자유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섬나라인 필리핀의 특징을 감안하여 '선박 스케줄 사이트'를 참고하여 스케줄을 짜라고 조언합니다.
"필리핀은 주로 휴양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루트가 단순한 편"이라는 것이 특징인데, 그래서인지 <필리핀 100배 즐기기>가 제안하는 여행 코스들은 즐거운 놀이처럼 경쾌하고 여유롭습니다. 보라카이 첫째날의 예시를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보라카이 도착 -> 속소 이동 -> 휴식 -> 디 몰 어슬렁거리며 거리 구경하기 -> 하와이안 바비큐에서 저녁 식사 -> 화이트 비치 걸으며 사진 찍기 -> 버짓 마켓에서 필요한 물품이나 간식 사기!"

휴양지로 떠나는 여행은 숙소가 여행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에는 숙소 선정을 돕기 위한 따끈한 최신 정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정보만이 아니라, 전문가의 입장에서 간략하게 평가도 겸하고 있어 참고하기 좋습니다.

필리핀으로 자유여행을 떠난다면 마닐라를 먼저 다녀오고 싶습니다. 볼 것이 뻔한 곳이나, '보라카이', '세부'와 같이 이동이 적은 휴양지는 패키지 여행이 어떨까 하는 판단 때문입니다. 북경을 패키지로 다녀온 적이 있는데, 별 관심도 없는 쇼핑 센터만 3-4곳 들리는 것이 피곤하기도 했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수도권 여행은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총이 과일만큼 흔하다"는 필리핀에서의 여행자의 안전입니다. 그런데 "여행자들이 조심해야 할 곳은 마닐라 같은 대도시"라고 합니다.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도 사고의 비율은 관광 대국 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은 편"이며, "마닐라나 세부 시티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섬이라는 특성상 치안은 매우 안전한 편"이라고 하니 여행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듯합니다.

동생이 망고스틴을 워낙 좋아해서, 필리핀에서 망고스틴만 마음껏 먹고와도 본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필리핀 100배 즐기기>는 필리핀 대표음식 17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 여행에서는 알록달록한 현지 음식이 너무 달아서, (운 좋게도) 열대 과일과 새우만 열심히 먹다온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필리핀에 다시 간다면 필리핀만의 맛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여행은 하는 것도 즐겁지만 준비하는 마음도 그에 못지 않은 즐거움입니다. 요즘은 패키지 상품도 워낙 다양해서 어느 정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상품을 선택해야 실속도 챙기고, 여행지도 100배로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 대한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이해에서부터, 여행지를 제대로 즐기는 법은 물론 실속 정보까지 챙길 수 있는 '100배 즐기기' 시리즈가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