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 - 위대하신 왕의 가장 고귀한 선택
팀 켈러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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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예수"만큼 논쟁이 되는 인물도 없을 듯 합니다. 예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이라고 하는 인물이니까요. 그런 주장을 한 사람이 '예수'만은 아니었지만, 역사(시간)가 흐를수록 오히려 그 영향력이 더 커지고 강력해지는 인물은 오직 '예수'뿐입니다. 교회를 다니든 다니지 않든, 그를 하나님으로 믿든 믿지 않든, 많은 사람이 예수가 누구신지 궁금해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 답을 열심히, 구체적으로 찾아나서는 사람은 적습니다. 예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그를 마치 잘 알고 있는 듯이 착각을 하고, 그를 제대로 탐구해본 적도 없으면서 예수는 믿지 못할 이야기라고 경솔하게 결론을 내리고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수가 누구신지 알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예수님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적 문건인 복음서를 살펴봐야" 합니다(21). 복음서는 "목격자들의 직접적인 증언을 기록한 구두 역사"입니다(23). "예수님의 삶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들이 그분의 죽음과 부활 이후 오랫동안 이 사건을 만방에 다니며 외쳤"던  이야기를 글로 쓴 것이 복음서입니다.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는 예수 이야기를 기록한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것 중에서 마가복음을 선택하여 예수의 이야기를 재조명한 것입니다.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는 마가복음의 구조를 따라 목차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1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마가복음은 딱 중간은 8장을 기준으로 전반부와 후반부가 나뉩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대한 베드로의 고백이 그 하이라이트입니다. 학자들은 이것을 "고백구조"라고 부릅니다. 마가복음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시작이라"는 선언과 함께 시작되며, 하이라이트인 8장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계속해서 "예수 그는 누구인가?"를 묻습니다. 8장에서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있은 후, 예수님은 대속 제물로 오신 예수님의 사명을 밝히시며 곧장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지켜 본 로마 백부장은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라고 고백합니다.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의 전반부는 마가복음의 증언은 토대로 예수는 우리에게 오신 "가장 위대하신 왕"이심 보여주며, 후반부는 그 왕이 선택한 "십자가"의 의미를 풀어줍니다.

 

저자이신 팀 켈러 목사님은 해박한 신학적 지식과 날카로운 성경적 통찰을 기반으로 마가복음의 증언에 담긴 깊은 영적인 의미를 풀어줍니다. 신앙생활을 오랜하고 마가복음에 이미 익숙한 독자(성도)들도 그 영적 깊이 놀라며, 진리를 깨달을 때 주어지는 짜릿함과 눈이 밝아지는 시원함과 나를 묶고 있는 속박을 벗어버리는 자유함을 깊이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수년 간 교회에서 사역하며 마가복음 강의도 수차례 한 바 있는데, 책을 읽어나가며 페이지 페이지마다 밑줄을 긋지 않은 페이지가 없을 정도입니다.

 

 

 

예수, 그가 누구인지 아는 일이 왜 이렇게 중요할까요? 저자 팀 켈러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예수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보면, 세상 전체의 이야기와 그 세상 속에서 우리 자신의 위치를 가장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20-21). 예수님(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를 알면 우리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지고, 이 "세상"이라고 하는 것의 정체가 분명하게 눈에 들어오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영적 교훈은 삼위일체 하나님은 춤추는 분이시며, 그 춤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시기 위해 우리를 창조하셨다는 성경 진리입니다. 마가는 창조와 구속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작품(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놀라운 하나님의 속성이 계시되어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서로를 영화롭게 하십니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서로 상대방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상대방을 찬양하고 높인다. 그렇게 서로에게 찬양과 사랑을 아낌없이 주기 때문에 삼위일체 하나님은 지극히 행복하시다"(35). C. S. 루이스는 이것을 "춤"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 "춤"이 우리의 삶에도 나타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춤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다. 우리는 삼위일체와 함께 춤을 추기 위해 창조되었다"(39).

 

이 책을 추천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증언처럼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는 우리 영혼으로 예수님과 함께 춤추게 해줍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 사랑의 춤을 추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차게 만들어줍니다. 예수님이 주신 새계명은 "서로 사랑하라"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처럼 간절히 사랑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 사랑하겠다는 결단을 하게 만들어준 책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그 하나가 제 삶의 유일한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는 복음의 비밀, 복음의 본질, 복음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왕의 왕이신 분이 왜 그토록 잔혹한, 폭력적인 십자가를 지셔야 했는지, 왜 그 죽음이 필연적으로 요청되었는지 성경의 깊은 진리를 풀어줍니다. 그 중에서도 제 마음을 울린 복음의 원리는 이것입니다. 기독교 역사가 앤드류 월스는 "다른 종교들의 경우에는 하나같이 발생지가 지금까지 중심지로 남아 있"는데, 기독교만이 예외라는 사실을 밝힙니다. "기독교의 중심지는 끊임없이 이동 혹은 순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191).

 

다른 종교들의 중심지는 그대로인데 기독교의 중심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이유는 뭘까요? 월스의 대답은 이것입니다. "기독교의 중심에는 낮아짐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십자가의 낮아짐이지요"(192). 월스는 "기독교의 중심이 권력과 부를 떠나 끊임없이 이동한다"고 말합니다. "내 능력은 권력과 돈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나처럼 권력과 돈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사람들에게로 흘러간다. 너는 어떻게 살려느냐?(207)

 

복음을 알고, 복음을 배우며, 복음을 소유하고 있는 교회, 그런 성도는 많습니다. 그런데 복음을 따르고, 복음으로 사는 성도는 적다는 질타와 반성과 긴장의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옵니다. 복음으로 살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복음을 제대로 모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복음대로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복음이 본질, 그것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를 변화시키는 그 능력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를 읽으며, 무엇보다 강력하게 느낀 것은 바로 나를 변화시키는 복음의 강력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책이 저의 베스트 추천 도서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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