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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만들기 놀이책 ㅣ 똑똑한 놀이책
김충원 지음 / 진선아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진짜 똑똑한 만들기 놀이책!
어렸을 땐, 저도 종이접기로 동네에서 꽤 이름을 날렸더랬습니다. 친구들은 종이로 비행기와 돛단배 정도를 만들며 놀 때, 전 독수리오형제가 타고 다니는 비행기, 태권V 얼굴, 나팔꽃 같은 것을 만들어 친구들의 놀래켜 주곤 했습니다. 물론, 2살 위 오빠와 고모에게 사사받은 덕분이었지만, 또래 친구들에겐 요즘 말로 '넘사벽'(넘지 못할 사차원의 벽)과 같은 존재로 대우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진선아이'에서 나오는 <똑똑한 OOO 놀이책> 시리즈가 참 좋습니다. 아이와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 혼자 즐기는 책으로 말이죠. 얼마 전,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에도 푹 빠져 있었습니다. 마침 5살 된 꼬마친구에게 선물할 일이 있어 <똑똑한 오리기 놀이책>을 선물로 주었더니, 제 얼굴은 쳐다 보지도 않고 책 속에 코를 박고 있을 정도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고 몹시 흐믓했습니다.
<똑똑한 만들기 놀이책>은 "종이와 가위, 풀, 테이프만 있으면 뚝딱 완성할 수 있"는 만들기 '작품'들로 가득한 책입니다. 전 여기 나온 모든 다양한 만들기를 꼭 '작품'이라고 부릅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애벌레나 토끼, 고양이, 코끼리, 병아리와 닭들이 입체적으로 살아나고, 춤추는 곰, 입 벌리는 악어, 춤추는 피에로, 숨바꼭질하는 개구리, 서커스 인형은 감격스러울 정도로 생생한 생동감을 자랑하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흰색 비닐백 날개를 달고 있는 '왕벌'은 보기만 해도 매우 귀여서 당장 만들어 책상 위를 장식하고 싶었습니다. 이밖에도 손가락 인형, 콧수염 안경, 왕꽃 목걸이, 고양이 핸드백, 입체적인 나비 카드, 오리 카드, 꽃송이 액자, 지갑, 동물 가면, 달랑달랑 동물반지, 종이봉투 몬스터, 캐릭터 모자 등 재미있는 만들기 아이템이 가득합니다. 어떤 것들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들입니다.
작은 디테일의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똑똑한 만들기 놀이책>을 보면, 항상 우리가 생각했던 수준을 뛰어 넘는 작은 디테일의 감동이 있습니다. 이런 것쯤은 나도 생각하고 만들 수 있겠다 싶은 가지와 복숭아, 딸기처럼 비교적 단순한 작품도 가위질을 한 번 더해 볼록한 입체를 표현해주고, 나비와 잠자리, 꿀벌, 숲의 나무도 접기 한 번으로 볼록한 입체감을 표현해줍니다. 그 생각지도 못했던 작은 차이가 작품의 수준을 바꿔놓는 것을 보고 "이런 것이 창의력이구나" 하는 것을 매번 감탄 속에 깨닫습니다.
요즘 십대 자녀와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아예 마음을 닫아버리고, 부모는 어찌할 줄을 몰라 쩔쩔 맵니다. 심지어 자기 부모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욕설을 내뱉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니 참 걱정입니다. 좋은 책을 사서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좋은 교육 기관에 보내주는 것으로 안심하지 말고, 이런 놀이책으로 어릴 때부터 자녀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가끔 '내가 어릴 때 우리 엄마, 아빠가 이런 것을 해주셨지' 하는 생각이 들면, 작은 것이라도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애틋해지곤 합니다. <똑똑한 만들기 놀이책>,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를 위해 이 보다 더 좋은 책도 없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