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 내 인생을 뒤흔든 명작 55편 깊이 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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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야 멋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책과 더불어 내 인생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니까요. 한 권의 책이 내 삶의 몇 시간을 가져갔고, 나는 그렇게 삶을 삽니다"(91).

 

 

<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보다>는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소개하는 칼럼을 쓰기 시작하다가 방송에서 책을 소개하게 되었고, 급기야 매일 한 권의 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게" 된 덕에, 공식적으로 책 관련 일을 한 5년 동안 천 권의 책을 미친듯이 읽어댄 저자가, 그렇게 읽어대는 중에 골라낸 명작 55권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천여 권의 좋은 책들, "그중에서 나의 벗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들을 고민 끝에 골라 엮어서" 드디어 이렇게 세상에 내밀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보다>는 책 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서평이나 독서론 또는 다이제스트 류의 책(글) 읽기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독자에게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나 역시 그런 독자였지만 이 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으니까요. 이 책은 책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대로 하면, 이 책 한 권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 행복했고, 천천히 읽어가는 동안 행복했고, 책을 덮으면서 행복했습니다. 이 한 권의 책이 내 삶의 몇 시간을 가져갔지만, 그 몇 시간은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라 '영원'으로 제게 남았습니다. (명작 55권을 만난 감상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는 동안 저자와 함께 그동안 우리가 생명을 포장으로만 여기면서 살아왔다는 반성도 했고, 자기연민의 무게를 줄여야겠다는 결심도 했고, 무엇인가 이루었다 하는 그 순간에 기꺼이 다시 흰 띠를 매야겠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천여 권의 책을 미친 듯이 읽어댄 저자는 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 퍽 심각하게 "나는 왜 책을 읽을까?"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이 책이고, 그 중에서도 내가 찾아낸 대답은 이것입니다. "책을 읽어야 멋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책과 더불어 내 인생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니까요. 한 권의 책이 내 삶의 몇 시간을 가져갔고, 나는 그렇게 삶을 삽니다"(91).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가르쳐주는 책은 많지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이렇게 몸소, 직접적으로, 맛보게 해주는 책은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을까요? 배움을 얻기 위해 읽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읽고,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도 읽고,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도 읽습니다. 그 목적이 무엇이든 자기충족이 있으면 그만이다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더 생각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기 성찰의 즐거움'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랑하고, 그래서 아는 것이 많다고 자랑하는 사람들 중에도 미성숙한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저 책을 읽는다고 저절로 인격이 성숙해지는 것은 아닌가봅니다. <사랑의 마음을 들여다보다>는 책을 통해 자기를 돌아보고, 우리를 돌아보고, 세상을 돌아보고, 인생을 돌아본 이야기입니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책을 이렇게 읽어야겠구나" 새삼 작심하게 된 것은, 글을 머리에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온 마음으로 글에 부딪히며 그 안에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삶의 길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글을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말도 있지만,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과 자주 견주어지는 우리의 독서량은 갈수록 형편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서점은 연일 새로운 책으로 채워지고, 세계도 혀를 내두른다는 엄청난 학구열을 자랑하고, 세계에서 (가장) 낮은 문맹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인데 독서량은 왜 그리 현저히 떨어질까요?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시간이 없어 고민이라면, 책을 읽긴 읽는데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책을 읽긴 읽어야겠는데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면 어떨까요? 명작을 소개하는 책이지만, 명작이 가진 감동은 물론 명작을 넘어서는 뭉클함이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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