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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선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 -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여행지 101
옥토퍼스 퍼블리싱 그룹 엮음, 김수림 옮김 / 쌤앤파커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사랑이 더 특별해지는 곳!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어디를 다녀올까 행복을 고민을 했거나,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지구촌에는 한 달 휴가를 위해 열 한 달을 꾹 참고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일 년에 단 한 차례 주어지는 이 황금 같은 휴가 기간을 황금 처럼 보내고 싶어 저도 몇 날째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중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어느 곳으로든 떠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 여행지 선택은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 방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이 한 판에 올인하는 도박사처럼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어릴 땐 그냥 어디로든 가서 노는 것 자체로 좋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모래알 처럼 빠져 나가는 젊음에 피가 마를수록, 그 심난한 마음을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여행을 통해 채우고 싶은 기대치가 갈수록 높이 올라갑니다. 여행 초보자의 촌티를 줄줄 흘리는 것이지요.
<그곳에선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는 상상만으로도 그 달달함에 빠져 들기 충분한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여행지 101"곳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여행 전문가들과 유력 여행 잡지, 각계각층 명사들의 추천으로 지상 최고의 로맨틱 플레이스 101곳을 엄선했다고 유혹합니다. "더욱 깊은 황홀감과 흔해빠지지 않는 새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집어 들고 세계 각지의 로맨틱 플레이스를 '미리보기' 해보자."
이렇게 '테마'가 있는 여행지 컬렉션은 목차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여행지의 분위기에 따라 크게 5범주로 구분된 101곳의 로맨틱 플레이스는, 로마, 프라하, 빈, 피렌체, 몰디브처럼 "그렇지, 이곳이 빠지만 안 되지" 하는 곳도 있지만, 알프스 고산 초원지대, 전설 속 괴물을 찾아나서는 호반여행이라는 스코틀랜드 호수지방처럼 "색다르네" 감탄하게 되는 곳도 있고, 서양인들, 특히 유럽인들에게는 '더욱'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겨줄 이슬람과 불교 문화 중심지도 꽤 소개되고 있습니다.
연인과의 여행이라면 저는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시골마을"에 우선순위를 두고 싶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롭고 한가로운 해변 마을을 산책하며 느긋하고 자유롭게 유유자적한 나날을 보내고, 자전거를 타고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는 고즈넉한 시골마을에서 꿈결 같은 낭만을 만끽해보고 싶습니다. <그곳에선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에서 소개하는 로맨틱한 여행지 101곳은 그곳이 한적한 시골마을이건, 도시의 화려한 문화와 예술을 즐기는 여행지이건, 청정한 자연과 풍성한 야생이 살아 있는 곳이건, 한 폭의 그림처럼 정지된 화면으로 다가옵니다. 전투적으로 빡빡한 여행일정을 소화해내는 익사이팅하고 에너지 넘치는 여행이라기보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감상으로 채워집니다. 여행지에 대한 정보보다 '그곳 이야기'에 마음이 끌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음속 우선순위는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시골마을"에 있지만, 이 '미리보기' 여행이 실전으로 다가온다면 아마도 나의 첫 발은 "도시의 화려한 문화와 예술"을 향해 내딛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쉽게도 낯선 해외 여행의 두려움을 덜어줄 든든한 연인이 아직 없는 저에게는 인적이 드문 고즈넉한 시골마을보다, 세계인과 마주하며 따뜻한 미소라도 주고받을 화려한 여행지가 적합할 듯합니다. 꿈결 같은 낭만을 간직한 평화로운 시골마을이나 지중해 해변은 혹시 찾아올지도 모를 인연을 위해 아껴두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나만의' 로맨틱한 여행지를 하나씩 늘려가면 좋겠지만, 지금은 앞서간 이들이 추천하는 여행지 따라잡기를 목표로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