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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 - 클레오파트라처럼, 신데렐라처럼
후지타 나오미 지음, 유가영 옮김 / 골든북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인생은 협상이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자급자족할 수 없는 인간의 생활환경을 감안하면, 단언하건데 인생은 협상이다! 그런데 "협상에 대해 90%의 사람이 '거북하다'고 대답한다"(18)고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머리싸움을 '협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나쁜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이다. <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을 읽으며 얻은 첫 깨달음은 "협상이 우리 삶을 얼마나 '기름지게' 하는가"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은 끊임없는 협상의 과정이며, 바로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상대적인 만족감을 얻고, 누군가는 손해보는 느낌에 시달리기도 한다. 협상 '과정'의 비밀을 알지 못한다면, 오늘도 당신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고도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협상에서는 이런 경우를 "승자의 저주"라고 한단다(23).
<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는 '다카시'라는 한 사회 초년병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협상술의 기본을 아주 쉽게 이해시킨다. 예를 들어, 다카시는 오늘 전시장을 방문하여 차를 한 대 샀다. 예상했던 가격보다 차를 더 싸게 샀는데도 기분이 점점 나빠지기 시작한다. 영업사원이 '선뜻' 가격을 깎아준 것이 마음에 걸렸다. 더 깎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생각 때문이다. 산뜻하지 못한 기분은 차를 판 영업사원 스즈키도 마찬가지였다. 판매량은 달성했지만, 고객이 '선뜻' 구매를 결정한 걸 보면 예산에 여유가 있는 고객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게다가, 할인을 많이 해주었는데도 그 고객은 별로 기뻐하는 얼굴도 아니었다(21-23). "자신의 예상보다 저렴하게 차를 산 다카시와 이익을 얻고 판매량도 달성한 스즈키, 모두 이득을 보는 거래를 했지만 두 사람 모두 찝찝한 기분"인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그 이유는 결과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에 있다. 저자는 "원하는 결과를 바로 얻었을 때보다 여러 번 양보를 반복한 다음에 합의했을 때 만족도가 더울 올라간다"(26)고 말한다. 협상의 기본 패턴은 먼저 제시가 있고, 그다음에 주장과 양보를 반복하면서 합의에 도달한다(46). 바로 이 과정이 만족감을 결정하는데, 협상을 잘 하려면 이득과 손해라는 감정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일 영업사원 스즈키가 '선뜻' 자동차 가겪을 할인해주는 대신 몇 차례 '양보'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자동차를 산 사람이나 판 사람이나 만족도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걸 '생색내기'라고 생각하거나, '정직하지 못한' 거래 꼼수라고 생각한다면, 위의 사례를 다시 읽어보자. 영업사원은 가격을 많이 할애해줬는데도 오히려 다카시는 영업사원의 수완에 자신이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을 읽어보면, 협상 기술은 부부 간의 대화는 물론, 직장을 결정한다든지 하는 중대한 결정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협상론에 나오는 전문 용어에서부터 기본적인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데, 기본적인 이론만 잘 숙지해두어도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정리하고(ZOPA, 합의 가능 범위), 합의 가능한 한계선을 결정한 뒤(Reservation Price, 유보가격),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카드(버릴 카드)를 내어놓고, '플랜 B'까지 계획하고 나면 협상이 결렬됐다고 해도 그 결정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협상술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의 저자 후지타 나오미의 협상론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하며, 원하는 결과뿐만 아니라 좋은 인간관계도 함께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협상은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라고. 성공적인 협상을 원한다면, 협상에 대한 우리의 오해부터 풀어야 한다. 우리가 협상 기술을 익혀야 하는 이유는, 손해를 보지 않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진정한 협상은 상대방을 패배시키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이득을 볼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작업이라는 것! 일방적인 승리는 위험하다. 저자는 "일방적인 승리는 피하라"고 조언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긴 명장의 한 마디를 상기시켜준다. "승리는 60%로 만족한다"(37).
동생이 가장 친한 친구와 의기투합하여 작은 까페를 하나 열었다. 그런데 동업 1년 만에 십 년 우정이 뿌리채 흔들릴 지경이란다. 문제는 잦은 의견충돌. 동생에게 추천할 책을 찾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게 된 책인데, 이게 대박이다! 저자는 '블랙 협상술'의 '교묘함'에 대처하는 요령도 일러주고,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연애 협상술,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일부러 승리를 양보하는 협상하지 않는 협상술까지 살뜰하게 챙겨준다. 단숨에 읽었는데 협상에 관한 전문 지식까지 얻으며 여러 모로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요령까지 두둑히 챙겼다. 거친 세상을 마주하기 전, 뭔가 단단히 무장을 한 기분이랄까. 자급자족하며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