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레시피 - 건강이 가득한 이탈리안 홈 카페
박인규 지음 / 지식인하우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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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행복합니다. 요리를 잘 하는 사람도 아니고, 자주 하는 사람도 아니고, 할 기회가 많은 사람도 아니지만, 맛있는 요리, 먹기에도 아까운 예쁜 요리를 보면 나도 모르게 행복해집니다. 방전 되었던 마음이 충전이 되고, 우중충한 일상에 예쁜 컬러를 입혀주고, 아픈 기억도 치유 되는 힘이 음식에 있다는 것을 새삼 인정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요리는 나와 먼 나라의 이야기인데도 이렇게 레시피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사진 속 요리에 눈을 떼지 못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한 번 만들어볼까 하는 '무한도전'의 정신이 불쑥 튀어오르기도 합니다.

 

이탈리안 음식은 괜히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음식이라는 선입견이 제게 있습니다. 신혼살림 집들이를 하는 친구가 가장 부러웠던 것은 친구의 남편이 직접 요리를 해서 차려놓은 파스타였습니다. 상 다리가 흐드러지게 차려낸 것도 아닌데 오히려 그 간단한 식탁이 얼마나 세련되어 보이던지요. 멋이란 이런 것이구나 마음으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가로수길 레시피>는 제목부터 서정적인 '이탈리안 요리' 레시피입니다. 봉골레, 알리오 올리오, 이런 단어를 친숙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파스타>의 요리 자문을 맛았던 세프의 레시피입니다. '정통' 이탈리안 요리를 자주 접할 기회가 없는데, 간편한 레시피로 이탈리아 가정식을 즐길 수 있다는 말에 '혹' 했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나라 음식이다 보니 향이나 간을 하는 재료는 많이 낯섭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오일, 만들어 파는 것 없나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 각종 소스와 드레싱, 이런 것은 어디서 사야 하나 싶은 경성치즈, 연성치즈, 블루치즈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가로수길 레시피>를 보니 메인 재료는 우리의 것과 별만 다를 것 없다는 것,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쉐프 박인규 선생님은 이탈리아 요리는 복잡하다는 편견은 금물이라고 단언합니다. "제대로 된 방법만 알면 오히려 라면을 끓이는 것보다 쉽"다고 자신합니다(5).

 

그런데 정말 "어, 이렇게 간단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일품 요리들이 많습니다. 제가 찍어둔 레시피 중 하나는 "고구마 등심 브루스케타'입니다. 보기에도 감각적일 뿐 아니라, 재료도 간단하고, 차려 놓으면 품격을 더 해 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가로수길 레시피>는 계절별 식재료를 사용하는 '건강식'을 지향합니다. "건가안 먹을거리와 이탈리아 요리는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합니다. 봄, 여름, 환절기, 가을, 겨울에 만들어 먹으면 좋은 음식, 그리고 계절에 상관 없이 사계절 모두 가능한 음식, "감미롭고 순수한 건강 디저트", 특별함을 가득 담은 스페셜 메뉴까지 담았습니다. 특별히 전문가의 레시피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맛'과 '멋'이 빠질 수 없겠지만, 이 책은 재료의 효능과 건강까지 챙겨주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대하 & 마늘 버터구이'입니다. 대하는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고단백질 식품인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간 기능을 강화해 주고, 콜레스토롤 수치를 억제하는 타우린도 풍부하다고 합니다. 대하 구이를 하나 먹어도 이렇게 멋스럽게, 맛스럽게, 그리고 몸을 생각하며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무식했는지, <가로수길 레시피>가 내게 준 가장 큰 충격은 '이탈리안 음식'의 다양성이었습니다. '정통' 이탈리안 음식이라고 해서 이름도 생소한 수십 가지의 파스타를 배울 수 있겠구나 짐작했는데, '시금치 모차렐라 토스트', '고등어 오렌지 샐러드', '가지 드레싱 야채스틱'과 같이 재료나 모양에서부터 선입견을 깨는 레시피가 있고, 각종 샐러드, 전복구이, 케이크처럼 낯익은 레시피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간식과 후식까지 마스터가 가능합니다!

 

요리는 창의력이라는 말이 실감이 됩니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삶의 품격을 높여주고, 기분을 업- 시켜주는 솜씨가 삶에 의욕을 불어넣어줍니다. 아직 레시피를 활용하여 직접 만들어본 요리는 없지만, '메이플 시럽 과일꼬치'를 따라 몇 가지 과일을 주사위 모양으로 잘라 꼬치에 끼워 먹으니 색다르고 재밌습니다. 이런 음식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면, 삶에서 향기가 날 듯합니다! 요리책을 눈으로 즐긴다고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그냥 이렇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걸 어찌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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