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은 가고 싶은 성지 여행 세계여행사전 3
내셔널 지오그래픽 편집부 엮음, 이선희.이혜경.김귀숙 옮김 / 터치아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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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은 가고 싶은 성지 여행>은 영성이나 종교에 관한 책이 아니다. 우리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상향과 우리가 딛고 서있는 땅에 대한 이야기이다"(7).

 

 

필요한 책이 있고, 읽고 싶은 책이 있고, 선물하고 싶은 책이 있고 갖고 싶은 책이 있다. <성지 여행>은 그중 '갖고 싶은 책'이다. 터치아트에서 발간하는 '세계여행사전' 시리즈 세 번째인데, 여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성지 여행>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널리 알려진 곳에서부터 머나먼 오지의 숨겨진 곳까지, 수천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신을 만나기 위해 찾았던, 지구에서 가장 신비롭고 성스러운 영혼의 장소"(앞날개 中에서)로 우리를 데려간다. <성지 여행>에 소개된 장소는 종교와 관련되어 있지만, 특정 종교와 관련 없이 '종교적인 색채'를 간직한 장소도 소개하고 있다. 책은 세계여행'사전'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첫 번째 "성스러운 풍경"이라는 키워드의 장소가 특히 더 그러하다. "성스러운 풍경"은 "종교의 유무에 상관없이 여행자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감동을 주는 장소"이며, "그 자체로 야생적이고 장관일 뿐 아니라, 진정한 영혼의 울림을 주는 곳들"(21)이다. 그 장소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압도될 만큼 장엄하고 신비롭다. 우리가 발딛고 사는 이 땅에 이런 신비로운 장소가 있구나 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이 느껴지는 곳이다. 그 감동이 한 장의 사진으로도 충분히 전해지는데,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은 '신'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생각해냈을까. <성지 여행>은 인간이 신을 섬겨온 '숭배의 역사'를 보여준다. 웅장하고 장엄한 신의 처소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위대함을 보여주며, 그 자체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신을 섬기며 인간이 만들어온 문명은 그 자체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적 보고이며, 문화의 보고라는 것이 새삼 깨달아진다.

 

<성지 여행>은 '성지' 백과사전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알차게 꾸며져 있다. "성스러운 풍경"에 이어지는, "거석유적과 수수께끼" 파트는 "환상열석과 엄청난 규모의 정체 모를 토루, 돌기둥으로 세운 사후세계로 들어가는 관문, 산비탈을 깍아서 만든 신전과 궁전, 잊혀진 신들이 거대한 조각상들, 바위에 새겨긴 신성한 글들, 영겁에 이르기 위해 분투하던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82)를 보여준다. "신앙의 요람"은 "다른 종교를 믿거나 종교가 없는 여행객들에게도 감동과 통찰의 기회"(151)주는 성지를 소개한다. "웅장한 폐허" 파트에서는 "오랜 세월을 버티느라, 외딴곳에 자리잡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야만스러운 공격으로 인해, 혹은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 한마디로 폐허나 다름없게 된 유적"(195)을 보여주고, "일상 속의 예배당" 파트는 "화려하건 소박하건 예배당은 그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나무와 벽돌, 유리와 돌 속에 전통과 믿음이 속속들이 배어 있는 공간"(239)을 소개한다. "성소" 파트는 "세계 유명 종교의 창시자나 성전 해설자들이 살았거나 죽은 곳이고 기적이 일었거나 신이 나타났다고 알려진 현장이기도 하며 성스러운 사건이 벌어지거나 유물을 보존하고 경배하는 장소"(343)로 우리를 데려가고, "순례길"에서는 "성지를 방문하는 것은 어느 경우나 순례라고 할 수 있"는데, "상당수의 종교 전통에서는 여행 자체를 신앙 행위로 여기고 있"(399)음을 알려준다. 이어지는 "의식과 축제" 파트는 "공동체와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종교의식과 축제를 보여주는데, "이 장에서 소개하는 축제 중 상당수가 현란한 색채와 다채로운 볼거리를 자라한다. 엄숙하다 못해 충격적이기까지 한 축제도 있다"(455). 이 파트에는 특별히 대한민국의 연등축제가 소개되고 있어 반가웠다. "오늘날까지 동아시아에서는 2,500번이 넘게 석가탄신일 행사가 열렸"는데, "그중에서 가장 성대하고 화려한 행사는 서울에서 열리는 연등축제로 축제 기간 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원을 적은 연등에 불을 밝"히며, "조계사에서는 승려들이 춤을 추고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한국 불교에만 있는 독특한 행사"(484-485)라고 한다.

 

이 밖에도 추모와 기념의 의미를 간직한 "추모여행", "영적 재충전을 위한 명상 여행"지가 성지 여행으로 소개된다. <성지 여행>에 소개되는 장소는 "세상에서 가장 진실되고 의미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특별한 볼거리이기도 하지만, 인류가 간직한 문명의 뿌리와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선순위를 매겨가며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 하나를 꼽기가 어려울 정도로 모든 장소가 장관이며, 특별하다. 그곳에 가봤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정말이지 '일생에 한 번은" "꼭" "가고 싶은" 여행 테마이다. '성지 여행'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이렇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놀랍고 특별한 책이다. 꼭 여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인류의 문명과 그 기원을 함께하는 숭배의 역사를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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