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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속에 채소 키우기 - 베란다도 텃밭도 필요 없는 나만의 채소 가드닝
이시마 마도카 지음, 김경오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컵 속에 채소를 키우려는 앙증맞은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사무실에도 집에도 책상 위에 작은 화분들이 가득하지만, 채소를 키우는 화분은 없다. 채소를 키울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컵 속에 채소 키우기>는 관상용으로도 훌륭하다. 그러나 더 큰 장점은 먹거리로도 훌륭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후배가 주방용품을 비롯한 각종 생활용품을 파는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개설했다. 기념으로 몇 가지를 구입해 엄마에게 선물해 드렸는데, 엄마가 놀리신다. 결혼해서 너나 쓰라는 거다. 이유인즉슨, 대가족 살림을 해오신 엄마에게 요즘 나오는 주방도구들은 모두 소꿉장난처럼 보였던 거다. 구입할 때는 몰랐는데, 다시 보니 신혼살림에 어울릴 만한 크기들이었다. 요즘 1인 가구가 늘다보니, 주방용품들도 1-4인용 가족을 위한 크기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엄마처럼) 컵 속에 채소를 키워 몇 명이나 풀 칠을(?) 할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이 책을 보면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나도 완전히 설득(!) 당했으니까.

일단, 컵채소는 "종이컵과 같은 작은 용기에 씨앗을 뿌려 가꾸는 어린잎채소와 새싹채소, 허브 등을 말"한다. 창가나 햇빛이 비치는 공간만 있으면 미니 채소밭이 가능하다. 컵 속 채소 키우기의 가장 큰 장점은 재배가 쉽고, 그 기간이 짧다는 것! 어린잎채소의 재배 기간은 약 한달이며, 1년 중 언제라도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새싹채소는 약 10일 정도만 키우면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새싹비빔밥 등 요즘 영양가와 건강에 미치는 효과로 인기가 많으니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허브는 키우기가 힘들다고 알고 있는데, 향이나 차로 마시기 위해 사는 것보다 키우는 것이 더 낫다고 하니 도전해볼 만하다.
<컵 속 채소 키우기>는 초보자도 쉽게 도전해볼 수 있도록 기본부터 차근차근 그 방법을 가르쳐준다. (내 생각에) 시작할 때 가장 주의 해야 할 것은, 컵채소 씨앗을 고를 때 어린잎, 혹은 새싹채소용으로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먹고 싶은 채소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앞선 나머지, 컵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채소 씨앗을 고르면 곤란하니까 말이다. <컵 속 채소 키우기>에 추천 씨앗 리스트가 있으니, 활용하고 싶은 용도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요리에 풍미를 더하는 채소, 아삭아삭 샐러드에 제격인 채소,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딱인 채소, 요리에 자주 사용하는 허브, 향기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허브 등 활용도도 다양하다.

<컵 속 채소 키우기>를 보며, 깜짝 놀랐던 것은 그 활용도이다! 주스 팩이나 우유 팩, 요구르트 용기, 컵라면이나 컵수프 용기, 스낵 용기, 모두 채소를 키우는 용기로 활용이 가능하니 참으로 알뜰하다. 키워서 먹을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 외에도 향기를 즐기고, 집안 분위기를 생기 있게 바꿀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어린잎채소, 새싹채소, 허브의 활용도도 놀랍니다. 아삭한 질감으로 요리의 맛을 더하고, 향을 더하고, 신선함을 더한다. 어린잎채소, 새싹채소, 허브만 잘 활용해서 요리의 달인 소리 들을 것 같다.
이 책을 보며 배운 것도 많다. 어린잎채소는 본잎이 먹을 수 있는 크기 이상 자라지 않도록 개량된 것이라고 한다. 또 컵 안에 있는 작은 씨앗의 뿌리 부분에 확실히 물을 주기 위해서는 분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우리 생각에는 물 뿌리개로 주는 게 더 확실할 것 같지만, 물뿌리개로 물을 주면 물줄기가 너무 세서 씨앗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발아한 싹이 흙에 묻혀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 허브는 하루 6시간 이상 햇빛을 받으면 튼튼하게 자란다고 한다. 그러니까 햇빛이 잘 드는 곳에 가만 나놔두는 것이 아니라, 하루 6시간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해가 잘 드는 장소를 찾아 화분을 옮겨주는 것도 노하우이다!

<컵 속 채소 키우기>에서 만난 컵채소 중에 가장 키워보고 싶은 "야생딸기"이다. 향기가 좋은 딸기가 열린다. 빨간 열매뿐 아니라, 말린 잎도 "간 기능이나 소화 기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매우 튼튼해서 화분에서 길러도 건강하게 자란단다. 더 매력적인 것은, '러너'라는 새 줄기에서 나오는 덩굴이 옆으로 퍼져나가는데, 이 러너를 잘라 심으면 포기나누기도 간단하다는 것! 책 속 사진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부실 햇살이 마음에 쏟아지고, 상쾌한 공기가 방안에 가득하며, 봄기운의 생기가 주변을 감싸는 듯하다. 미니청경채, 적상추 등이 싹이 빨리 나고 매우 튼튼하며, 잎을 따도 계속 새로운 잎이 돋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딱이라고 하니, 그 씨부터 구하러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