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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우리를 깨우시는 음성 - <안식>의 저자 마르바 던의 요일별 묵상집
마르바 던 지음, 유정희 옮김 / 두란노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ㅈ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님이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이 마르바 던의 <안식>이라고 했다. 마르바 던은 "유진 피턴슨, 리처드 포스터와 함게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탁월한 영성신학자"라는 평을 듣는 인물이다. 같은 말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했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 대궐같은 집에서 호의호식 사람이 "아픔도 축복"이라고 가르치는 것과 고난의 한 가운데 서있는 사람이 "아픔도 축복"이라고 고백하는 것은 분명 그 울림의 강도가 다를 것이다. 마르바 던의 영성신학이 어떤 삶의 자리에서 형성된 것인지를 알았을 때, 그것은 한마디로 전율이었다. "하나님, 너무 가혹하시지 않나요?"라고 그녀를 대신해 묻고 싶을 만큼 그녀의 생은 고난으로 넘쳐나고 있었다. 그녀의 영성신학은 "불같은 시련의 현장 한 가운데서" 피어난 '진주'라 말하고 싶다.
"어린 시설 홍역을 앓다가 당뇨병과 저혈압을 얻었으며, 한쪽 눈이 실명되었고, 신장이식 수술과 유방암 수술도 받았다. 20년 전에는 가벼운 관절 이상인 한쪽 다리를 의사의 오진으로 절단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 책의 한국 출간과 방한 일정을 한 달여 앞두고 사고로 나머지 한쪽 다리마저 절단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러한 자신의 생을 두고 "아픔도 축복"이라고 고백한다"(앞날개 中에서).
감당하기 힘든 시련 가운데 신음하는 동기가 자신의 인생에서 하나님과 이렇게 까까운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던 것을 기억한다. <날마다 우리를 깨우시는 음성>을 읽으니, 마르바 던의 인생이야말로 하나님과 가까운 삶이었구나 하는 것을 절로 인정하게 된다.

<날마다 우리를 깨우시는 음성>은 마르바 던이 쓴 10권의 책에서 발췌한 것이다. 1년 동안 매일 한 페이지씩 읽으며 묵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요일별로, 주일은 '교회', 월요일은 '관계', 화요일은 '자녀', 수요일은 '시련의 때', 목요일은 '희망', 금요일은 하나님의 '성품', 토요일은 '안식'을 주제로 묵상한다. <날마다 우리를 깨우시는 음성>은 시대를 향한 메시지이며, 교회 공동체를 향한 가르침이며, 성도의 삶을 견코케 하는 교훈이다. 시대를 분별하는 눈이 탁월하며, 그녀의 가르침은 견고한 신학을 토대로 예리한 빛을 발하고 있다.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에게 참으로 냉담하게 만드는 시대의 정체를 간파하고, 날마다 하나님의 충만하신 임재를 경험하며, 하나님의 진리 가운데 살며 그리스도가 하신 것처럼 악의 정체를 드러내라고 선포한다. 우리에게 이미 승리자 보장되어 있음을 알리며 믿음의 싸움을 싸우라고 도전한다.
<날마다 우리를 깨우시는 음성>, 참 잘 지은 책 제목이다! 마르바 던의 가르침은 진리를 모르고 혼란 속에 허우적거리는 성도를 깨우는 음성이다. 우리를 둘러싼 시대를 조명하며 성도의 삶에 적용되어야 할 말씀의 원리를 풀어주기 때문에, 말씀이 적용되어져야 할 삶의 자리를 찾을 수 있고,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해볼 수 있다. 신학적 토대가 견고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아는 자식'을 자라게 해준다.
"교회가 참으로 그 존재 자체를 즐거워하는 공동체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처음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이런 질문들이 가슴 속에 남아 생각을 괴롭히고, 기도를 괴롭힌다. 우리가 지금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붙들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자녀에게 무엇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우리가 싸워야 할 싸움은 무엇인가 하는 새로운 고민을 던져준다.

짧은 메시지가 깊은 여운을 남기지만, 매일 읽으며 묵상하지 않고 쭉 읽어나가니 (부분 발췌라는 것을 알고 읽어서 그런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메시지가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든다. 그녀의 가르침에 더 깊이 다가가고 싶은 바람이 생긴다. 마르바 던은 이 책의 서문에서 "이 발췌문들을 읽고 그 내용이 수록된 책 전체를 일곡 싶은 마음이 생기기를 기도"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녀의 기도가 응답되고 있다고 알려주고 싶다.
소란하고 요란한 세상, 세상의 소문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 새 마음은 헛된 것과 더러운 욕심들로 가득 차고, 세상의 속삭임을 따라가다 길을 잃기도 한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믿음의 삶을 살아야지 결심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날마다 우리를 깨우시는 음성>을 읽다 보니 지혜가 거리에서 소리쳐 우리는 부른다는 잠언의 말씀이 떠올랐다.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의 지혜가 우리 가까이에서 이렇게 우리를 깨우고 있다. 그런데 넘치고 넘쳐서 은혜가 너무 흔해지는 바람에 오히려 '힘써' 진리를 알고 믿음의 싸움을 싸우는 일에 게을러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날마다 우리를 깨우시는 음성>을 통해 내 자신을 향한 관심을 하나님께 돌리고, 하나님께(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하나님이 누구시며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분이 우리에게 어떤 은사를 주셨는지,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지탱해주는지에 주의를 집중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그 축복들을 생각할 때 우리의 사랑은 되살아나고, 자라나고, 유지된다"(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