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표현 수다사전
나가오 카즈오 & Ted Richards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영어로 수다 한번 떨어 봐?!

 
드디어 '영어' 없이 살아도 괜찮은 일상을 보내는 중이다. 어차피 입시 때문에 시작한 영어 공부, 시험 볼 일도 없는 요즘, 여행이 아니면 외국에 나갈 일도 없으니 지금이야말로 해방을 외치며 영어하고는 이제 바이바이를 해도 좋을 때다. 그런데 시간에 여유가 생기니 오히려 이제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뭘 좀 하려고 하면 늘 장애물처럼 따라다니던 영어, 필요할 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공부를 한 탓에 투자한 시간에 비해 실력은 언제나 제자리 걸음이다.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 영어를 멋지게 구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영어를 유창하게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건전한 욕구 때문일까. 전에는 영어 교재만 봐도 머리가 지끗지끗 아픈 것이 스트레스 그 자체였는데, 지금은 좋은 교재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절실하게 깨닫는 것은 '영어'는 '말'이고,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우리는 왜 법규를 외우듯 영문법을 암기하고, 암호를 풀듯 영문장을 독해하고, 모형 조립을 하듯 영작을 하느라 그 많은 시간을 소비했을까. 그러느라 영어를 그렇게 오랜 시간 붙잡고 있었는데도 제대로 된 의사표현 하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억울할 뿐이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한 지금은 '입'을 떼는 훈련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유창한 영어 구사를 목표로 '입' 떼는 훈련을 하면서 지금까지 내가 만난 최상의 방법은 말의 '패턴'을 연습하는 것이다. 통문장을 암기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지만, 암기와 응용에서 큰 차이가 난다. 패턴을 익히면 그 패턴을 응용해서 스스로 다양한 표현을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대화 내용'을 암기하는 것보다 패턴을 익히는 것이 입을 떼는 데는 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랜덤하우스코리아의 어학 전문 브랜드인 두앤비컨텐츠의 <영어 표현 수다 사전>은 여기에 한 가지 장점이 더 추가된다. 한 주제 안에서 6가지로 확장된 표현을 익히 후, 다음 과로 넘어가면서 또 한 번 표현의 확장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part 1'의 1-1에서는 '지금 ~하려던 참이야, 지금 ~하는 중이야'에 관한 표현 6가지를 익힌다. 
1-2에서는 '지금 ~하고 있어'에 관한 6가지 표현을 익힌다.
한 주제 안에서 관련 패턴 6가지를 익힌 후, 다음 과에서 관련이 있는 패턴을 익히는 방식이다. 
다른 예로 설명하면, '잊어버렸어, 생각이 안 나'(1-8)에 관한 6가지 표현을 익힌 뒤, 
다음으로 '생각났다!'(1-9)에 관한 6가지 표현을 익히는 방식이다. 







 
<영어 표현 수다 사전>은 총 4개의 파트(기본적인 수다떨기, 기분에 따라 수다떨기, 묘사하며 수다떨기, 상황별로 수다떨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기본적인 수다떨기'와 '기분에 따라 수다떨기'가 이와 같은 연상 방식으로 구상되어 있다(중간에 주제가 전환되는 부분도 있지만). 말의 '패턴'을 익히면서, 또 서로 관련된 패턴으로 확장되는 방식이라 암기에 훨씬 효과적이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더 욕심을 내자면, mp3 파일에 하나의 패턴을 연습할 수 있는 예문이 3개 정도 제시되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저절로 암기가 가능하도록 말이다. 예를 들면, "I'm on my way"(~하는 중이다. 도중이다)를 응용한 1개의 예문이 제시되어 있는데, 이 표현(패턴)을 연습할 수 있는 예문이 3개 정도 되면 암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영어 표현 수다 사전>만의 또 다른 장점은 일상적인 대화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표현 패턴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part 4' 상황별로 수다떨기는 "앞에 나왔던 표현들을 활용해서 집에 있을 때나 회사에 있을 때, 자유 시간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나의 생각이나 느낌을 재잘거려 보라"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여기에 이런 예문에 있다. "오제 못 보고 지나쳤던 '소녀시대' 콘서트를 오늘 재방송한대. 운이 좋네!" 영어 표현을 익히고 그 뜻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부한 후,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영어 표현을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운이 좋네"라는 간단한 말도 "What a lucky break!"로 자동 연결이 안 되는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공부였다. "앗, 라면이 퍼졌잖아. 뭐지? 쫄깃쫄깃한 면발로 주문했는데?"(Hey, the noodles are soggy! What's up? Didn't order al dente?)와 같이 영문장을 해석할 때보다, 떠오른 생각을 영어로 옮기려고 할 때 더 당황하게 되는 표현들을 익히는 재미가 있다. 연설문이나 교과서식 문장을 연습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롭다. 어떤 것들은 수다 표현이 맛깔스러워서 영어문장보다 우리말 표현이 더 재밌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욕심을 부리면 쉽게 지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욕심을 쫙 빼고 하루에 한 표현만이라도 정확하게 익히자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미 확실하게 알고 있는 표현은 X자로 지워나가는 맛도 있다. 일상적인 '수다'를 위한 표현이어서 그런지 한 문장을 익히면 옆 사람에게 영어로 재잘거려 보고 싶은 충동이 이는 것도 영어 표현을 익히는 데 한몫한다. 여러 모로 '여유를 가지고' 공부하기 좋은 교재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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