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앳홈 - 홍대, 가로수길 카페 집에서 만나다
이지애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집에서 즐기는 카페의 여유,
카페 메뉴 레시피!

 
하루가 멀다 하고 떡볶이집을 찾았던 여고생 시절, '카페'는 우리의 로망이었다. 번화한 사거리에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학교에서는 출입금지령을 내렸다. 괜히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다 선생님이라도 마주치면 죄 지은 사람처럼 도망을 가야 했다. '또또와', '너랑나랑', '엄마손'과 같은 떡볶이집들과는 달리, '자기주장', '덩크슛', 'CD 2000', '블루', '칼레', '테라조'라는 이름조차 어쩌면 그렇게 낭만적인지 그 분위기에 젖어보고 싶어 근질근질했던 기억이 난다. 졸업하고 '카페'는 곧바로 우리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식사를 하고 2차로 카페에 가는 것은 당연한 코스였고, 누구와든 첫만남의 장소도, 왁자지껄한 수다 모임도, 분위기 있는 대화의 장소도 언제나 카페였다. 

그때는 카페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커피를 한 잔 옵션으로 시켜두고 놀았는데, 지금은 달콤한 커피를 즐기기 위해 카페를 찾을 때가 더 많다. 카페를 찾는 '목적'이 바뀐 것이다.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는 프렌차이즈 카페를 이용하지만, 붐비는 시간이면 자리잡기도 힘들고,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공간이 답답하기도 해서 대부분 테이크아웃을 하는 편이다. 그나마도 웬만한 밥값보다 커피값이 더 비싸다는 계산이 서면, 마음껏 즐기지 못하게 된다.

<카페 앳 홈>이 필요했던 것은 커피 레시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만드는 도구가 모두 갖추어져 있다고 해서, '카라멜마키아토'처럼 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달콤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커피를 만드는 데에도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도구를 들여놓고서야 알았다. 인터넷으로 커피 레시피를 찾아보았지만, 의외로 공개된 자료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카페 앳 홈>을 보니 또다른 욕심이 생긴다. 커피와 라떼 이야기뿐만 아니라, 초코브라우니, 미니베이글연어샌드위치, 초코쿠키, 핫케이크, 코코넛쿠키 등과 같이 커피/라떼와 즐기면 좋은 카페 디저트를 만나고, 향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차, 각종 에이트와 스무디, 빙수, 칵테일과 와인 등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만나니 아예 집안에 나만의 카페 공간을 꾸며두면 어떨까 다소 허황된 생각이 자꾸 마음을 파고든다. 카페는 단순히 목마름을 해결하고 배고픔을 달래는 공간이 아니라, 분위기를 마시고 여유를 즐기며 교제를 나누고 사색에 잠기는 '특별한' 공간이었음을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향긋한 커피와 분위기 있는 공간의 여유를 동시에 즐기고 싶어진다. 현실적으로 주방을 비롯한 물리적 공간과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장벽이 가로놓여 있지만, 꿈에서라도 사치를 누려보고 싶다.

<카페 앳 홈>에는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 레시피가 통째로 들어있다. 다만, (간단한 레시피이기는 하지만) 만드는 과정을 단계별로 사진에 담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요리와 친하게 지내지 않는 탓에 '글로 배우는' 음식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래서 사진으로 요리 과정을 담은 레시피를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커피'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생소해서 그런지 재료도 간단하고,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 이상하게 "만들기 참 쉽다"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카페 앳 홈>은 웰빙, 오가닉과 같은 특별한 테마로 풀어낸 레시피는 아니지만, 이 책 한 권이면 '잘 나가는', 그리고 '예쁜' 카페 메뉴를 두루두루 섭렵할 수 있도록 알차게 꾸며져 있다. 대부분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간단해서 부지런한 분들은 손쉽게 다양한 카페 메뉴를 집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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