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지금도 당신을 위해 일하신다
맥스 루케이도 지음, 정성묵 옮김 / 가치창조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나의 가는 길 주님 인도하시네
그는 보이지 않아도 날 위해 일하시네

찬양사역자 돈 모엔(Don Moen)은 간증을 통해 이 찬양을 짓게 된 배경을 고백한 적이 있다. 어느 늦은 밤, 처제 부부가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차에는 네 명의 어린 아이들이 타고 있었는데, 곧 9살이 될 제레미는 즉사했고, 다른 세 아이는 중상을 입었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아이들의 아버지에게 종교적인 위안의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크렉(아이들의 아버지)은 교회학교 선생님이었고 말씀을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다른 도시로 떠나야 했던 그는 비행기 안에서 이사야서 43장을 읽었다. 주님께서 어떻게 광야에 길을 만드시고, 강을 만들어가시는지. 그리고 주님은 그에게 이 노래의 가사를 주셨다고 고백한다.

"나의 가는 길 주님 인도하시네 / 그는 보이지 않아도 날 위해 일하시네." 이 찬양이 나에게 위안을 주었던 때를 기억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일하시며, 보이지 않아도 날 위해 일하고 계신다는, 그 믿음으로 견디던 시절이 있었다.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은 이 책을 통해 내가 어느새 잊어버리고 있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하나님은 "지금도" 당신을 위해 일하신다고!

나는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만큼 탁월한 위로가를 알지 못한다. 상처로 너덜너덜 해진 가슴을 말씀으로 싸매어주고, 외로움이라는 껍데기만 남긴 채 텅 비어버린 가슴을 예수님의 붉은 심장에 직접 갖다 대어 충전해준다. 교회는 크리스천을 '통로(파이프)'에 비유한다. 하나님의 복이 흘러가는 통로, 하나님의 사랑을 흘려 보내는 파이프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누군가 그런 통로의 모범, 파이프의 모델을 보여달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을 꼽겠다.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성경 이야기를, 지금도 우리를 향해 뛰고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해줄 수는 없을 듯하다.

<하나님은 지금도 당신을 위해 일하신다>는 처음에 인용한 돈 모엔의 찬양을 좀 더 긴 이야기로 풀어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특별한 미술 전시회에 우리를 초대한다. "상한 갈대와 꺼져가는 심지"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미술 전시회는 '하나님의 반전'을 보여주는 그림이 두 개씩 짝을 이뤄 마주본 채로 전시되어 있다. 등이 굽고 손가락이 뭉개진 나병 환자, 빈혈을 앓는 듯 핏기가 하나도 없는 여인, 성난 군중들 앞에 반쯤 벌거벗겨진 채 내동댕이 쳐진 여인. 한 그림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묘사하고, 짝을 이루는 그림은 그 사람에게 어떤 '반전'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준다. 상한 갈대, 꺼져가는 심지! 지금 당신의 삶이 그러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금도" 당신을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분은 우리 삶에 반전을 가져다주시는 전능하신 손길이며, 치유와 회복의 손길이시다.

성경 이야기를 현대인을 위한 동화로 바꿔주었던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이 좀 더 섬세해졌다. 등짝을 짓누르는 인생의 돌덩어리,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돌문, 내 심장을 향해 날아드는 문제의 돌맹이를 하나 하나 꺼내어, 성경 말씀에 대입한다. 수치심에 휩싸일 때, 원망의 지하감옥에 갇힐 때, 까다로운 가족을 대할 때, 실망스러운 일을 닥칠 때, 나쁜 태도가 발견될 때, 늙는다는 것을 깨달을 때, 실망감이 덮칠 때, 기도가 무슨 소용인가 싶을 때, 아무런 방법도 없을 때, 율법주의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내가 하나님을 실망시킬 때, 하나님이 관심을 가져주실까 의문스러울 때, 악을 만났을 때, 미래가 두려울 때, 하나님의 처사가 혼란스럽게 느껴질 때, 죽음에 직면할 때, 착한 걸로는 부족할 때, 하나님이 그 '돌'을 어떻게 옮겨놓으시는지,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을 보여준다. 아주 생생하게, 사실적으로 말이다!

 
"여인은 기댈 곳이 없다.
예수님이 일어서서 종교 지도자들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들춰내실까? 아니다. 예수님이 여인과 함께 갈릴리로 순간이동하실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천사가 내려올까? 하늘에서 음성이 들릴까? 지축이 울릴까? 아니다"(26).

잘나가는 인생은 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신을 무시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절박한 기도를 드려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내 힘으로 도저히 어찌하지 못하는 문제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굵은 눈물을 흘려본 사람은 알 것이다. 한순간 인간이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를. 바로 그때가 신이 필요한 때이다. 신 앞에 무릎을 꿇을 때이다. 신의 위로를 갈망할 때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일하시고, 문제를 통해 우리를 만나시는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으면 도무지 들으려고 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지 않으신다는 것! 내가 원하는 것과 하나님이 일하는 방식, 바로 그 사이에 우리의 믿음이 자리한다. <하나님은 지금도 당신을 위해 일하신다>는 그 믿음을 키워주는 책이다.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따른다고 하지만, 때로 나는 다시 주저앉고, 의심에게 마음의 자리를 내어주고, 스스로 탈출구를 만들어보려 한다. 걱정이 누가 책임자인지를 잊어버리게 만든 것이다(66).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그러나 나는 다시 고백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지금도 나를 위해 일하신다! 보이지 않아도 나를 위해 일하신다! 나를 위해 일하는 손을 가졌으니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그 전능한 손길이 나를 보호하고, 그 사랑의 손길이 오늘도 나를 인도하니, 나는 얼마나 안전한가.

길이 너무 먼가? 멈추지 마라.
밤이 너무 어두운가? 그만두지 마라.
하나님이 지켜보고 계신다. 
(...) 
하나님은 지금도 천사를 보내신다. 하나님은 지금도 돌을 옮기신다(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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