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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강사 유수연의 원 포인트 잉글리시
유수연 지음 / 살림 / 2011년 3월
평점 :
"영어는 학문이 아니다"(5).
영어 때문에 '미칠고 팔짝 뛸' 때가 있다. 단어도 다 알겠고, 문법도 어려울 게 없는데 도무지 해석이 안 될 때이다. 짧고 간단한 문장일수록, 스트레스는 반비례로 상승한다. 서울대에서 주관하는 TAPS 시험을 본 적이 있다. '실용영어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만든 시험이라는데 듣기 평가 배점이 높아 걱정은 되었지만, '비교적' 쉬운 어휘와 지문이 나온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런데 정말 미치고 팔짝 뛸 일은,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실용 영어'는 '학문 영어'에 비해 '논리적'이지 않다는 거였다. 회화는 물론이고, 독해 실력을 평가하는 '일상적인' 지문도 학문적인 문장에 비해 문법이 비교적 '자유로웠다'. 회화도 일상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표현'을 익히지 않은 탓에, 정말 뜻도 다 알고 문법이랄 것도 없는 간단한 문장조차 해석이 되지 않는 사태에 직면하고 말았다. 전공서적 독해에만 매달린 영어 실력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고 만 것이다.
<스타강사 유수연의 원 포인트 잉글리시>는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려면 "이미 알고 있는 영어를 써먹는 비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비법은 한마디로 "자주 쓰는 쉬운 단어들의 1퍼센트 뉘앙스"를 잡는 것! 기본 어휘들의 숨은 1퍼센트 뉘앙스를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진다고 지적한다. 'go'나 'come'처럼 쉬운 단어들을 적합하게 활용할 수 없다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바로 이 1퍼센트의 간극 때문에, 뜻을 알고 있어도 해석이 되지 않고 단순한 문장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는 '비극'이 일어나는 것이다.
결론은, 어려운 단어 말고 쉬운 단어를 '제대로' 공부하라는 것! 그렇다면, 쉬운 단어를 '제대로' 공부한다는 것을 영어를 어떻게 공부한다는 뜻일까? "어려운 단어를 외우려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기본적인 단어의 뉘앙스에 집중하라는 뜻이다"(133). 그것은 바로 영어의 발상과 감을 익히는 것이다. 단어의 뜻을 단편적으로 무조건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원어민들의 '감각'을 이해하고 익히는 것이다.
단어 하나에 뜻 하나만 외우는 습관이 왜 위험할까? '스타강사 유수연'이 제시하는 다음의 문제를 풀어보라.
Q1) It's your (1) option / (2) choice!
Q2) I can't withdraw money because I can't remember the (1) password / (2) PIN number.
Q3) I have (1) a promise / (2) an appointment at 7 tonight.
Q4) What (1) had / (2) possessed them to act like that?
위의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정석은 문장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가 가지고 있는 '뉘앙스'를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뜻은 같지만 뉘앙스가 다른 option과 choice, promise와 appointment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아무리 익숙한 단어도 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스타강사 유수연의 원 포인트 잉글리시>는 쭉쭉 읽어나가는 책이다. 어려운 단어나 지루한 문법적 설명도 없고, 머리 싸매고 암기해야 하는 것도 아닌 '원 포인트'가 간단 명료해서 더 재밌게 읽힌다. 잘 알고 있던 단어들의 '미묘한' 차이를 명확하게 알게 되는 쾌감도 있다. 어느 정도 실력은 되는데, 아무리 공부를 해도 더 이상 수준이 향상되지 않고 있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안다고 착각하는 기본 어휘들의 숨은 1퍼센트 차이를 정리해서 2-3시간 만에 토익 점수를 100점 이상 오르게 만들었던 검증된 사례"가 있다는데, 그 말이 실감이 된다. "영어의 기본기를 확실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영어를 잘하기 위한 답은 간단하다. 처음부터 기본 어휘들을 철저하게 제대로 습득하면 된다. 몇 가지 용례나 그런 뜻을 갖게 된 원리만 알면 그 뒤로는 거칠 것이 없다. 스피킹과 라이팅의 기본이 열리기 때문이다"(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