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 - '11 ~ '12 최신개정판 100배 즐기기
홍수연.홍연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자극이 필요해!

 

'줄탁동시'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팍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이다. 어미 닭이 알을 품고 있으면 병아리가 알 밖으로 나올 때쯤에 안에서 부리로 껍질을 툭툭 치는데, 그러면 어미닭이 그 소리가 나는 쪽을 자신의 부리로 두드려 껍데기를 같이 깬다고 한다.

지금 나는 '외부적인 자극'을 필요로 하고 있다. 스스로 벽을 깨고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자주 한계에 부딪히고 그럴 때마다 '포기할 때 주어지는 평안을 누리자'는 유혹이 의지를 덮친다. 유혹에 무릎꿇지 않으려면 외부세계에서 나를 도와줄 자극을 찾아 '줄탁동시'를 해야겠다. 그래서 다시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를 손에 들었다. 어떤 회의에 빠져 그저 수료로 마치려 했던 대학원을 졸업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프로포절까지 끝내고도 오래 방치해 둔 논문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논문이 잘 끝나고 졸업을 하게 되면, 나에게 '유럽 여행'이라는 상을 주고 싶다.

<핵심 유럽 100배 시리즈>를 처음 만는 것은 작년, 그러니까 2010년 7월 경이다.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없는 현실이 발목을 잡기도 했지만, 이 책을 보니 그래도 한 번 저질러 보고 싶은 강한 충동이 있었다.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유럽 여행이니 비행기 값을 생각해서라도 이왕 떠나는 것 '핵심 유럽'을 꼭 직접 이 두 눈으로 확인하고, 두 발로 걸어보리라 야무진 결심도 했다. 마치 당장이라도 떠날 것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유럽 여행을 위한 계를 만들자, 등록금을 여기에 쓰겠다 요란을 떨며 유럽 여행 노래를 부르며 다녔는데, 어어없게도 '신종플루' 때문에 안 된다는 가족들과 주변의 간곡한(!) 만류에 또 발목을 붙잡혔다.

얼마 전에는 중요한 시험을 끝내고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지진과 쓰나미가 몰려왔다. (무슨 머피의 법칙도 아니고. 함께 계획했다 먼저 떠난 친구가 도쿄에 도착한 그날 지진이 발생했다. 계획대로 무사히 잘 다녀오긴 했지만.) 방사능 공포까지 확산되는 시기에 유럽 여행을 이야기하면 또 철 없는 소리라 할지 모르겠지만, 지구촌이 돌아가는 상황으로 볼 때 이러다가는 여행할 기회를 영영 놓쳐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이상한(?)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쓰고 보니 나도 참 어지간히 겁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니 여태 꿈만 무성하고 '혼자' 떠나는 여행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또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를 손에 들었다. '2011-2012'년 최신 정보가 수록된 '개정 4판"이 나왔다고 하니 그냥 지날칠 수가 없었다. 쉽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겁쟁이' 여행자에게 가장 중요한 무기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정보는 2011년 3월까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개정판이 나온다는 것은 이 책을 찾는 독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일 것이고, 또 여행지 사정이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는 "저자분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개정된 정보를 수집하고는 있지만, 미처 뒤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만큼 따끈따끈하고 실제적인 정보에 주력한 여행서이다.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는 유럽으로 여행을 갈 '실제' 계획이 없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 여행 에세이를 즐겨 있는 독자도 많은데,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 '현지 가이드' 역할에 충실하다. 유럽 여행에서 빠져서는 안 될 여행 명소를 안내하면서, '일정'을 짜는 여행 계획에서부터 여행의 즐거움을 100배로 키워주는 음식, 문화, 쇼핑 등에 대한 꼼꼼한 정보와 기차 시각표 읽는 법에 여행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트러블) 해결 방법과 알뜰한 쿠폰, 유럽 10개국 지도가 수록된 포켓북까지 그야말로 알뜰살뜰 여행자를 챙긴다.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는 결심한 일을 끝내기 위한 자극으로도 필요하지만, 스스로에게 '유럽 여행'이라는 상을 주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책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건대) 이 소심한 겁쟁이가 또 꿈만 꾸고 흐지부지 현실에 떠밀려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가 강력하고도 유쾌한 자극이 되어 꼭 나에게 스스로 '유럽 여행'이라는 상을 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2011-2012 최신 정보 수록 개정 4판)

 



(여행하는 나라에 따라 2권으로 분권 가능)




(자상하고 꼼꼼한 여행 가이드)

 




 

(별책부록 : 유럽 10개국 지도가 수록된 포켓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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