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그와 커다란 사과 그러그 시리즈 3
테드 프라이어 글.그림, 김현좌 옮김 / 세용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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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집으로 가져가고 싶지만 힘이 부족합니다."

단순하지만, 유쾌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

 
'그러그' 시리즈는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어린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캐릭터이자 국민 도서"라고 합니다. 그러그는 지금까지 30권의 그림책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하는데, 전설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제 곧 이 세상에 태어날 조카를 위해 '그러그 02' <그러그가 자전거를 타요>와 '그러그 03' <그러그와 커다란 사과 나무>를 읽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난 조카를 위해 아주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그와 커다른 사과>는 총 15장도 되지 않는 정사각형의 얇은 책입니다. 이야기도, 등장인물도 아주 단순합니다. 1권을 읽지 않아서인지 '그러그'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1권의 제목에 의하면 나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그러그'라는 캐릭터는 사람은 아닌 듯합니다. 모습은 꼭 '미래 소년 코난'의 친구인 '포비'를 닮았습니다. 모자 같이 생긴 볏짙 같은 머리에 커다란 눈과 코가 보이고, 몸통은 가려져서 보이지 않고 다리만 보입니다.  (여기까지는 제가 쓴 '그러그 02' <그러그가 자전거를 타요>의 서평에서 따온 내용입니다.)

<그러그와 커다란 사과>는 우연히 커다란 사과를 얻게 된 그러그가 그것으로 집으로 가져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그러그는 빨갛게 잘 익은 '커다란' 사과를 집으로 가져가고 싶었지만 사과는 너무도 무거웠어요. 그러그는 이 커다란 사과를 어떻게 집에까지 가져갈 수 있었을까요? <그러그와 커다란 사과>는 아마도 '협동'과 '돕는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나봐요. '그러그' 시리즈에서 가장 독특한 점은 '유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책의 결말은 유쾌한 반전으로 신선한 웃음을 줍니다.

'그러그'가 오스트레일리아의 국민 도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밝은 터치로 그려낸 이야기가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순한 캐릭터와 심플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유쾌하고 따뜻한 감동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한다"는 식의 당위적이고 계몽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이야기가 가진 힘을 통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거리'와 '여지'를 남겨줍니다.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어른'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네요. 

제가 어릴 때는 tv에서 보여주는 만화 영화나 안데르센 동화, 이솝우화 등에 빠져 살았고, 터울이 좀 지는 동생 때에는 '텔레토비'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요즘 아이들은 '뽀로로'에 열광한다고 들었습니다. 단순하지만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그러그' 시리즈는 함께 이야기를 메워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이나 많은 말대신 그림이 '상상력'을 위한 여백을 남겨놓기 때문입니다. 조카가 태어나면 함께 '그러그' 시리즈를 함께 읽어주는 '착한 고모'가 되고 싶습니다. 커다란 사과가 그러그의 머리 위에 '쿵' 하고 떨어지면 "어이쿠"라고 추임새를 넣으며 "그러그가 얼마나 아팠을까?"라고 질문해주는 그런 고모말입니다. 완전 집중한 표정으로 그림과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 아이들의 초롱한 눈빛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그러그' 시리즈는 이렇게 상상력을 발휘하며 함께 읽기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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